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지 기자 입력 : 2024.02.01 11:00 ㅣ 수정 : 2024.02.05 09:01
가맹거래사는 법률 및 경영 자문 전문가 맘스터치 가맹점주 협의회 계약해지 “가맹사업법 고려했어야” 지적 경영 측면에서 고객만족 5단계 적용한 마케팅 자문 2월 소상공인연합회 회원으로 등록 폭넓은 영세 사업자들 대상 자문 활동 예상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사업 본부가 점주 협의회와 매장 운영에 대해 논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가맹거래사는 법률적 지식이 없는 점주들이 이른 바 갑질 횡포에 노출될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자문을 통해 영세한 가맹 사업자를 돕고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 성장세와 더불어 가맹거래사 역할의 중요성도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강성민 대한가맹거래사협회장은 뉴스투데이와 인터뷰에서 "가맹거래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주관하는 가맹거래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후 대통령이 정한 실무 수습을 수료해,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국가 자격사"라며 "변호사가 육법전서를 공부해 판례를 들어 자문한다면, 가맹거래사는 가맹사업법과 가맹계약론 등 가맹사업에 필요한 공부를 마친 뒤 시장 현황을 들어 자문하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업계에 전문적이다"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수원대학교 겸임교수이자 자문 업체 '좋은친구들' 대표이사로도 활동 중인데, 수원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이자 서울시 가맹·유통 분야 법률상담관으로도 겸직하고 있다.
1일 서울시 서초구 대한가맹거래사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강 회장은 "올해 외식업 프랜차이즈가 국내외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면서 가맹거래사의 법률 및 경영 자문도 확대될 것"이라 강조했다.
■ 가맹점주 대상 계약 해지와 형사 고소 사건으로 보는 가맹거래사의 역할
강성민 회장은 '가맹거래사'의 역할과 직업적 계기에 대해서 "영세한 점주가 소액 피해를 구제받고 싶은데 변호사를 선임하기엔 부담스러울 때, 가맹 본부가 본사를 설립하며 정보공개서나 계약서를 작성할 때 등 가맹 사업자를 대상으로 법률 상담을 진행한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햄버거 프랜차이즈 M사가 공정위에 가맹사업법 위반 행위로 시정 명령과 과징금 3억원을 부과받은 사건에 대해 묻자 그는 "형법과 민법상 분쟁이 있을 수 있겠으나 대상은 가맹 점주였다"며 "가맹 본부가 가맹거래사를 두고 자문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M사는 상도역점 가맹점주에게 본사 신용을 훼손시키며 가맹사업에 장애를 초래한다는 이유로 계약 해지를 최근 통보했다. 이어 점주에게 허위사실 유포를 통한 명예훼손과 업무 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과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사건은 일단락됐으나, 공정위는 M사가 가맹사업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과징금과 시정 명령을 부과했다.
강 회장은 "M사는 가맹사업법에 따라 점주의 법적 권리인 협의회 구성을 보장하고 협상에 의무적으로 응했어야 했다"며 "가맹거래사가 이들 사이에서 소통했다면 영세한 점주의 입장에 서서 맘스터치에 가맹사업법 관련 자문을 진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맹점 운영을 생업으로 둔 점주들이 많다"면서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형사 고소까지 진행하려 한 점은 충분히 악의적"이라고 지적했다.
■ 매장의 수익성 끌어올릴 경영 자문까지 '가맹거래사'의 몫
강 회장은 가맹점주가 매장을 운영하며 수익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경영·마케팅 자문도 실시하고 있다. 그는 직접 개발한 '고객 5단계 만족' 단계를 통해 매장의 문화를 바꾸려 한다. 맛은 있어도 고객들에게 인기가 없는 매장은 분위기와 사장의 운영 기조 등 문화가 부족한 것이라는 신조가 있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한 번 방문한 고객 중 30%가 재방문으로 이어진다면 그 매장은 소비자들이 대기해서라도 찾는 맛집으로 성장할 수 있다"면서 "대부분의 점주는 자신의 매장 재방문율이 30%를 넘을 것으로 짐작하지만 이는 명백한 착각"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강 회장은 '고객 5단계 만족' 마케팅 전략을 사용한다. 이는 △입장할 때 △주문할 때 △음식이 나오길 기다릴 때 △음식이 식탁에 올려졌을 때 △퇴장할 때 등 고객이 매장에 방문한 총 5가지의 상황에서 점주의 지침을 구조화한 것이다.
먼저 고객이 입장하면 점주는 우렁차서 부담스럽지 않되 무신경하지 않도록 밝은 미소로 인사를 건야 한다. 점주가 먼저 인사하면 직원들도 고개를 돌려 함께 인사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어 주문 시 소비자의 취향과 배고픈 정도를 가볍게 물어본 뒤 알맞은 메뉴를 추천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 조언했다.
강 회장은 "매출을 올리겠다며 턱없이 높은 가격의 프리미엄 메뉴를 바로 추천한다면 고객은 되레 매장에 대한 신뢰도를 잃을 것"이라 말했다.
주문이 끝나면 점주는 고객의 대기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통상 한국인들은 12분이 지나도 음식이 나오지 않으면 기다림에 지친다"며 "너무 길지도 않되 미리 음식을 준비했다는 듯 빠르게 나오지 않도록 조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때 고객은 자신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을 수 있도록 식탁 위 매장 홍보물이나 볼거리를 배치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음식이 나오면 맛은 기본이고 후각과 시각을 함께 자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음식을 먹기도 전에 뇌를 자극하면 매장에 대한 호감도와 기대감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계산하며 고객이 퇴장할 때 매장에서 경험한 맛과 서비스는 어땠는지 물어보길 추천했다. 강 회장은 "가족이 함께 매장을 방문했다면 아이에 대한 특징을 잡아 칭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자신이 개발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최근 한 외식 업소에 컨설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 어느 국밥집이었는데 닭발을 국물로 우린다는 특징이 있었으나, 점주가 이를 고객에게 설명하지 않고 있었다"며 "주문할 때 점주가 국밥의 국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설명하고 휴지에 설명하는 문구를 적도록 자문했다"고 설명했다.
■ "올해 외식 프랜차이즈 호황기와 더불어 가맹거래사 역할도 커질 것"
강 회장은 올해 외식 프랜차이즈가 국내외적으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가맹거래사의 역할도 증대될 것이라 강조했다. 프랜차이즈 산업이 발전하면 가맹본부와 점주의 소통 창구가 돼주는 가맹거래사가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
강 회장은 "최근 가맹 본부는 가맹거래사를 사내 직원으로 채용하거나 외주로 법률 자문 컨설팅을 협회에 요청하는 등 업계 내부에서 가맹거래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중식과 한식, 양식 등 다양한 외식 브랜드 가맹점을 전국에 두고 있는 T 업체도 가맹거래사를 과장급 직원으로 채용하고자 협회에 주문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K-드라마와 화장 등 한국의 문화가 해외에서 높은 수준으로 향상됐기 때문에 국외 소비자들 사이 한국 프랜차이즈에 대한 인기가 높다"면서 "국내에선 벌써부터 금리가 조금씩 낮아지고 있어 하반기에 들어서면 국내 외식업체의 경기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올해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업계가 호황기에 접어드는 모양새라, 가맹거래사의 다양한 자문이 필요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강 회장은 "대한가맹거래사협회는 2월부터 소상공인연합회 회원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법률적 조언이 필요했으나 쉽게 요청할 수 없는 소상공인에 다가서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협회는 영세한 소상공인과 점주, 가맹본부의 사업 안정과 확장을 위해 필요한 자문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