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 수요둔화①] ARM 상장 반짝 효과, TSMC 공급사들에 장비납품 연기 요청
소프트뱅크 보유 반도체 설계업체 ARM의 성공적 뉴욕증시 상장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반도체 전망 우울,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 장비 공급업체들에 납품 연기 요청
모바일과 테블릿 애플리케이션의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이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하면서 반도체주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향후 반도체 수요 둔화를 우려해 공급업체에 장비납품 연기를 요청했다는 소식에 반도체 전망이 다시 어두워지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7만전자 회복과 함께 일각에선 9만전자 복귀도 점쳤지만 3분기 실적반등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청천벽력같은 전망에 반도체주 전반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소프트뱅크가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는 모바일과 테블릿 애플리케이션의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이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상장 첫날 급등했다. 주가는 당일 공모가 51달러보다 25% 가량 올랐고, 상승세는 15일에도 이어졌지만 상승폭이 크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올해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의 성공적인 상장은 침체에 빠진 빅테크뿐 아니라 반도체 관련주에도 훈풍을 가져다줄 것이란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15일 뉴욕증시에서 암은 개장초 전장보다 8.51% 오른 69달러로 70달러 벽을 단숨에 넘을 분위기였지만 상승폭이 줄어들면서 장중 마이너스로 돌아서기도 했다. 15일 프리마켓에서 17% 가량 올랐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암의 성공적 뉴욕증시 입성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전망은 밝지 않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수요 둔화를 우려, 공급사들의 장비 납품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수요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주요 공급사에 최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납품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TSMC가 공급업체들에 장비 납품 연기를 요청한 것은 회사가 비용을 통제하기 위한 선제적 움직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향후 반도체 수요전망이 그만큼 밝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TSMC는 이번 결정과 관련된 로이터통신의 질의에 “시장 소문에 대해선 답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시장은 복합적인 요인으로 TSMC가 향후 반도체 시장을 보수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3.6%)를 웃도는 3.7% 증가율을 나타낸데다, 중국 경기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점, 그리고 최종 시장의 수요둔화 등이 어우러져 TSMC가 고객사들의 재고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TSMC가 최근 숙련 인력 부족 등 문제가 불거져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 첫 가동을 2025년으로 1년가량 늦추기로 한 것도 반도체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TSMC의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 부진을 반영해 신제품 가격을 동결한데 이어, 이달 초에는 중국이 중앙정부 공무원들에게 업무용 기기로 아이폰 사용을 금지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향후 애플 판매에 먹구름이 몰려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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