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더모아 카드 '5999원' 부정결제 고객 890명 카드 정지 조치
한 달에 100만원 이상 포인트 적립하기도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신한카드가 '신한 더모아 카드'를 위법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고객의 카드를 정지하기로 했다.
22일 신한카드에 따르면 이번 고객 카드 정지는 여신전문금융업법과 신용카드 개인회원 표준약관에 위반되는 사용 행태를 보인 고객 890명에 대해 개별 안내 및 소명 절차를 거쳐 이달 29일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2020년 11월 출시된 '신한 더모아 카드'는 5000원 이상 결제하면 1000원 단위 미만 금액을 모두 포인트로 적립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었던 상품이다. 현재는 단종됐으며 기 발급된 카드만 남아있는 상태다.
신한카드는 고객 거래 유형을 모니터링한 결과 약사들이 자신과 지인, 가족 등의 카드를 이용해 부정 사용을 한 것으로 보이는 사례를 다수 발견했다. A약국 주인이 B약국에서, B약국 주인이 A약국에서 매일 5999원씩 결제하거나 특정 제약 도매몰 등에서 10명가량의 고객이 매일 5999원씩 결제하는 등의 방식이다.
이 사례에서는 매일 카드번호별 승인 순서가 동일하고 승인 시간 간격은 1∼2초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사람이 카드번호를 모아놓고 일정 순서에 따라 계속해서 결제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카드가 파악한 890명은 전부 약사 혹은 약사의 지인·가족들이다. 본인의 가맹점을 직접 소유하고 도매몰 등에 카드 결제를 하게 할 수 있다는 직업적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방식으로 약사 1명이 한 달에 100만원이 넘는 포인트를 적립한 경우도 여러 건으로 확인됐다. 한 가맹점에서는 1일 1회밖에 포인트가 적립되지 않아 100만원 이상의 포인트를 쌓으려면 산술적으로 하루에 30개가 넘는 가맹점에서 매일 5999원씩 결제해야 한다.
신한카드는 고객의 자택·직장과 멀리 떨어진 특정 가맹점에서 매일 비슷한 시간에 결제가 일어나는 행태 등을 고려하면 이들 사례가 카드를 양도·양수하거나 물품이나 용역 없이 신용카드로 거래한 것처럼 꾸며 여전법 등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은 신한카드가 일부 제약몰에 대해 가맹점을 해지한 것에 반발해 가맹점들이 제기한 '가맹점 지위 보전 가처분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해당 가맹점들은 신한카드에 가맹점 번호를 여러 개 신청해 고객들이 특정 카드로 가맹점 번호에서 하루에 한 번씩 5999원을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카드는 이를 1매의 매출전표로 처리할 거래를 거래일자를 변경하거나 거래대금을 분할하는 등의 방법으로 2매 이상의 매출전표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약관을 위반한 것으로 봤다.
법원은 가맹점의 이 같은 행위가 1개 가맹점에 1일 1회 혜택만 제공하고자 했던 카드사의 정책을 우회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며 가맹점 계약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사정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 카드 정지 추진은 일부 고객에게 한정된 조치"라며 "고발 등 추가 조치나 조치 대상 확대 등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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