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4.01.16 09:59 ㅣ 수정 : 2024.01.16 09:59
8년 만에 30% 오른 공사비에 금리 인상 소식까지 들려오며 부동산 시장 긴장감 가중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한국에서는 연일 치솟는 공사비와 이로 인한 분양가 상승이 여러 가지 마찰과 뉴스들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옆 나라 일본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 건설물가조사회가 지난 달 발표한 도쿄 지역의 건축비 지수(=공사원가)는 아파트와 오피스 등 주요 4개 분야 모두 과거 최고치를 경신했다. 콘크리트를 포함한 자재가격은 오름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지만 심각한 인력부족에 따른 공사현장 단가는 여전히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2015년의 건축비 지수를 100이라고 설정하였을 때 2023년 기준 오피스빌딩은 128.5, 공장은 128.2를 기록했고 주거를 위한 맨션과 주택도 각각 126.3과 133.2를 기록하여 가파른 비용 상승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건설물가조사회 측은 공사현장의 인건비 증가가 4개월 연속 지수 상승의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전선과 케이블 등 일부 건설자재의 가격상승이 계속되었음에도 콘크리트처럼 비중 높은 품목의 가격상승은 안정세로 돌아선 반면 인건비 상승이 공사단가에 미치는 영향은 이제부터가 본격적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당장 현장기술자는 고령화로 인해 밀려드는 노동량을 감당하기 힘들어하고 이들을 대체할 젊은 직원들의 유입은 단절되다시피 한 상황이다. 공사현장의 진척상황을 관리하는 시공관리기술사 파견업무를 맡고 있는 도쿄 소재의 윌 오브 컨스트럭션 측은 ‘절대적인 인력 부족으로 파견요금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직전문사이트 doda가 분석한 직종별 평균연봉에서도 목수는 작년 기준 353만 엔을 기록하여 전년 대비 약 3% 상승하였고 리크루트의 조사에서는 이직에 성공한 건설 엔지니어 3명 중 1명이 연봉을 10%이상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모든 건설회사는 올해 4월부터 초과근무 시간에 법적 상한선을 적용받을 예정이다. 건설과 운수 등 주요 인프라를 담당하지만 인력난이 극심한 업종들은 지금까지 초과근무 상한시간에 예외적용을 받아왔지만 올해부터 일괄 적용을 받게 되면서 총 잔업시간 제한에 따른 추가적인 인건비 상승이 불가피하다.
결론적으로 이미 진행 중인 공사에 대해 가파른 비용 상승을 이유로 시행사와 건설사 간의 추가 협의가 2024년에도 계속될 것이고 신축 건물 역시 건설비용은 물론이고 준공 후의 임대료 증가도 불 보듯 뻔해졌다.
덕분에 구축건물의 가격도 오르면서 도쿄 지역의 맨션 가격은 작년 한 해 동안에만 평균 10% 가까이 상승하면서 집은 사고 나면 무조건 가치가 하락한다던 일본인들의 상식도 부서졌다.
여기에 엔저를 등에 업은 외국인들의 부동산 매집 역시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는데다 올해는 일본은행이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소식까지 들려오면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은 더욱 요원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