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토큰증권발행(STO) 시장이 이르면 내년 본격적인 개화 기대감에 빠른 선점을 노린 증권사들이 업무협약을 맺는 등 가속페달을 밟고 있어 주목된다.
토큰증권은 부동산·미술품 등 실물 자산을 비롯해 음원 저작권(IP)과 같은 무형자산을 유동화해 발행하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STO를 통해 실물 및 무형자산을 소액으로 사고팔 수 있다.
4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토큰증권 시장은 2030년까지 약 37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무려 국내 국맨총생산(GDP)의 14.5%에 이르는 규모다.
앞선 지난달 말 한국거래소가 토큰증권 유통시장 개설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했다. 현재는 토큰증권의 장내시장 유통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최종 지정 승인 결정 시 투자계약증권과 비금전신탁수익증권으로 발행된 조각투자 상품의 장내 시장 유통이 가능하다.
이에 증권사들의 토큰증권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도 빨라졌다. 먼저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한우 조각투자 플랫폼 ‘뱅카우’ 운영사 스탁키퍼와 토큰증권 상품 공급을 위해 손을 잡았다. 한우를 기초자산으로 한 투자계약증권 발행·공급을 위한 상호협력이다.
뱅카우를 비롯해 육류 가공센터 ‘고기설계소’와 한우 브랜드 ‘솔직한우’ 등 축산·유통 관련 노하우를 보유한 스탁키퍼와 함께 관련 토큰증권 상품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스탁키퍼는 자체 보유한 한우 1600두를 활용한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내년초 발행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9월에도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토스뱅크, 기술 파트너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함께 업계 최초로 토큰증권 발행 인프라를 구축하고 시범 발행까지 완료했다.
각각의 분야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조각투자업체와 협력도 강화한다. △현물 조각투자 플랫폼 '피스(PIECE)’를 운영하는 '바이셀스탠다드’ △문화 콘텐츠 투자 플랫폼 ‘펀더풀’ △토지·건물 거래 플랫폼 '밸류맵’ △비상장 주식 거래에 특화된 '서울거래’ 등 유수의 기업들이 참여 중이다.
최서룡 한국투자증권 플랫폼본부장은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사물을 투명하고 안전하게 증권화하여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매력적인 토큰증권 상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사업 전반을 면밀히 점검하고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역시 지난달 30일 뮤직카우와 스탁키퍼, 투게더아트, 테사, 펀블 등 5개 STO 기업과 미팅을 진행하고 STO 수익모델, 투자계약증권 준비상황, 사업안정성 여부 등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증권은 디지털 혁신 가속화를 위해 올해 DT전략부를 신설하고 STO·탄소배출권 사업 등 디지털 기반 금융서비스 확대에 주력한다. 하나증권은 특허 거래 플랫폼 테크스톰을 운영하는 일루넥스와 특허 기반 토큰증권 발행 사업모델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최원영 하나증권 디지털본부장은 “일루넥스와 함께 산업계 지식재산권을 금융시장에 연계한 사업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하나증권은 손님들의 투자경험 확대와 더불어 실물경제를 투자로 매칭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