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올해 문닫은 중소·중견 건설사, 370곳…하반기 유동성 위기 벗어날까
PF시장 경색으로 자금확보 쉽지않아
"저조한 분양여건 이어질 가능성 커
위험축소 상당한 시간 걸릴 듯"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건설경기가 최악을 달리는 가운데 중소·중견 건설사를 중심으로 폐업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악성 미분양이 해결되지 못한 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으로 유동성까지 막히면서다. 업계는 건설사들의 PF 위험이 해결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들어 폐업한 종합건설사는 370곳에 달한다. 이는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지난해 전체 폐업 362건과 비교하면 폐업 속도가 가팔라 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건설사들은 주택 사업에 쉽사리 나서지 못하는 모양새다. 올해 1~7월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20만7278가구로 1년 전(29만5855가구) 대비 29.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인허가는 17만8209가구로 24.9%, 단독·다세대 등 비아파트 인허가는 2만9069가구로 50.3% 급감했다.
착공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1~7월 전국 주택 착공 물량은 10만2299가구로 전년(22만3082가구) 대비 54.1% 감소했다. 수도권 착공이 5만3968가구로 53.7%, 지방은 4만8331가구로 54.6% 줄었다.
문제는 하반기 전망도 좋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는 '건설산업 2023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 보고서'에서 하반기에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저조한 분양여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신규 현장의 사업성 저하, 금융시장의 투자심리 악화 등으로 인해 건설사들의 PF 위험이 축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신용이 낮은 중소형 건설사의 경우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이 쉽지 않아 상당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수의 중소건설사는 이미 증가한 공사비와 지연된 공기로 인해 투입공사비가 예정공사비에 비해 훨씬 커져 손실이 크게 확대된 상태"라며 "그런 와중에 금융기관들의 대출 거절로 인해 유동성 위기까지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지훈 한신평 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의 PF 보증규모는 분양경기 저하에 따른 기존 우발채무 해소 지연과 추가적인 신용보강 제공 등으로 올해 들어서도 쉽게 줄어들지 못하고 있다"며 "여기에 PF 보증 중에서 상대적으로 위험수준이 높은 미착공 사업장에 대한 금액이 여전히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점도 잠재적 불안요소"라고 분석했다.
이어 "경기 호조기에 축적한 재무여력과 정부 및 계열의 자금조달 지원, 최근 일부 지역의 분양여건 개선 등이 건설사들의 등급 하향속도를 다소 완화하고 있으나, 산업 전반의 신용도 안정화로 이어지기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라며 "주택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이 지연될 경우, 현재 주로 중견 이하 건설사들이 직면하고 있는 신용위험이 점차 상위 건설사로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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