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OpenAI를 제소한 이유는? (上)
사람들은 시, 소설, 보고서 등 글쓰기, 그림 그리기, 알고리즘 코딩 등 창작의 세계가 그동안 인간에게만 허락된 별도의 영역이라 알고 있었다. 그런데 AI(인공지능)의 발전과 함께 이제는 진화한 AI가 스스로 창작의 영역을 넘보는 시대가 되었다. 생성형 AI(Generative AI)의 등장은 인간에게 어떤 의미가 있으며 우리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쉽지 않지만, 생성형 AI는 이미 여러 분야에서 현실로 나타나 적용되고 있다. 우리에게 성큼 다가온 생성형 AI의 시장현황, 다양한 이슈와 관심 사항 등을 살펴보기로 하자.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이 시대의 대표적 이슈메이커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지난주에 또한번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가장 핫(hot)한 인물인 샘 알트만(Sam Altman)을 불러내면서.
억만장자 기업가 일론 머스크는 ChatGPT 제조업체인 OpenAI와 그 CEO인 샘 알트만이 영리 목적이 아닌 인류를 위한 인공지능 개발이라는 스타트업의 본래 사명을 저버렸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 일론 머스크, 스타트업의 본래 사명 저버렸다며 OpenAI와 샘 알트만 제소
머스크의 제소는 알트만과 공동 설립자 그렉 브록만(Greg Brockman)이 원래 오픈소스 비영리 회사를 만들겠다고 접근했지만 2015년에 설립된 이 스타트업은 현재 ‘수익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며 계약 위반을 주장하고 있다.
소송에 따르면 머스크는 OpenAI의 세 창립자는 원래 기계가 인간처럼 작업을 처리할 수 있지만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인공 일반 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을 연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제소에 대해 OpenAI는 직원들에게 “OpenAI가 너무 잘 나가는 것을 보고 (머스크가) ‘배가 아파서’ 그러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머스크는 이미 오래전부터 인공지능의 위험에 대해 경고해오고 있다. 물론 본인도 스타트업 xAI를 설립하고 생성형 AI ‘그록(Grok)’을 공개하긴 했지만...(필자의 이 시리즈 34편(2023.11.9.) 참조)
• 머스크는 AI의 위험성 인식, 인간 의식 소멸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고 주장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2012년 한 컨퍼런스에서 일론 머스크는 인간처럼 생각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컴퓨터를 설계하려는 딥마인드(DeepMind)라는 회사를 공동 창립한 인공지능 연구자인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를 만났다. 그들은 즉석에서 머스크의 로켓공장인 스페이스X(SpaceX)를 방문하기로 했다.
그곳에서 머스크는 화성까지 갈 수 있는 로켓을 만드는 이유가 세계 대전, 소행성 충돌, 문명 붕괴 시 인간의 의식(consciousness)을 보존하기 위한 방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사비스는 그에게 인공지능이라는 또 다른 잠재적인 위협을 목록에 추가하라고 말했다. 기계는 초지능이 되어 인간을 능가할 수도 있고 심지어 우리를 처분하기로 결정할 수도 있다는 취지였다.
머스크는 AI의 위험성에 대한 하사비스의 의견이 옳다고 판단하고 딥마인드가 수행하는 작업을 모니터링하는 방법으로 즉시 이 회사에 500만달러를 투자했다.
하사비스와 만나고 수 주 후에 머스크는 구글의 래리 페이지(Larry Page)에게 딥마인드에 대해 설명했다. 인공지능의 잠재적 위험은 머스크가 그들의 대화 중에 거의 강박적으로 제기한 주제가 되었지만, 페이지는 이를 무시했다.
머스크는 2013년 자신의 생일 모임에서 또다시 페이지와 열띤 토론을 벌였다. 머스크는 인간의 의식은 우주의 귀중한 불빛이며 우리는 그것이 소멸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페이지는 그 말이 감상적이지만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의식이 기계에 복제될 수 있다면 왜 그만큼 가치가 없을까?
페이지는 머스크가 인간만 편향적으로 우월시하는 ‘종차별주의자(specist)’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그렇다. 나는 친인간적이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Time, 2023.9.6).
• 구글의 딥마인드 인수로 실망, 샘 알트만에게 눈 돌리게 돼..
머스크는 2013년 말 구글이 딥마인드를 인수할 계획이라는 소식을 듣고 실망했다. 머스크는 하사비스에게 “AI의 미래는 래리 페이지가 통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4년 1월 구글의 딥마인드 인수가 발표되었다. 페이지는 처음에 머스크를 구성원으로 하는 ‘안전 위원회’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최초이자 유일한 회의는 스페이스X에서 열렸는데, 페이지, 하사비스, 구글 회장 에릭 슈미트(Eric Schmidt) 등이 참석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애초부터 회의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회의가 기본적으로 ‘헛소리’라고 결론지었다.
그러고 나서 머스크는 샘 알트만에게 눈을 돌린다. 이후 생성형 AI를 둘러싼 두 사람 사이의 전개는 다음 편에서 이어 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