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증시 짓눌렀던 금리, 올해는 인하선물 푼다
‘푸른 용’을 뜻하는 갑진년 새해증시가 밝았다. 뉴욕증시도 짧은 신년휴장을 마치고 2일(현지시간) 새롭게 시작한다. 투자자들은 작년 하반기에 불었던 훈풍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주목할 만한 키워드로 금리와 선거, 전쟁을 꼽고 있다. 특히 금리가 작년 내내 증시를 억누르던 악재였던 반면, 올해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시를 뜨겁게 달굴 호재로 인식되고 있다. 또 올해는 전세계 40개국에서 굵직한 선거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2년째로 접어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그리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의 전쟁도 증시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중국경제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지난해 뉴욕증시를 관통한 하나의 악재는 금리였다. 재작년 6월부터 시작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무지막지한 금리인상 사이클은 작년 10월까지 계속되면서 투자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하지만 연준이 10월을 고비로 더 이상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 확실시되면서 뉴욕증시는 10월 말부터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왔다.
다우지수 등 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하반기 급등에 힘입어 작년 한 해 동안 두자릿 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약 24%,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약 14% 각각 올랐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약 43% 급등하며 2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AI열풍에 힘입어 239% 급등했고, 메타는 194% 오르며 상장 이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밖에 서학개미들의 최애 종목인 테슬라는 102% 올랐고, 아마존(81%), 마이크로소프트(57%), 구글(58%), 애플(48%) 등도 비교적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더욱이 연준이 올해에는 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감에 투자자들은 주식이 향후 더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인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올해 3차례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예고했다.
낙관론자들은 그동안 주식시장을 짓눌렀던 금리인상 공포가 완전히 사라지면서 올해는 금리가 오히려 시장을 끌어올리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완연하게 꺾이고 있는데다, 일부 우려가 있었던 미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도 거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기 때문이다.
연준발 금리인하 소식은 이르면 오는 3월부터 전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그 폭은 0.25%P가 될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시장과 연준이 바라보는 금리 인하의 폭과 시기에 괴리가 심해지면 증시가 오히려 뒷걸음질칠 가능성도 있다. 기대감은 커지고 있는데,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와 폭이 기대감울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이미 금리인하 예고가 시장에 선반영됐다는 점도 우려할 대목이다. 뉴욕증시는 12월 들어 내린 날이 3거래일 밖에 안될 정도로 상승세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은채 마감되었다. 특히 FOMC가 열렸던 지난 13일(현지시간) 이후 5거래일 연속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일각에서는 과열을 우려할 정도로 상승세가 가파르다는 지적이다.
FOMC 정책회의 이후 5거래일 연속 큰 폭으로 올랐던 뉴욕증시가 지난 20일을 고비로 상승세에 힘이 부치는 모습을 보인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더욱이 S&P 500지수는 재작년 1월 역대급 상승세를 기록했는데, 지금의 주가수준이 재작년 1월과 비슷하다면, 꼭지점에 다다른 것이 아니냐는 경계심리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