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영 기자 입력 : 2023.11.07 05:00 ㅣ 수정 : 2023.11.07 05:00
전장 사업부문, 영업이익 전 분기 통틀어 역대 최대 성적표 올해 연간 매출액 10조원 돌파 전망...LG전자 캐시카우로 평가 정부, 급속 충전소 1만2000개소·완속충전기 50만기 확충 목표 LG전자 2018년부터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에 주력 지난해 충전기 전문업체 '애플망고'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 대형 유통업체 이마트와 손잡아 전기차 충전소 구축 가속페달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가전과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전장부품솔루션) 사업 호조 이어 이제는 전기차 충전소 사업'
LG전자(대표 조주완)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20조7094억 원, 영업이익이 9967억원이라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을 일궈냈다. 주력사업인 생활가전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비 2배 이상 늘었다.
VS 사업부문 3분기 실적은 매출 2조5035억원과 영업이익 1349억원이다. 매출은 3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은 전 분기를 통틀어 역대 최대라는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이에 따라 VS 사업본부는 LG전자 회사 전체 성장을 이끌 차세대 캐시카우(Cash cow:주요수익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VS사업은 연말 100조원을 육박할 것으로 예측되는 수주잔고와 안정적 공급망 관리를 토대로 매출 규모를 늘리는 등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성장 속도가 점차 빨라져 VS 사업부문은 올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10조원 규모를 넘길 것으로 기대된다.
전장사업을 회사 핵심 먹거리로 낙점하고 포트폴리오 확장에 힘을 주고 있는 LG전자가 주목하는 시장 중 하나가 ‘전기차 충전 솔루션’이다.
■ 전기차 보급 확대와 함께 급성장하는 충전기·충전소 시장
전기차 보급 확대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IEA)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기차 판매량은 1000만대로 급증하고 있다. 특히 판매된 전체 신차 가운데 14%가 전기차다. 2023년 1분기를 토대로 올해 전기차 판매량은 14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역시 전기차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2020년 4만6909대 △2021년 10만1112대 △2022년 16만2987대로 해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보급 목표를 450만대로 잡았다.
전기차 보급이 증가하는 만큼 전기차 충전기·충전소 인프라도 확대되고 있다.
회계법인 삼정KPMG가 발간한 ‘충전 인프라 산업의 부상, 시장 선점을 위한 3가지 질문’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충전 인프라 시장 규모는 2021년 144억 9500만 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27% 성장해 2030년에는 약 1281억3500만 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2022년 12월 기준 국내 전기차 충전기 수는 급속충전기 2만641대, 완속충전기 17만3440대 등 총19만4081대로 집계됐다.
이에 정부는 2021년 ‘BIG3 산업 중점추진과제’를 통해 급속 충전소 1만2000개소와 완속충전기 50만기 확충 목표를 발표했다.
급속 충전소는 충전소마다 설치되는 충전기 수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목표량을 추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목표량이 제시된 완속 충전기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충전기 수가 매년 14% 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정KPMG는 “향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급속 충전기 증가율을 고려한다면 전체 충전기 수는 더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충전기·충전소 인프라 확대는 정부에서도 주목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지난 5월 기준 전국에 약 24만대에 불과한 전기차 충전기를 오는 2025년 59만대, 2030년 123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내년에도 전기차 충전기 구축을 돕기 위해 정부는 올해 대비 44.3% 증가한 4365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 전기차 충전 사업 조(兆) 단위 육성…전략은 ‘종합 충전 솔루션’
LG전자는 일찍부터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에 눈을 떴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2018년 최고기술책임자 직속 부문에서 전기차 충전 솔루션 선행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2020년 GS칼텍스가 서울 서초구에 문을 연 미래형 주유소 ‘에너지플러스허브’에 전기차 충전 통합 관리 솔루션을 공급했다.
지난해에는 충전기 개발과 생산능력 내재화를 위해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 '애플망고(현 하이비차저)'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키고 연말 조직개편에서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을 전담하는 EV충전사업담당을 새롭게 구축했다.
특히 자회사로 편입된 애플망고는 2019년 설립돼 완속 충전기부터 급속 충전기까지 가정용을 비롯해 상업용 공간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전기차 충전기의 원천 기술력을 가진 업체다.
이처럼 그동안 전기차 충전 기술·생산 능력을 확보에 주력해 온 LG전자는 최근 인프라 확충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최근 전기차 충전소 구축을 위해 국내 대형 유통업체 ‘이마트’와 손을 잡았다.
LG전자는 이마트 이용객 체류시간과 편의를 고려해 100kW 급속충전기, 7kW 완속충전기를 전국 이마트 30여개 점포에 설치했다.
특히 100킬로와트 급속 충전기는 DC콤보 어댑터를 사용하는 차량 2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어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충전기에 탑재된 24형(대각선 약 60센티미터) 화면에서는 충전상태를 비롯해 방문객의 매장 체류시간 등을 고려해 행사 안내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게 LG전자측 설명이다.
또한 LG전자는 이마트가 전국 매장 내 충전기 현황을 한눈에 파악하고 원격 관리할 수 있도록 전기차 충전기와 연동하는 클라우드 기반 통합 관제 솔루션도 구축했다.
관제 솔루션은 이마트 모바일앱과 연동됐기 때문에 방문객은 이를 활용해 전기차 주차 공간을 찾고 관련 정보도 검색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방문객이 차량을 충전하며 사용한 전력량 등 관제 솔루션에 기록된 데이터는 이마트 결제플랫폼과 연결된다"며 "이에 따라 이마트 포인트로 충전요금을 결제하거나 적립해 둔 포인트를 사용해 충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국 30여개 이마트 점포에 약 130대를 설치했으며 향후 공급 규모 등은 정확히 밝히기 어렵지만 지속적으로 늘려 나갈 예정”이라며 “이마트와 LG전자가 전기차 충전 환경 확대 필요성을 공감해 진행된 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난 7월 CEO 미래사업 비전 발표회에서 전기차 충전을 향후 성장동력이라고 밝힌 만큼 사업을 다각도로 확대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협업을 계획하는 파트너사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지만 다양한 분야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덧붙였다.
현재 전기차 충전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국내 대기업은 LG 외에도 GS, SK, 현대차, 한화, LS 등이다.
GS 계열사 GS에너지는 GS커넥트·GS칼텍스·차지비 등 계열사와 협력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완속 충전기는 올해 상반기 기준 GS커넥트가 2만1000대, 차지비가 1만6000대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전기차 완속 충전기는 약 20만여대로 전체의 19% 수준이다.
SK 계열사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에스에스차저(현 SK일렉링크) 지분을 인수했다. 이 회사가 전국에 설치한 급속충전기 수는 지난해 말 1100대 수준에서 올 5월 2400대로 2배 가량 증가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 7월 LG전자 미래 비전 및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를 담은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며 “뛰어난 제조 역량과 글로벌 오퍼레이션 및 서비스망,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통해 확보한 버티컬 고객 네트워크 통해 전기차 충전 사업을 조(兆) 단위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번 이마트를 고객과 운영자 편의를 높인 충전기, 고도화된 관제 솔루션이 결합된 종합 충전 솔루션 공급을 대표 사례로 삼고 다양한 공간에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통해 시장 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관계자는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전기차 충전 분야에서 제조, 품질 및 사후관리(A/S), 공급망, 솔루션 역량을 토대로 국내를 비롯해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으로 전기차 충전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