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 실적 부진 속 갈린 최선호주…'브로커리지 vs 저밸류'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올해 3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들의 최선호주가 엇갈리고 있다.
다른 사업 부문 대비 양호한 실적을 보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를 주시할지, 부동산 우려 등으로 저평가된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을 갖고 있는 낮은 주가를 주시할지에 따라 애널리스트별로 다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상장 주요 증권사 5곳(미래에셋·삼성·키움·NH·한국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총합 7744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5308억원 대비 증가했으나, 직전 분기(8285억원)와 비교하면 6.53% 감소한 수준이다.
증권사 사업 부문 중에서는 대체로 브로커리지 분야가 호조를 보였으며, 투자은행(IB) 등 다른 사업 분야는 녹록치 않은 시장 환경에 실적이 좋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시되고 있다.
하나증권은 주요 5개 증권사의 전년 동기 대비 사업부문별 실적에 대해 브로커리지와 운용·기타 부문은 각각 31%와 24% 상승하고, IB는 10%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로커리지 부문은 올해 3분기 초까지 이어진 국내 증시 상승에 일평균거래대금이 증가한 효과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IB는 대규모 딜이 없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부진해 부정적인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초까지 국내 증시 상승이 이어져 일평균 거래대금이 증가했다며 "운용·기타 분야는 금리 상승에 따른 충당금 적립 및 보유자산 평가손실 반영이 이뤄지겠으나, 지난해 금리 급등 등에 따른 낮은 기저의 영향으로 실적 자체는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증권도 자사 담당 증권사 4곳(미래에셋·삼성·NH·한국금융지주)의 브로커리지 이익이 양호하겠으나, IB 관련 수수료 수익 둔화에 따라 전체 수수료 수익이 전 분기 대비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으나, 이미 리스크가 반영돼 현재 주가가 낮은 수준이고 일부 회사는 실적 추정치 하향에도 올해 예상 배당 수익률이 양호하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올해 3분기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 부진이 전망되는 가운데, 애널리스트별로 업종 내 최선호주에 대한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BNK투자증권은 키움증권(039490)을,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증권(016360)을 각각 최선호주로 꼽았다. 메리츠증권은 키움증권과 삼성증권 두 종목을 모두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은 올해 호조를 이어간 브로커리지 분야에 집중하고 있어 비교적 양호한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충당금 우려가 적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올 연말 배당 매력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배당수익률이 7%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또 키움증권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향후 3년간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 3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에 대해 "리테일 위주 실적이 양호한 점이 강점"이라며 "10월 초 일평균 거래대금이 축소됐지만, 향후 19조원까지 반등할 때 탄력적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KB증권과 현대차증권, 다올투자증권 등은 한국금융지주(071050)를 최선호주 자리에 올렸다.
한국금융지주는 현재 주가에 부동산 PF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되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및 해외부동산펀드 관련 리스크에 노출돼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에서 거래되는 대형증권사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 내년 중순 이후 리스크 해소 시점을 기다리는 전략을 볼 수 있다"며 "이에 해당하는 것이 한국금융지주"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