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과자류 제조업 오리온이 5500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ADC(항체약물접합제)로 전 세계에 기술력을 인정받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바이오)'의 지분 25%를 확보했다. 이로써 오리온은 레고켐바이오의 최대주주가 됐다.

16일 오리온에 따르면,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과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이사는 지분 양수도 계약을 체결해 상호 협력 하에 글로벌 신약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합의했다.

2005년 설립된 레고켐바이오는 ADC 기술 및 합성신약 분야에 차별화된 연구개발 역량을 보유한 제약사로, 독자 연구개발한 차세대 ADC 기술을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ADC는 정상 세포가 아닌 종양 세포만을 표적하고 사멸시키도록 설계된 차세대 암 치료제다.

이번 지분 인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및 구주 매입을 통해 이뤄졌으며, 인수 주체는 홍콩 소재 오리온 계열사인 '팬오리온코퍼레이션'으로 중국 내 7개 법인의 지주사다.

오리온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5만9000원에 796만3283주를 배정받았다. 또, 창업자 김용주 대표이사와 박세진 사장으로부터 기준가 5만6186원에 140만주를 매입했다. 이에 총 936만3283주를 확보하며 전체 지분의 25% 이상을 갖게 됐다.

대금 납입 예정일은 오는 3월 29일이며,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오리온은 레고켐바이오를 계열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레고켐바이오와 함께 글로벌 신약 개발 부문에서 협력하고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며 "오리온은 최대주주로서 사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 말했다.

이에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이사는 "연구개발(R&D)과 임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오리온이 글로벌 신약 개발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오리온은 이미 글로벌 바이오 사업에 진출해 있다. 중국에서는 합자계약을 체결한 '산동루캉하오리요우'가 대장암 체외진단 임상을 진행 중이며, 900억 규모의 결핵백신 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 한국에서는 '하이센스바이오'와 협력해 난치성 치과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실험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