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승마장에 '견마(犬馬)'가 뛰어놀게 한 한국마사회, 경마를 '가족문화'로 정착시키려는 패러다임 혁신

임은빈 기자 입력 : 2023.11.19 06:41 ㅣ 수정 : 2023.11.19 06:41

한국의 사회상= 모든 세대가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가족처럼 여겨
마사회의 '펫페어', 경마 저변 확대 및 긍정적 이미지 제고 효과 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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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페어의 훈련견 시범 행사 모습. [사진=한국마사회]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가 지난 달 처음으로 개최한 '펫페어'는 경마산업의 미래와 관련해 주목할만한 행사였다.  경마가 사행성 산업 혹은 도박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떨쳐내고 가족단위 건전한 여가문화로 자리잡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경마산업을 주도하는 공기업이 시도한 일종의 비즈니스모델(BM) 혁신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달 넷째 주에 개최한 '가을승마주간' 행사에는 한국마사회장배 승마대회를 비롯해 전국장제사챔피언십, 승마체험 등 기존 프로그램 이외에 '펫페어' 행사가 열렸다.

 

■ 한국마사회 관계자, "최근 애견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마사회의 넓은 잔디밭을 지역 주민에게 쉼터로 제공"

 

금견(禁犬)의 공간이었던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이번 펫페어는 특히 젊은 여성이나 어린이 관람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달 26, 27일 이틀 동안 과천 88올림픽 승마경기장의 잔디마장에는 말이 아닌 개들이 뛰어노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러한 풍경은 '펫족'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다. 말들의 놀이 공간이었던 승마장을 개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으로 그 용도를 확장함으로써 동물복지 증진 뿐만 아니라 경마·승마 팬 확장에 나선다는 취지였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17일 뉴스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팬들의 경마 공원 방문 유도 및 동물복지 선도기관으로서 동물복지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가을승마주간 동안 승마대회와 펫페어 행사 등을 진행했다"면서 "말과 승마에 대한 고객관심 환기 및 더 많은 팬 확장을 위해 앞으로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애견인구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마사회의 넓은 잔디밭을 지역주민들에게 쉼터로 제공하고자 기획됐다"고 말했다.

 

50대 회사원 A씨는 "주말에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하거나 여행을 할 때 집에서 키우는 반려견을 데리고 가기 어렵다. 식당이나 놀이공간들이 대부분 반려견의 출입을 금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면서 "경마장에 개들을 뛰어놀 수 있게 한다면 반려견과의 놀이를 선호하는 학생이나 젊은 여성들을 경마장과 친숙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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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페어의 어질리티 체험 행사 모습. [사진=한국마사회]

 

펫페어 공식행사는 크게 세 가지 종류였다. 훈련견 시범, 어질리티 체험, 디스크독 체험 등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훈련견 시범은 전북 익산에 위치한 마한 애견훈련학교에서 훈련된 셰퍼트를 데리고 와서 원형 고리 통과 등을 비롯해서 다양하게 훈련하는 시범을 보여준 프로그램"이라면서 "관람객이 훈련 시범에 직접 참여하는 기회도 제공하자 호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또  "어질리티 체험은 강아지가 장애물을 뛰어넘어 달리는 것이고, 디스크독 체험은 원반 던지기로 주인이 원반을 던지면 강아지가 물어오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관람객들은 자신의 반려견 이름을 부르며 응원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마사회가 처음으로 개최한 이번 펫페어는 20여개의 체험, 판매 부스가 설치돼 소규모로 진행됐지만 무료 건강검진 부스, 강아지용 장난감 만들기 등 풍성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참여자들은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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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페어의 디스크독 행사 모습. [사진=한국마사회]

 

이처럼 '펫페어'가 열린 88승마장 잔디마장 다른 한편에는 무료 승마 체험장이 마련됐다. 약 2000여명의 시민들은 말을 타보며 높은 가을 하늘을 만끽했다. 어린이들은 작은 포니에게 먹이를 주기도 하고 안전요원과 함께 승마를 즐기기도 했다. 어린이, 청년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등 거의 모든 세대가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가족처럼 여기며 생활하는 사회상에 비추어 볼 때, 마사회의 '펫페어' 시도는 경마의 저변을 두텁게 하고 긍정적 이미지를 높여가는 데 상당한 효과를 볼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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