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의사 집단행동, 제약사 ‘깊은 한숨'... 실적 감소 우려, 집회동원설'까지
개원가 파업에 따른 처방 감소, 제약사 ‘위기의식’
약가인하‧원료값 상승‧처방 감소…제네릭사 삼중고
의협 ‘궐기대회’ 제약사 동원 낭설, 업계 뒤숭숭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제약회사들이 2월 시작된 의료 공백으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의사 단체들이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놓고 집단행동에 들어가자 처방이 줄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정확한 매출 감소액은 집계되고 있지 않았지만 의사 단체들의 집단행동이 장기화할 경우 실적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제약사들은 염려하고 있다.
여기에 제약사 직원들의 집회 동원설도 걱정거리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에서 1만 여명의 의사들이 참가한 전국의사궐기대회에 일부 제약사 영업사원들이 인원 수 채우는데 동원됐다는 게시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됐다. 의협은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했지만 제약사들은 자체 조사에 나서는 등 소문확산 차단에 부심하고 있다.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의협이 개원의 위주의 단체이기 때문에 단체 행동을 할 경우 제네릭 의약품 의존도가 높은 제약사는 매출 부진을 겪을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종합병원(2‧3차 병원)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 등으로 외례진료‧입퇴원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오리지널 의약품 공급 제약사도 매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종합병원은 오리지널 의약품 처방 비중이 높고 동네의원(1차병원)의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을 복제한 제네릭 처방 비중이 높다.
국내 유수 제네릭사 관계자 A씨는 <뉴스투데이> 통화에서 "단기 피해는 없지만 장기화할 경우 타격이 심할 것"이라면서 "개원의(동네의원)들이 파업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제네릭을 처방하는 제약사의 경우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사 관계자 B씨는 "병원이 환자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비치 의약품이 떨어졌지만 수급하지 않는다"면서 "조기 퇴원이 증가해 약 처방이 갑자기 늘어 단기로는 매출이 올랐다고 볼 수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어려운 상황이 초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사 단체들의 집단행동으로 가장 타격을 보는 것은 제네릭 위주 제약사가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아직 국내 제약 산업의 근간은 제네릭 위주이기 때문에 업계 자체가 뒤흔들릴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제네릭은 원료 의약품을 인도와 중국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에도 민감하다. 최근 글로벌 경기 위축과 환율 변동 등으로 원료의약품을 수입하는 비용이 증가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한다. 또 세관료 등의 인상도 제약사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지난해 보건당국의 제네릭 약가 인하를 단행해 제약사들의 영업이익이 떨어진 상황이라 재무구조 불안이라는 위기감은 팽배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의사단체들의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제네릭 제약사들은 큰 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제약업계는 예상한다.
여기에 의협의 궐기대회에 제약사 영업사원이 동원됐다는 설이 나돌면서 제약업계의 분위기는 더욱 뒤숭숭해졌다. 지목된 제약사도 "동원된 사례가 없다"며 진상조사 결과를 밝혔지만 업계 안팎의 부정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다른 제약사들도 집회에 영업사원들이 동원됐을 가능성을 감안해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 제약사는 "의협이 영업사원을 동원시켰다면 갑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의사 단체들의 집단행동이 장기화한다면 환자는 물론이요 제약업계도 큰 타격을 입을 것임은 불을 보듯 훤하다. 환자를 받지 않고 제대로 처방을 하지 않는 의사 단체에 대한 여론의 눈총은 대단히 따갑다. 환자와 의사 단체 중간에 끼인 제약업계가 쏜 쓸 방도가 없어 고민의 골은 깊어지고 있을 뿐이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