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훈의 광고썰전 (155)] 요즘 넷플 뭐 ”봄” vs 요즘은 웨이브 “봄” 가을이 한창인데 뜬금없이 왠 “봄”타령?

신재훈 입력 : 2023.10.25 05:15 ㅣ 수정 : 2023.10.25 05:15

언뜻 보면 넷플 광고 자세히 보면 웨이브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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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요즘 넷플 뭐봄” 자막이 보인다.

 

잠시 후 중간에 “말고”라는 글자가 끼어들며 “요즘 넷플 말고 뭐봄?  Wavve(웨이브) 봄”이라는 자막과 함께 나레이션이 시작된다. 남궁민이 주연으로 나오는 연인의 한 장면이 보이며 “사극 액션 멜로 궁민 드라마”라는 자막이 나온다.

 

국민 드라마를 소리 나는 대로 읽은 “궁민” 드라마와 드라마 연인의 주인공인 남”궁민”을 재치 있게 연결했다. 뒤를 이어 “순옥드 더 매운맛으로 웰컴백 [7인의 탈출], 100억 납치 스릴러 [거래]” 등 한국 드라마들에 대한 소개가 이어진다.

 

한국 드라마가 다양하다는 웨이브의 강점을 “넷플로 부족한 한드 갈증 웨이브로 채움”이라는 카피로 잘 전달한다. “요즘은 웨이브 봄”이라는 캠페인 슬로건으로 광고는 마무리 된다.

 

OTT 경쟁이 넷플, 디즈니 등 글로벌 기업간의 경쟁에서 토종 기업인 웨이브의 가세로 점점 더 치열해 지고 있다.

 

웨이브 광고가 눈에 띄는 것은 TV를 도배하고 있고 더 나아가 “OO 뭐봄?”이라는 수 많은 패러디를 양산할 만큼 회자되며 유행어가 된 넷플 광고를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넷플 뭐봄”을 “요즘 넷플 말고 뭐봄”이란 질문으로 살짝 비틀어 넷플을 자극한다. 그리고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요즘은 웨이브 봄”으로 넷플을 패배자로 만든다.

 

또한 “요즘 넷플 뭐봄”은 넷플의 글자 수와 같은 두 글자인데 반해 “요즘”을 “요즘은”으로 표기하며 웨이브의 글자 수인 세 글자로 운율을 맞출 만큼 치밀하다.

 

웨이브 광고를 단순히 경쟁 브랜드의 광고 카피를 활용한 말장난 정도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크리에이티브 차원만이 아닌 치밀한 전략적 노림수가 있다.

 

후발 브랜드들이 흔히 택하는 전략이 바로 1등을 직접 공격하는 전략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1등과 경쟁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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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후발 브랜드가 No. 1 브랜드와 싸워서 이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시장 No. 1은 대부분의 소비자가 사용하는 제품으로서 그 제품 카테고리의 기준이며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같은 전략을 쓰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넷플의 광고 카피에 시비를 걸며 소비자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주목 받는 핫한 광고에 숟가락을 올려 놓음으로써 훨씬 효율적인 광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No. 1브랜드가 가진 약점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경우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웨이브는 한국 드라마에 강하다는 자신의 강점으로 넷플의 상대적 약점을 공격했다.

 

물론 재미있기만 하면 컨텐츠의 국적은 의미 없는 현재의 트렌드를 고려하면 과거 애니콜이 “한국 지형에 강하다”라는 컨셉으로 국내 휴대폰 시장을 석권했을 때만큼의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넷플과 싸우는 경쟁자의 모습으로 인식되어 화제의 중심이 될 수 있고 넷플을 위협하는 강력한 경쟁자로 포지셔닝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잘나가는 No. 1 브랜드를 활용한 무임승차인 것이다.

 

몇 달 후면 총선이다. 이러한 전략은 선거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존재감이 없는 후보들은 가장 지지율이 높은 1등 후보를 공격함으로써 1등과 경쟁하는 강력한 2등의 이미지를 얻거나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려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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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훈 프로필 ▶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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