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미술' 융합 마케팅 펼치는 증권가…고급화 전략 박차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증권업계가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예체능과 융합한 마케팅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고액자산가 고객 확보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는 것으로 해석된다.
■ 골프 열풍 불고 있는 증권가 마케팅 전략…후원부터 레슨까지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 5일과 8일 이틀간 대전과 서울에서 프리미어 골프 솔루션 레슨 이벤트를 개최했다.
프리미어 이벤트는 골프 나가기 좋은 계절인 가을을 맞아 레슨 경험이 풍부한 임진한 프로의 전문적인 레슨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레슨에는 임 프로뿐만 아니라 인기코징 프로인 △이주일 프로 △서유정 프로 △박아름 프로 △전지선 프로 등도 함께 참석해 고객이 원하는 골프 클럽별 집중 레슨을 진행했다.
고객들은 드라이버와 아이언·우드, 어프로치 중 원하는 레슨을 받은 후 점검받는 시간을 가졌고, 이를 통해 클럽 선택에 대한 조언과 다양한 필드 노하우 등이 전수됐다.
이홍구 KB증권 WM영업총괄본부장은 "미디어를 통해서만 볼 수 있던 골프레슨의 대가에게 직접 레슨을 받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며 "KB증권은 앞으로도 고객이 원하는 바를 파악해 골프를 비롯한 다양한 이벤트로 고객 맞춤 행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은 지난 5월에도 영리치(Young Rich) 고객들을 위한 '더 어프로치' 골프레슨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해당 레슨에는 박진이 프로를 포함한 여러 프로골퍼들이 일일 강사로 참여했다.
골프를 이용한 마케팅은 KB증권 외에도 많은 증권사들이 활용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프로 골프단을 운영해 각종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NH투자증권 골프단에는 현재 총 5명이 소속돼 있으며, 그중 박민지 프로는 지난 시즌 6승을 차지하며 상금 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월 금융자산 100억원 이상 슈퍼리치 고객을 위한 프리미엄 금융 서비스 'GWM 패밀리오피스'를 론칭했다. 패밀리오피스에선 골프나 예술 등 관심 분야와 연계한 프라이빗 행사 외에도 회사 경영 및 승계에 관한 컨퍼런스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VIP 고객을 위한 '프로골퍼 지원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황율린 프로가 리테일과 투자은행(IB) 등 부문별 VIP 고객들에게 무료로 필드 및 실내 골프 레슨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현대차증권 임직원과 VIP 고객, 프로골퍼가 한 팀을 이뤄 실시한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1월부터 마케팅 차원에서 고진영 프로와 유해란 프로, 안나린 프로를 후원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 금융에 미술 접목한 마케팅 활발…토큰증권 기대감 반영
증권가의 '고급화' 마케팅은 골프뿐만 아니라 미술 분야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는 이달 25~26일 양일간 금융투자와 아트테크를 콜라보한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세미나는 금융과 아트테크 두 파트로 나뉘며, 금융 부분은 '9월 자산배분전략과 유망 투자자산 소개'를 주제로 정윤석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 수석매니저가 진행한다. 정 매니저는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이해와 투자 아이디어를 함께 소개할 계획이다.
아트테크 세미나는 고려청자의 아름다움을 계승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세창도예연구소의 김세용 명장(대한민국 명장 349호)을 초빙해 진행된다. 2002년 대한민국 명장에 선정된 김 명장의 작품은 현재 청와대뿐만 아니라 영국 왕궁과 달라이 라마 왕궁, 이태리 로마 국립동양박물관 등에도 소장돼 있다.
아트테크 세미나 큐레이션은 갤러리몸 대표인 김손비야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겸임교수가 진행하며, 작품에 대한 토큰증권(ST) 컨설팅은 사물인터넷(IoT) 기반 플랫폼 개발 전문 기업 엠알오커머스가 지원한다.
앞서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는 지난달에도 아트테크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당시 세미나는 신무릉도원 시리즈를 그리는 국내 미술학 박사 1호 왕열 작가가 초빙됐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WM강남파이낸스센터는 매월 새로운 콘텐츠로 VIP 고객에게 다가가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에는 KB증권이 거장들의 미술작품을 영화관에서 관람할 수 있는 '뮤즈를 만나는 시간 앳 더 시네마' 행사를 진행했다.
'뮤즈를 만나는 시간' 행사는 수많은 명화의 소재가 된 그리스 로마 신화의 12신에 대한 해설과 일리아드와 오딧세이의 모험담을 곁들여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유명 미술관들의 작품과 예술의 역사를 전문가의 해설을 통해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진행됐다.
해당 행사에는 고객들뿐만 아니라 KB증권 임직원들도 참여해 직원들의 문화 소양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고객과의 공감대도 형성할 수 있도록 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문화 특화 종합자산센터'를 주제로 강남지역 챔피언스라운지 금융센터를 개관했다. 미술품 전시회와 아트펀드 강연, 인문 교양 세미나 등을 개최하며 VIP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
강남지역 5개 지점을 통합해 2020년 출범한 챔피언스라운지는 올해 3월 세계미술감정저작권협회가 함께 프라이빗 미술 전시회 '유진갤러리'를 운영하기도 했다. 또 강남구청에서 주관하는 예술경연 및 전시행사인 '아트프라이즈 강남 로드쇼'에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참여한 바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업에 기반한 서비스도 차별성을 두고는 있지만, 극적인 다양성을 주기는 쉽지 않다"며 "고객 기반 경영 기조를 지속하기 위해 증권 외적인 부분에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