"한국 내 성장은 초기 단계"…'파죽지세' 쿠팡의 성장은 어디까지
국내 유통 기업들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대형마트들의 폐점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이커머스 기업들이 각광을 받았으나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실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쿠팡만이 선전하고 있다. 쿠팡은 국내 유통기업들의 매출액을 뛰어넘었으며 타 이커머스 기업들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또 최근 미디어 사업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쿠팡 성공 스토리를 조명해 국내 유통 및 이커머스 업계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봤다. [편집자 주]
■ 시리즈 순서
① [쿠팡 성공 스토리 ①] 유통 대기업 제치고 '왕좌' 오른 쿠팡…'계획된 적자' 마침표
② [쿠팡 성공 스토리 ②] 배달앱 시장도 접수…쿠팡이츠, 업계 흔드는 '대항마'로 부상
③ [쿠팡 성공 스토리 ③] 스포츠 중계권에 사활 건 쿠팡플레이, 이젠 OTT 시장에서 일낸다
④ [쿠팡 성공 스토리 ④] "한국 내 성장은 초기 단계"…'파죽지세' 쿠팡의 성장은 어디까지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일각에서는 쿠팡이 이미 '정점'에 올랐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쿠팡은 신사업을 향한 질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 와우 회원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고 계속해서 플랫폼 내에 머무르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한 번의 '퀀텀 점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쿠팡의 영향력이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을지 향후 행보와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김범석 쿠팡 의장은 한국 내 쿠팡의 성장 수준을 '초기 단계'로 평가하고 있다. 오는 2027년까지 한국의 전체 소매시장 규모는 5600억달러(약 756조원)로 예상되는데 쿠팡의 매출은 약 30조원으로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 김 의장 측 설명이다.
여전히 성장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판단 아래, '사업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그간 확장한 신사업 분야만 △쿠팡이츠(배달앱) △쿠팡플레이(OTT) △쿠팡페이 등이다. 쿠팡에서 판매하는 카테고리 영역도 화장품, 여행 상품 등으로 다양하게 확장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국내 명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움직임도 포착됐다. 지난해 12월 세계 1위 온라인 명품 플랫폼 '파페치'를 인수한 것이다. 지난 2007년 영국에서 출발한 파페치는 현재 190여개국 소비자에게 버버리, 구찌 등 1400여개의 명품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도 본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쿠팡의 신사업 투자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난드 쿠팡 CFO는 올해 신사업(대만·쿠팡플레이·쿠팡이츠 등)에서 약 6억5000만달러의 조정 에비타(EBITDA)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신사업의 EBITDA 손실이 4억6600만달러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107% 늘어난 수준이다. 손실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쿠팡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앞으로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와우 멤버십을 통한 혜택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당분간 높은 외형 성장률이 지속될 것"이라며 "커머스 외 부문의 공격적 투자가 예정되어 있으나, 커머스 부문이 안정 궤도에 오른 만큼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 데 무리 없다"고 분석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국내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의 선순환 구조를 위협할 만한 요소는 제한적이라 생각한다"며 "오히려 추가적인 서비스 제공을 통해 영역을 확대하고 점유율이 늘어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여러 변수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변수에 따른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국내 진출'과 '대형마트 규제 완화' 등이 쿠팡의 독주를 흔들 변수로 손꼽힌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중국 온라인 쇼핑몰이 급성장하고 있는 데 따른 방어가 필요해 보인다"며 "대형마트의 규제가 풀리고 있는 부분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러한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바라보면서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쿠팡이 최근 사업 다각화를 하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 같은 사업은 비관련 사업이기 때문에 핵심 역량과 본업에 보다 충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중국 온라인 쇼핑몰도 국내에 계속 진출하고 있다. 만만하게 봤다간 가격과 물량 공세로 인해 타격을 입을 당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쿠팡의 현재 위치가 '정점'이냐 '초기 단계'냐를 두고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다시 한 번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