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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훈의 광고썰전 154

뉴진스의 아이폰 15 Pro SKT 광고 vs Zalando 광고 너무나 똑 같은 두 광고 원조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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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훈
입력 : 2023.10.18 05:15 ㅣ 수정 : 2023.10.18 05:15

브랜드와 모델만 다를 뿐 누가 봐도 같은 광고

 

 

[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빌딩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세련된 여성이 다른 여성에게 귓속말로 속삭이다.

 

장소가 바뀌어 극장에서 영화를 보던 남자가 옆에 있던 여성에게 또 다시 귓속말로 속삭인다. 빌딩 앞에서도 카페에서도 누군가가 옆 사람에게 계속 귓속말로 속삭인다. 한마디로 귓속말 릴레이다.

 

이 귓속말 릴레이의 마지막은 베이지 칼라 시트의 자동차 뒷자리에 앉아있는 뉴진스 멤버 둘이다. 이때 뉴진스의 나레이션이 흐른다.

 

“소문이 퍼지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아이폰을 만날 시간이 되었다는 것”

 

“뉴 아이폰 15 Pro / 쉿! / 메이드 인 티타늄” 뉴진스의 모든 멤버가 모여 마지막 멘트를 날린다. “뉴진스의 아이폰은 SK Telephone이다”

 

최근 온에어 된 뉴진스가 모델로 출연한 아이폰 15 Pro 광고, 더 정확히 말하면 아이폰을 판매하는 이동통신사인 SKT 광고다.

 

신제품이 나온다는 빵빠레 대신 딴 사람들은 모르게 속삭이는 귓속말이 오히려 더 자극적이고 호기심을 유발하게 만드는 아이디어의 참신함과 뉴진스의 이미지를 감각적으로 패셔너블하게 잘 표현 했다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 광고가 프라다 광고를 표절한 발란 광고에 이어 또 다시 표절 의혹을 사고 있다.

 

창작의 분야에서는 표절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광고 또한 예외가 아니다.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기에 창작을 하다 보면 비슷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의도된 결과건 우연의 결과건 제작자 본인은 분명 알고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패러디와 표절을 가르는 경계(기준)는 고의성, 다시 말해 의도했는가 아닌가이다. 많은 사람들이 원작을 알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원작을 활용한 것은 패러디, 원작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것을 전제로 원작을 숨기는 것은 표절인 것이다.

 

위 광고의 원작으로 추정되는(이 광고 또한 다른 광고를 표절하지 않았다고 확인할 수 없기에 추정이란 단어를 썼음) 광고는 4년 일찍 온에어된 독일에서 뜨고 있는 패션 온라인 쇼핑몰 Zalando 광고다.

 

 

조금 불량끼 넘치는 여성이 풍선껌을 불며 엘리베이터에 탄다. 엘리베이터에서 한 여성에게 속삭이고 그 여성은 다시 다른 사람에게 속삭인다. 이 귓속말 속삭임 릴레이는 엘리베이터에서 자동차 베이지색 시트 뒷자리에 앉아 있는 남녀로 다

시 운전자에게 그 운전자는 다른 차의 운전자에게 계속 속삭인다.

 

수영복만 입은 남자가 마트에서 우유를 한 병 꺼내 계산대로 가 종업원에게 속삭인다. 종업원은 마이크로 크게 방송하고 장소와 등장인물들이 바뀌며 귓속말 속삭임 릴레이는 계속된다. 심지어 교통사고가 난 터널의 사고 차 운전자가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출동한 경찰에게도 뭔가를 속삭인다.

 

그 동안 귓속말을 하던 모든 장면과 등장인물들이 빠르게 보여지며 소문이 삽시간에 퍼져 나갔음을 암시한다. 그 소문은 바로 2019년 봄/여름 상품이 입고되었다는 얘기다. 마치 아이폰 15 Pro 신제품이 출시 된다는 소문처럼…

 

두 광고의 차이는 제품의 차이, 모델의 차이, 상황의 차이 그리고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고 안 들리고의 차이가 전부다.

 

아이폰 15 Pro SKT 광고가 Zalando 광고를 참고만 했는지 대놓고 베꼈는지 혹은 정말 우연의 일치로 비슷한 아이디어가 나왔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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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백 번 양보해서 우연히 비슷한 생각을 할 수 있다 치더라도 그 많은 디테일들, 가령 엘리베이터 속 동일한 장면과 분위기, 앵글이 같은 귀에 대고 속삭이는 동작, 자동차의 베이지색 시트 뒷자리에 앉은 두 사람의 속삭임, 유사한 톤앤 매너와 분위기 등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과 돈을 들여 힘들게 만든 남들의 광고를 부분적인 참고를 넘어 통째로 베끼는 일들이 표절이나 도둑질이 아닌 레퍼런스라는 이름으로 용인되는 광고계의 풍토는 광고주, 광고대행사, 제작사 모두의 책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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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훈 프로필 ▶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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