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완 기자 입력 : 2023.10.13 05:00 ㅣ 수정 : 2023.10.13 05:00
현대차, 차량 상품성 세계 1위 토요타 능가하는 기업으로 평가 레거시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빠르게 전기차 체제로 탈바꿈 내연기관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모든 영역에서 경쟁차 크게 추월 전기차 디자인과 충전 기술 평가, 독일 벤츠 모델 크게 뛰어 넘어 차량 내구품질 조사에서 2년 연속 세계 1위 달성하는 기염 토해 현대차·기아, 2024년부터 미국 현지서 전기차 생산해 새로운 도약 꿈꿔 인도에서 활약하고 있는 외국 완성차 기업 중 현대차그룹 '넘버원' 굳혀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정의선(52·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이달 14일 취임 3주년을 맞는다.
2021년 10월 14일 그룹 회장직에 오른 정의선 회장은 그룹 계열사 성장에 주력했으며 특히 핵심 계열사 현대차와 기아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3' 자동차 업체로 발돋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끝난 후 전 세계에 불황의 그늘이 길게 드리워졌지만 현대차그룹은 열악한 환경을 뛰어넘어 놀라운 성적표를 거머쥔 것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 시장 조사업체 JD파워 조사 결과 완성차 판매량 세계 1위 기업 일본 도요타의 차량 상품성을 능가하는 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현대차는 레거시(범용) 완성차 업체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전기자동차로 탈바꿈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미국 완성차 기업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은 극심한 노조 반대로 아직까지 전기차 양산을 거의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벤츠, BMW 등 독일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 상품성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본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카 개발에만 전념해와 전기차 시장에서 전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비해 현대차는 미국 자동차 시장은 물론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사업 입지를 넓혀 진정한 글로벌 자동차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전기차 공장 건설을 추진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인도에서는 공장을 계속 늘려 14억2800만명이라는 세계 최다 인구를 보유한 유망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 2021년 매출 117조6106억원, 영업이익 6조6789억원 △2022년 매출 142조5275억원, 영업이익 9조8198억원 △2023년 매출 161조148억원, 영업이익 14조9096억원 등 해마다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각 사 차량 판매량 등 실적 자료를 취합하면 △도요타그룹은 지난해 1048만대를 판매했으며 △폭스바겐그룹 848만대 △현대차그룹 684만대 순이다.
이어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도요타그룹 542만대 △폭스바겐그룹 444만대 △현대차그룹 365만대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도요타가 세계 1위에 올랐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도요타그룹은 전기차 양산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전동화 사업 육성에 크게 뒤쳐진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레거시 완성차 기업 가운데 폭스바겐그룹만이 유일하게 현대차그룹과 경쟁하는 양상이다.
배터리·전기차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에서 주로 활약하는 중국 기업과 전기차만 제조하는 미국 자동차 업체 테슬라를 제외하면 올해 상반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생산량은 △폭스바겐그룹 28만8000대 △스텔란티스그룹 23만7000대 △현대차그룹 25만3000대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그리고 하이브리드 차량 등 모든 영역에서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이는 도요타, 벤츠 등 기존 강자들과 차별화되는 대목이며 현대차의 뛰어난 상품성 덕택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독일에서 진행된 ‘2024 올해의 독일 차(2024 German Car Of The Year)’에서 전기차 기아 EV9과 현대차 아이오닉 6가 각각 럭셔리(Luxury) 부문, 뉴 에너지(New Energy) 부문에 선정되는 쾌거를 일궈냈다.
올해의 차 선정은 신차 48대를 선정해 완성차 전문 심사위원단 38명이 평가해 신뢰도가 높다.
게다가 아이오닉 6는 독창적인 디자인과 뛰어난 충전 기술 등에서 호평을 받아 벤츠 EQE 모델 평가를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제품이 바야흐로 독일 차량 상품성을 능가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온 셈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발표한 ‘2023년 내구 품질조사’에서 완성차그룹 기준으로 현대차는 2년 연속 1위를 달성해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 역량을 인정받았다.
내구품질조사는 차량 구입 후 3년이 지난 고객을 대상으로 184개 항목에 대한 내구품질 만족도를 조사한 뒤 100대당 불만 건수를 집계한다.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만족도가 높다는 뜻이다.
현대차그룹은 160점을 기록해 가장 낮은 불만 건수를 기록했으며 △도요타 163점 △GM 165점이다.
■ 미국·인도에서 차량 생산설비 늘려 거대시장 공략 가속페달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난 현대차그룹은 미국과 인도 등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21년 8월 신규 자동차의 50%를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로 전환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러한 미국정부 방침에 발맞춰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전기차 라인업(제품군)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그룹 역시 해외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는 등 설비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유진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기존 미국 조지아주(州) 완성차 공장을 일부 개조해 신형 전기차 모델을 일찍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뿐만 아니라 조지아주에 건설되는 전기차 전용공장 'HMGMA'는 당초보다 일정을 앞당겨 2024년 10월 준공한 후 전기차 생산에 나설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차량을 생산해야 IRA규제 준수 등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현재 미국에서 대량양산 체제를 갖춘 기업은 테슬라가 유일하고 GM, 포드 등은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 파업 여파로 공장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에 따르면 미국 완성차 시장의 평균 재고 일수는 60일이며 기아는 35일, 현대차는 56일로 평균보다 일수가 낮다. 이는 현대차·기아의 차량 수요가 그만큼 뛰어다는 얘기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가 2024년부터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면 미국내 탄탄한 수요에 힘입어 또 한번 도약을 일궈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올해 초 IRA가 시행되면서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시장점유율(M/S)은 5%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리스를 통한 전기차 법인판매 증가와 각종 프로모션 등을 통해 최근 현대차그룹은 미국내 전기차 M/S가 10.2%를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세계 1위 인구 국가인 인도에서도 현대차그룹의 사업 확장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8월 GM 인도법인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했다. 현대차는 이번 인수를 통해 인도에서 M/S를 늘리는 한편 전기차 수요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올해 초 인도 첸나이 공장 생산능력을 연간 75만대에서 82만대로 늘렸다. 이에 더해 탈레가온 공장은 연 13만대 수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