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둔화’ 우리금융, 뼈아픈 비은행 부재...M&A는 언제쯤
우리금융 2023년 순이익 전년 대비 20% 급감
은행 계열사 이익 비중 99.9%...의존도 역대급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보험사 미보유
가격 부담에 M&A 탐색전만..올해는 성과 낼까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지난해 실적이 큰 폭으로 역성장한 가운데 비(非)은행 계열사 부재 해결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은행 계열사의 고군분투만으로는 그룹 전체 순이익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고, 향후 사업 확장 분야에도 제한이 따르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에선 장기화하는 인수합병(M&A) 작업에 속도를 붙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51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전년(3조1417억원) 대비 19.9% 줄어든 규모다. 민생금융 지원과 대손충당금 적립 등 선제적 비용 반영에 기인한다고 우리금융은 설명했다.
최대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지난해 2조5159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그룹 전체 순이익의 99.9%를 차지하는 규모다. 카드·캐피탈·자산신탁 등의 계열사들이 순이익을 냈지만 종합금융·저축은행에서 손실이 발생한 결과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봐도 우리은행(3조3310억원)이 그룹 전체 영업이익(3조5130억원)의 94.8%를 차지한다. 지속가능한 실적 성장을 위해선 은행과 비은행이 양날개로 가동돼야 하는데, 우리금융의 경우 사실상 우리은행 홀로 그룹 전체 실적을 떠받치는 구조다.
우리금융은 KB·신한·하나·NH농협을 비롯한 국내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보험 계열사가 없다. 지난 2014년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을 매각한 이후 거의 10년 동안 증권·보험사 부재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금융은 2021년 11월 완전 민영화에 성공한 뒤 본격적인 종합 금융그룹 도약 목표를 내세웠다. 첫 과제는 비은행 계열사 M&A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였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인수 자금은 준비돼 있지만 마땅한 매물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초 우리금융은 M&A 우선순위를 증권사로 설정하고, 그 중에서도 리테일(개인) 영업망을 갖춘 중형급 이상이라는 희망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유안타증권과 이베스트증권, SK증권 등의 증권사가 인수될 것이란 풍문이 돌았지만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이정도 체급을 가진 증권사의 몸값이 과도하게 높아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러는 사이 우리금융은 금융지주간 실적 경쟁에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KB·신한에 이어 3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하나금융과의 순이익 격차는 2021년 9382억원에서 2022년 4840억원으로 좁혀졌지만 지난해 9349억원으로 다시 확대됐다. 증권·보험사 부재에 더해 은행 계열사 순이익 경쟁에서도 밀린 결과다.
현재 우리금융 구조로는 비금융 사업으로의 진출이 제한적이고,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도 어려운 상황이다. 가장 효과가 큰 M&A 작업의 성과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우리금융에서도 본격적인 비금융 강화 움직임이 감지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우리종합금융을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우리종합금융의 자기자본은 중형 증권사 수준인 1조1000억원을 상회하게 됐다.
또 우리금융은 최근 유안타증권이 보유하던 우리자산운용 잔여 지분을 모두 사들여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우리자산운용은 우리글로벌자산운용과 합병 작업을 마무리하고 순자산 43조원 규모의 통합법인으로 새로 출범했다.
여기에 우리금융은 한국증권금융이 지분 51%를 보유한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검토 중이다. 가격적 부담이 있는 중형 증권사보다는 소형 증권사인 포스증권 인수로 금융투자업 라이선스를 확보한 뒤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성욱 우리금융 부사장은 지난해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적정 자본비율 내 건전경영 및 이익 극대화,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라는 원칙에 변화는 없다”며 “증권업 진출을 위해 규모와 상관없이 잠재 재물은 검토 가능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최근 언론에 회자되고 있는 증권사(포스증권)도 그 중 하나다. (포스증권은) 온라인 펀드 판매 전문회사로 인수 시 우리금융 자본비율에 영향이 거의 없다”면서도 “현재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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