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CPI 발표 앞두고 인플레 공포 다시 고개, 10% 오른 유가에 촉각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3일(현지시간) 발표되는 가운데 가파르게 오른 유가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8월 CPI가 전달보다 0.6% 올라 작년 6월(1.2%) 이후 14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13일 8월 CPI를 발표한다. CPI 공식 발표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8월 중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오른 점을 고려하면 8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6% 오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유가상승이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개장초 전장보다 1.96% 오른 배럴당 88.9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전장보다 1.65% 오른 92.14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휘발유가격의 경우 8월중 10% 가까이 올라 주택과 식료품, 에너지 비중이 높은 CPI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8월 CPI가 전달보다 0.6% 올라 지난 7월의 0.2% 상승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6월(1.2%)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3.6% 올라 7월의 3.2% 상승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이 맞는다면, 지난 5월(4.0%) 이후 최대를 기록하는 셈이다.
다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달보다 0.2% 오르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4.3%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7월의 경우 전달보다 0.2% 올랐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4.7% 올랐었다.
7월 CPI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3.2%로, 시장의 예상치(3.3%)를 살짝 밑돌면서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안겨준 바 있다.
물가상승률은 6월보다는 높았지만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시그널을 주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6월에는 CPI 증가율이 3.0%였다. 7월 CPI 증가율은 6월보다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난 6월 CPI 증가율이 직전 5월(4.0%)에 비해 워낙 낮았던 점을 고려하면, 그리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였다.
미국 CPI는 작년 6월 9.1%로 41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이후 줄곧 상승률이 둔화돼 왔다. 작년 6월 역대급 물가상승률에 놀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이 고강도 금리인상에 착수하면서 물가상승률은 빠르게 안정화를 찾아갔던 것이다.
8월 CPI가 시장의 예상대로 3.6% 상승으로 나타날 경우 연준의 금리결정에 어떤 여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월 CPI 결과와 상관없이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오는 19~20일(현지시간) 열리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재 5.25~5.5%인 금리를 건드리지 않고 동결할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연준이 9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한다고 하더라도 11월 FOMC에서는 다른 결정을 내릴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CNN비즈니스는 연준이 11월 회의에서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연준이 11월 회의에서 최대 0.5%P를 올릴 수 있다고까지 예상한다.
다만 연준 내에서 여전히 매파적 시각이 우세한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인플레이션 못지 않게 최근 미국경제가 급속도로 식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시그널이 잇달아 나오고 있는 점은 연준도 쉽게 무시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