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필리핀, 아닐라오 3-8, 'Ligpo Pinacle' 다이빙서 만난 바다뱀 이야기
[필리핀 아닐라오/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Ligpo Pinacle”에서의 다이빙은 수면에서는 약간의 파도가 있었지만 바다속에서는 조류가 없던 만큼 편안하게 다이빙을 즐길 수 있었다. 아래로 내려 가면서 처음 본 녀석은 흰동가리. 다이빙할 때마다 보는 녀석이지만 늘 귀엽고 반갑다.
앞으로 전진하는데, 윤 교수가 어느 방향을 가리킨다. 그쪽을 바라보니 바다뱀이 산호 사이로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카메라를 바다뱀 쪽으로 향했는데, 녀석의 동작이 너무 빨라서 바다뱀 머리까지 깨끗하게 촬영하지는 못했다(사진 우측이 뱀 머리 부분이다).
바다뱀은 입이 작아서 사람같이 큰 물체는 잘 물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 녀석의 독은 방울뱀보다 10배나 강하다고 하는데, 아무리 입이 작아도 자기가 위급할 때는 사람이고 뭐고 문다고 하니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필자는 곰치나 바다뱀을 촬영할 때는 거리를 두고 촬영한다.
다이빙 강사들의 말을 들어보면 이 녀석은 호흡을 하기 위하여 주기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가는데, 가끔은 수심 5m에서 안전정지 중이거나 수면에 있는 다이버들 쪽으로 바다뱀이 향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럴 경우에는 다이버 쪽으로 오지 말라고 바다뱀에게 얘기할 수도 없고 난감하다고 하는데, 필자는 오끼나와에서 안전정지 중에 저 멀리(약 7~8m 정도 거리에서) 바다뱀이 수면으로 올라가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때는 그 녀석이 올라가는 방향이 우리 일행과는 관계가 없고 위협이 되지 않기에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잠시 앞으로 전진하자 산호 사이에서 트럼펫 피쉬가 보인다. 이 녀석은 긴 막대기(또는 트럼펫)처럼 생긴 특이한 모양의 물고기인데, 보통 40~60cm, 최대 80cm까지 자란다고 한다. 몸의 색상은 주변 환경에 따라서 어두운색, 황색, 줄무늬 등 다양하게 변한다고 하는데 필자는 이제까지 다양한 색을 띤 각각의 트럼펫 피쉬를 모두 관찰했다.
잠시 후에는 쏠종개 무리가 보인다. 미꾸라지나 산메기와 유사하게 생긴 이 녀석들은 무리지어 몰려 다니는데, 그 움직임이 매우 역동적이라서 한참동안 눈길을 주게 된다.
이어서 나비고기 무리가 보인다. 이 녀석들은 동작이 무척 빨라서 촬영하기가 힘든데 이날은 운 좋게도 세 마리가 한 프레임에 잡혔다. 사진 왼쪽 상단에 ‘흑점 꺼끌복’이 보인다. 수심 깊이 내려가자 배추잎 같은 산호가 보이는데 영어 명칭은 Lettuce Leaf Coral(상추잎 산호)이다. 영어권에서는 이 산호가 상추잎 같이 보이는가 보다. (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