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올해 수익성 해외 수요가 견인하나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오리온이 해외 매출 선방으로 올해도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해외 법인 영업이익이 둔화되고 있지만 중국과 베트남의 명절 성수기에 선제 대응하면서 성장세로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리온은 글로벌 경기 불황과 고환율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차별화된 현지화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소비자 접점을 강화하고 인기 제품군의 생산 라인을 증설해 수요증가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달 국내 매출액 925억 원과 영업이익 159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월에 비해 10.9%, 13.6% 증가한 것이다.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1216억 원에서 1406억 원으로 늘어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다른 식품 기업들이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보이는 것과 달리 오리온의 영업이익은 2020년 16.87%, 2021년 15.83%에 이어 지난해 16.24%까지 전년 대비 15~16%대 성장하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
문제는 성장의 견인차인 해외 법인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오리온의 베트남과 중국, 러시아 법인은 영업이익은 지난달 각각 3.1%, 16.7%, 32.7%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오리온의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중국과 베트남에서 실적 성장으로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오리온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고환율 등 다양한 외부요인이 많지만 4분기 실적 부진은 명절 시점 차이라는 것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과 베트남 최대 성수기인 설 명절이 지난해보다 열흘가량 앞당겨져, 선물용 물량이 지난해 11월 매출에 미리 반영된 역기저 효과가 발생했다"면서 "러시아 법인에서는 루블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한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법인 공장에서 3분기 생산 가능 수량은 2만4932t이지만 실제 생산량은 3만6069t으로, 평균가동률은 144%를 웃돈다. 이러럼 물량 공급은 크게 늘어났지만 루블화 약세로 제조 원가가 상승하면서 수익을 크게 잠식했다는 것이다.
업계는 오리온이 우월한 제품력으로 해외 시장에 침착하게 대응하고 있는 만큼 내년에도 수익성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오리온은 해외 유통 라인을 점검하고 생산라인을 증설해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과 베트남의 설명절에 대응해 파이류 중심의 선물용 기획제품을 출시해 매출을 확대하게다는 복안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 법인에서는 창고형 매장과 온라인 전용 제품을 출시하며 성장 채널 영업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베트남에서도 대량 구매 수요가 큰 B2B 판매에 주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법인은 신규 출시한 젤리를 시장에 조기 안착시키고, 파이 생산라인 증설에 따른 제품 공급량 확대에 맞춰 거래처 수를 크게 늘릴 계획이다. 이미 생산 가능 수량을 초과한 러시아 공장에서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파이 생산라인 증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리온이 내년에 주요 카테고리별 생산능력 확대와 현지 신제품 출시를 통해 두 자릿수 외형 성장에 성공할 것"이라 전망한다.
오리온 관계자는 "현지화 환율이 떨어졌으나 러시아의 경우 현지 판매 물량 기준으로는 매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성장했다"면서 "제품 공급량 확대로 수요에 선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