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3.10.14 07:20 ㅣ 수정 : 2023.10.14 07:20
삼성·키움증권, 구독자 150만명 돌파 미래에셋증권 130만명대로 바짝 추격 길거리 인터뷰 등 '소프트 콘텐츠' 출시 시장 전망 라이브 스트리밍도 지속 강화 잠재 장기고객 '젊은 투자자' 포섭 노력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삼성증권과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3개 증권사가 업계 '콘텐츠 리더'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주식시장 분석을 통해 '개미' 고객을 잡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투자 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젊은 고객층을 잡기 위해 이들의 취향에 맞춘 가벼운 콘텐츠들도 지속적으로 개발 및 출시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구독자가 가장 많은 증권사 유튜브 채널은 삼성증권의 '삼성 팝'(Samsung POP)으로 총 153만명을 기록했다.
그 뒤를 키움증권의 '채널K'가 152만명으로 바짝 뒤쫓고 있으며, 3위인 미래에셋증권의 '스마트머니'는 136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사 유튜브 중 구독자 수 100만명을 넘긴 채널은 삼성증권과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3곳뿐이다.
조회수 기준으로는 개설연도(2007년)가 가장 오래된 삼성 팝이 약 1억6400만회로 1위를 기록했으며, 이어 △미래에셋증권 (2014년 개설, 약 1억5500만회) △키움증권 (2013년, 약 7800만회) 순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구독자 상위 3개 증권사들은 공통적으로 리테일(소매금융) 분야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 기준 키움증권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9.6%를 차지해 선두에 올랐고,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도 각각 9.7%와 8.1%로 상위 5위권에 포함됐다.
해당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사업 비중이 큰 만큼, 개인투자자를 포섭하고자 유튜브를 통해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거의 매 영업일마다 진행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마켓 셰프(Chef) △리서치톡 △텍톡(Tech Talk) 등의 제목으로 업종별 특화 스트리밍을 실시하고 있으며, 미래에셋증권은 매일 개장 전 '글로벌모닝브리핑'을 통해 미국증시 브리핑과 국내 증시 전망을 내놓고 있다.
키움증권도 '키움브리핑'을 통해 주식시장 전망을 제시하고 있으며, 매주 수요일마다 이주현 블루드림리서치 대표를 초청해 '이주현의 수요라이브' 스트리밍을 게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시장 전망 콘텐츠뿐만 아니라, 흔히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와 '잘파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자)처럼 주식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젊은 고객층을 타겟으로 삼아 쇼츠 인터뷰 등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소프트 콘텐츠'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소프트 콘텐츠로 △투자심리 토크쇼 '아이 라이크(I Like) 댓' △일반인 대상 무작위 퀴즈 인터뷰 '삼성증권이 쏜다' 등을 출시했다.
또 지난 3월에는 잘파세대의 주요 콘텐츠 소비 플랫폼 중 하나인 '틱톡'에 공식 채널을 개설했다. 해당 채널에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활용한 버톡커(버추얼 틱톡커)인 '이서치'를 통해 자사 리서치를 요약하는 '리서치톡'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여의도 증권가를 돌아다니며 투자와 관련해 길거리 시민들의 생각을 묻는 '여의도 증권가 것들'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게시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것들 시리즈는 론칭한지 한 달 만에 누적 조회사 50만회를 넘기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연금을 주제로 한 웹드라마 '우리들의 미래'를 출시했다. 미래에셋증권 웹드라마의 세 번째 시즌인 해당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연금에 대해 더 쉽게 전달하고자 주변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뤘다.
우리들의 총 5화 분량으로 제작된 웹드라마 우리들의 미래는 추후 인공지능(AI) 번역 기술을 적용해 영어와 베트남어 등 다양한 외국어 자막이 달릴 예정이다.
이 같은 소프트 콘텐츠에 힘입어 증권사 유튜브를 구독하는 젊은 시청자도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기준 삼성 팝의 콘텐츠 조회수 중 34세 이하 시청자 비중은 33.5%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초(21.8%) 대비 11.7%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채널K의 조회수 기준 연령별 비중에서 만 34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로 20%선을 돌파했다. 특히 18~24세 시청자 중 여성 시청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구독자 상위 증권사 외에 다른 증권사들도 소프트 콘텐츠를 지속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NH투자증권은 유튜브 채널 '투자로그인'을 통해 연애 예능 프로그램인 '영끌로맨스'를 제작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시드머니인 다이아몬드를 운용해 데이트권을 획득하거나 가치관 포트폴리오로 상대방의 첫인상을 선택하고 연애고수와 투자고수 패널이 이를 분석하는 등 기존 연애 예능과 차별화를 시켰다.
신한투자증권은 '알파TV' 채널을 통해 산업현장에서 근무하고 투자를 위한 시드머니를 모으는 산업 체험 프로그램 '개꿀알바대작전' 등의 프로그램을 게시하고 있다.
유튜브 등 뉴미디어의 출현으로 투자자들이 여러 채널에서 정보를 취득할 수 있게 된 가운데, 증권사들도 자사의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젊은 투자자들의 경우 한번 정착하면 장기 고객층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큰 만큼, 이들의 취향에 맞춘 소프트 콘텐츠도 지속 개발 및 출시한다는 전략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에 진행하던 투자 정보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컴플라이언스 등 제약되는 요소가 많아 콘텐츠를 다양화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증권사의 본질인 시장 분석 콘텐츠를 강화하는 동시에, 소프트 콘텐츠를 활용해 여러 계층의 고객을 포섭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