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하이투자증권은 27일 미국의 ‘매파적(긴축 선호)’ 기준금리 동결 이후 국채금리가 급등한 상황과 관련해 약 10년 전 일어났던 ‘긴축 발작 리스크’ 재현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의 메시지는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을 상회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에 대한 긴장감을 준 것이 분명하다”며 이 같이 분석했다.
박 연구원이 언급한 긴축 발작 리스크는 2013년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신흥국의 통화·채권·주식 가격이 급락한 트리플 약세 현상이다.
박 연구원은 “2013년 당시는 초완화적 통화정책에 익숙했던 금융시장이 갑작스런 통화정책 출구 전략 언급에 발작한 것이지만 현재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 국면”이라면서도 “고금리 장기화와 이에 따른 달러화 강세 현상은 글로벌 자금의 안전자산 선호를 강화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2013년 긴축 발작 당시 미국 10년 국채금리는 단기 급등 양상을 보이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었지만 현재는 지난해 초부터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경제와 금융시장이 고금리에 익숙해진 측면은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번 9월 FOMC 회의 전후로 속등하는 금리는 시장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2013년 긴축 발작에도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이 충격을 소화할 수 있었던 원인 중에 하나는 중국 경기의 역할”이라며 “반면 최근에는 부채 리스크에 따른 중국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면서 경기 둔화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3년 긴축 발작 당시와 비교하면 미 연준의 통화정책 측면에서 일부 차이점이 있지만 현재 상황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미 국채 금리의 추가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긴축 발작 리스크가 재연될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이같은 전망의 근거로 국내 국채금리가 미국 국채와 연동해 상승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도 연고점을 경신하고 주가, 채권 가격 및 원화 가치가 동반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가시화된 점을 지목했다.
박 연구원은 “수출 개선 지연과 부채 리스크로 경기 회복 모멘텀이 약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음은 당분간 트리플 약세 리스크를 경계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라며 “특히 중국 경기 개선 혹은 금융시장 안정을 단기간에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위안화의 추가 약세가 확대될 경우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리스크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긴축 발작 리스크가 현실화 혹은 확산될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미국 국채 금리의 추가 상승시에는 긴축 발작 리스크가 가시화될 여지가 있다”며 “미국 국채금리의 안정 여부를 좀 더 주시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