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위기설 ②] 갈수록 커지는 D의 공포, 겁먹은 중국인들 지갑 닫았다
부동산침체로 돈줄 끊긴 중국인들 소비심리 꽁꽁 얼어붙어, 중국 소비자물가 3년만에 최대폭 하락 경기침체 부채질
중국경제가 위기에 빠졌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최근 소비위축과 부동산발 위기가 국가 전체로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때맞춰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중국정부는 나라 안팎의 위기설에 대해 “근거없다”고 일축하고 있지만 내년초에 본격적인 시련이 닥칠 것이란 우려감을 떨칠 수 없다. 미국에 이어 글로벌 2위 경제대국의 위기는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주택경기에서 시작된 중국의 경제침체는 소비심리마저 얼어붙게 만들었다. 경기침체로 중국인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중국의 소비자물가가 3년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소비 둔화로 인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압력이 높아지자,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4개월째 연속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이른바 D의 공포가 엄습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중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하락하며 2020년 11월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11월 근원 CPI는 전년 동기대비 0.6%로 10월과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당초 -0.1%를 예상했는데, 이보다 더 크게 통계수치가 안좋게 나온 것은 주택경기 침체, 지방정부 부채 급증의 영향으로 중국 내수 소비가 연쇄적으로 크게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CPI는 지난 7월 0.3% 하락하며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8월 0.1% 상승하며 잠깐 반등하는 듯 했지만 지난달부터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중국인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육류로 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돼지고기 가격이 31.8% 급락해 하락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기 대비 3.0% 하락했다. 예상치(-2.8%)와 전월치(-2.6%)를 모두 밑돌아 상황이 심각함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PPI는 지난해 10월 -1.3%를 기록한 뒤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소비자물가와 생산자 물가 모두 경고등이 켜지면서 중국 경제를 둘러싼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인들의 소비는 부동산과 함께 중국경제를 지탱해온 두 개의 축으로 여겨졌는데, 소비에서 빨간불이 켜지면서 중국경제가 상당기간 침체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중국정부 역시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다. 중국정부는 올 하반기 금리 인하 등 각종 경기 부양책을 쏟아부었다. 8∼9월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등 정부발 부양책의 효과가 잠깐이나마 반짝했지만 최근의 경제지표는 이같은 부양책 약발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급기야 중국정부는 중국 내 SNS 등에서 확산되고 있는 부정적 얘기들이 경제위기를 심화하고 있다고 판단, SNS 단속에 대대적으로 나섰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지난 15일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경제 영역은 날이 갈수록 강대국 경쟁의 중요한 전장이 되고 있고, 외부 환경의 복잡함과 준엄함,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경제의 회복·호전을 더욱 추동하려면 내부적 어려움도 극복해야 하지만 몇몇 외부적 도전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안전부는 특히 “불순한 마음을 가진 일부 인사들은 3년간의 코로나19 유행과 국지적인 지정학적 충돌이 가져다준 글로벌 경제 충격·악영향을 선택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며 “경제 안보 영역에서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범죄를 단호히 타격·징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정부의 이같은 행보는 최근의 경제위기론의 진앙지로 ‘불순한 의도를 지닌’ 서방언론이라고 지목하고, 대대적인 단속에 나설 것임을 공언한 것이다.
최근에는 경제와 별로 상관이 없는 중국 외교부까지 나서 “중국경제는 지속적으로 호전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힐 정도로 위기론을 대하는 중국정부의 태도는 여론전이라도 벌여야겠다는 초조함을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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