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키움증권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30~3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회의에서 주목할 건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보다 양적축소(QT) 논의라는 평가다. QT는 연준이 팬데믹 기간 금융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시중 유동성 공급 목적으로 대량으로 사들인 미 국채 등을 매각하는 것을 말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 위원들은 아직 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이며 여전히 3% 선을 넘어서는 높은 물가 수준임을 고려할 때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을 자극시키기보다는 동결 기조 장기화를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같이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이번 회의에서 QT 논의 여부가 밝혀진다면 금리 인하 기대 축소 영향을 일부 상쇄시킬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말 무위험지표금리(SOFR) 상승 등으로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던 만큼 연준 위원들 또한 역레포(RRP) 잔고 축소와 대차대조표 축소 등의 영향을 점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상승에 따라 미국 금융기관의 미실현 손실 규모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의 유동성 수요는 여전히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 들어서는 미 재무부가 더 이상 재정증권이 아닌 장기채 중심으로 발행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에서, 은행 지준금 수요가 확대될 여지도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들을 감안할 때 자산긴축이 지속될 경우 은행권의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는 환경이라는 판단”이라며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 등으로 은행권의 자금 환경이 드러난 만큼 미 연준은 금리 인하 자체보다 사전에 QT 규모 축소를 논의하며 유동성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1월 말 미 재무부의 자금 조달 계획과 미 연준의 QT 논의 여부가 발표되면서 어느 방향으로든 시장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라며 “QT 논의가 일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나, 만약 부재할 경우 금리 인하 기대 축소와 함께 시장금리가 급격히 상승할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QT 논의가 일부 있었다는 점이 확인될 경우 3월 금리 인하 기대가 뒤로 미뤄지겠으나 그에 대한 영향이 상쇄되면서 미국채 10 년물 금리는 4% 수준에서 등락을 이어갈 수 있다”며 “심리적 상단인 4.3%를 넘어서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