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 사례분석] KB금융, ESG 금융 규모만 46조원으로 지속가능성장경영 선두 주자 굳혀

유한일 기자 입력 : 2023.09.30 05:47 ㅣ 수정 : 2023.10.02 07:36

용퇴 앞둔 윤종규 KB 회장의 ESG리딩 뱅크 전략, 뚜렷한 결실 맺어
'2022 우수 기업 시상식'서 974개 상장사 중 ESG부문 대상 단독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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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경영 및 투자는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다. 하지만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ESG경영 주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ESG 경영 '사례분석'을 통해 실체적 평가를 시도한다. 이 기사는 뉴스투데이와 ESG센터 공동기획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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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뉴스투데이 DB]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국내 금융지주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금융 관련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사회적 책임 투자를 목적으로 한 ‘ESG 채권’ 발행 확대로 지속가능 분야에서 금융의 역할을 다하는 게 눈에 띈다. 

 

4대 금융지주 중에선 KB금융지주의 ESG 채권 발행 성적표가 가장 두드러진다. 지난해 누적 ESG 채권 발행액을 전년 대비 30% 가까이 늘렸다. 여타 금융지주들과 비교해도 ESG 채권 발행 증가세가 빠르다. 

 

KB금융은 이런 성과에 힘입어 한국ESG기준원의 평가에서 ‘A+ 등급’을 획득했다. 매우 우수한 지속가능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평가다. 9년 동안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용퇴를 앞두고 보람 있었던 성과로 ‘ESG 경영’을 꼽았다. 

 

윤종규 회장은 ESG 리딩뱅크를 외치면서 드라이브를 걸었고, 지난 해 기준 ESG금융 규모를 46조원으로 끌어올렸다.  KB금융의 ESG상품·투자·대출 잔액은 32조2000억원, ESG 채권 발행금액은 13조8000억원이다.

 

■ ‘업계 최초’ ESG 채권 발행한 KB금융, 누적액 13조8000억원 기록···1년 만에 30% 늘어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지난해 ESG 채권 발행 금액은 총 13조8000억원으로 전년(10조7000억원) 대비 28.9% 증가했다. 종류별로는 지속가능채권이 9조5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소셜본드와 그린본드가 각각 3조2000억원, 1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ESG 채권은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 등 ESG 활동에 자금 조달 목적을 맞춘 채권이다. 발행 목적에 따라 사회적채권(소셜본드)과 녹색채권(그린본드)로 나뉜다. 이 두 가지 목적이 혼합된 건 지속가능채권으로 분류된다. 

 

KB금융은 지난 2020년 10월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ESG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현재는 KB국민은행·KB증권·KB손해보험·KB캐피탈 등의 계열사가 ESG 채권 발행에 나서며 그룹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7억 달러와 5억 유로의 외화 ESG 채권을 발행했고, KB손해보험은 2860억원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KB캐피탈 역시 2900억원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KB금융이 발행한 ESG 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은 모두 녹색채권 관리체계에서 정의하는 친환경 및 사회적 프로젝트에 사용된다. 아동 노동 착취나 무기, 화석연료 등과 관련된 프로젝트는 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 

 

ESG 채권은 발행 목적이 명확한 만큼 용도에 맞게 쓰이는지 관리가 필요하다. KB금융은 환경 개선 목표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부합하는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내부 대출 심사 기준을 충족하는 프로젝트를 선별하고 있다.

 

KB금융의 한 관계자는 “녹색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프로젝트에 직접 투자, 대출 등의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ESG 경영을 선도하기 위해 ESG 채권 발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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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ESG 금융 상품. [사진=KB금융지주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갈무리]

 

■ ESG 상품·투자·대출은 32조원···“2050년까지 50조원 목표”

 

금융사가 탄소 저감 등 친환경 정책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은 관련한 대출과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기업들이 보다 원활하고 효과적이게 ESG 경영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유동성을 공급하고, 각종 친환경 프로젝트에 직접 투자해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설명이다.

 

KB금융은 ESG 금융 상품을 목적 및 대상에 따라 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와 3개 분야를 통합한 ESG 통합 금융 상품으로 나눠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ESG 상품·투자·대출 규모는 32조2000억원으로 전년(25조1000억원) 대비 28.2% 증가했다. 

 

일례로 국민은행은 ‘KB Green Wave_ESG 우수기업대출’을 통해 ESG 평가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에 금리·한도 우대혜택을 제공한다. 해당 평가를 충족하지 않아도 지속가능연계대출 방식으로 대출 기업의 ESG 경영을 지원한다. 지난해 말 기준 이 상품의 대출 잔액은 7553억원으로 나타났다.

 

ESG 관련 투자도 활발하다. KB금융은 신안 지도읍 일대에 총 150MW 규모의 태양광발전 시설을 건설 및 운영하는 사업에 투자했는데, 국민은행이 총 투자비 3196억원 중 2748억원을 주선하고 600억원을 약정했다. 

 

KB금융은 이같은 ESG 경영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ESG 상품·투자·대출을 50조원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규모 증가에 따라 성장률 자체가 조금씩 둔화될 것을 고려해도 충분히 달성 가능할 목표라는 평가다. 

 

KB금융의 한 관계자는 “ESG 금융 상품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금융을 확대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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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한국ESG기준원 ESG 평가 등급. [표=뉴스투데이]

 

■ 4년 연속 통합 A등급 받아, 업계 최고 수준 ···974개 상장사 중 ESG경영 단독 1위 올라 

 

KB금융은 한국ESG기준원이 실시하는 ESG 평가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 전 부문 및 통합 ‘A+’ 등급을 4년 연속 받았다. 옛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서 이름을 바꾼 한국ESG기준원은 국내 최고 권위의 ESG 평가 기관이다. 

 

지난해 한국ESG기준원이 총 772개사를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통합 ‘A+ 등급’을 받은 건 5개사(0.6%)에 불과하다. 전년(14개사)에 비해 9개사가 줄어들었는데 KB금융은 자리를 지켜냈다. 

 

특히 KB금융은 한국ESG기준원의 ‘2022 우수 기업 시상식’에서 ESG 부문 ‘대상’에 단독 선정되기도 했다. 총 974개의 상장사 중에서 ESG 경영 단독 1위에 오른 것이다. 금융 뿐 아니라 전(全) 산업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라는 점을 고려할 때, KB금융은 지속가능경영의 선두주자 위치를 굳혔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한국ESG기준원은 “KB금융이 전사적 차원의 ESG 경영 전략 및 대응 체계 구축을 통한 지속가능 금융 실현의 모범적 사례를 구현했다”며 “사회 책임 경영을 위한 체계적·구체적 전략 수립 및 우수한 위험 관리 체계 확립으로 선도적 ESG 경영을 이행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2014년 11월 취임 후 9년 만에 용퇴를 앞둔 윤종규 회장은 그동안 이룬 경영 성과 중 하나로 ESG를 꼽았다.  그동안 윤 회장은 대내외서 KB금융의 ESG 경영 고도화 및 위상 강화를 이끈 인물로 평가받아왔다.

 

윤 회장은 지난 25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그린트랜스포메이션은 ‘넷 제로(Net Zero) 2050’로 대변되는 탈(脫)탄소화 부분에서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것인데, KB금융이 ESG 경영에 대해 나름 역할을 해왔던 점도 보람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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