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모듈러 주택' 한계 뛰어넘은 현대엔지니어링, 미래창조기업 속도
'마의 13층’ 한계 넘은 고층 모듈러 주택 용인에 준공
고층 건설 위한 특허 출원…실내 시공 등 네가지 방식' 적용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모듈러 사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창조하는 기업으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모듈러 주택의 고층화는 물론 중대형 평수화 등 모듈의 한계였던 공간 활용성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고층 모듈러 건축 구조 및 접합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모듈러는 주요 구조물과 건축 마감 등을 포함한 모듈러 유닛을 공장에서 제작한 후 현장에서 조립해 건물을 짓는 공법을 말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출원한 특허는 번들형 기둥과 내진·내화 H형강을 구조 형식으로 활용한다는 것과 네 가지 종류의 모듈러 골조 접합 방식을 고안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무엇보다 이번 특허는 크게 2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먼저 번들형 기둥으로 모듈러 주택의 공간 활용성을 높인 것이다. 현재 모듈러 공법은 10평(33㎡) 수준의 소형주택에만 적용되는 게 일반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기존의 단일 기둥 방식이 아닌 번들형 기둥을 도입해 모듈러 주택의 평형수를 넓히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
번들형 기둥은 소형 기둥 여러 개를 천장보와 바닥보 사이 벽체 내부에 다발로 묶어 시공한 것을 말한다. 단일 기둥 방식에 비해 실내 공간을 더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기술을 고도화할 경우 모듈러 주택을 중대형 평형까지 넓히는 게 가능하다.
또 현대엔지니어링은 기둥의 내진·내화 성능을 높여 13층 이상의 고층에 지어지는 모듈러 주택의 내화구조를 강화했다. 현재 건축법상 건축물에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일정 시간 이상 무너지지 않고 버텨내야 하는 내화구조가 요구된다.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1~3시간까지 화재를 버텨내야 한다. 특히 12층을 초과하는 고층 건축물에는 3시간 이상의 화재를 견딜 수 있는 내화구조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기존의 모듈러 주택은 6층 이하의 저층 규모에만 한정됐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그룹계열사인 현대제철의 연구개발을 통해 기둥 안 뼈대가 되는 H형강을 강화해 기존 제품 대비 내진성능과 내화성능을 높였다. 이에 더해 번들형 기둥 자체에서도 기둥이 실내로 돌출되지 않고 고층 건물에서도 기둥 개수를 추가하는 것으로 구조 안전성을 높였다.
현재 13층 이상의 고층 건축물에 모듈러 공법을 적용할 수 있는 건설사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유일하다.
그 대표적인 건축물이 지난 5월 경기 용인시에 지상 13층 규모로 지어진 '경기행복주택'이다. 지난해 1월 말 착공에 들어가 15개월 안에 완성된 이 주택은 지상 13층, 106가구(전용면적 17㎡ 102가구, 37㎡ 4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이다.
경기행복주택은 현대엔지니어링이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 중인 '중고층 모듈러 국가 R&D연구단(국토교통부 지원)'의 실증사업이기도 하다. 기존 6층 이하의 저층 규모에 한정되었던 국내 모듈러 주택의 층수의 한계를 깨고 내화 3시간 구조를 적용한 최초의 사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해당 실증사업에 이어 서울에서도 고층 모듈러 사업인 '가리봉동 행복주택 신축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 주택은 12층, 246가구 규모의 단지로 단일 모듈러 건출물로는 최대 규모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모듈러 주택의 고층화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갖게 된 데는 일찍이 모듈러 주택의 사업성을 알아보고 관련 기술개발에 매진한 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2년부터 모듈러 관련 기술개발에 돌입한 이래 현재까지 신기술 1건, 특허 17건을 획득하며 모듈러 기술력을 쌓아오고 있다.
지난 2년간만 해도 현대엔지니어링은 △모듈러 공동주택 프로토타입 개발 △모듈러 단열재 일체형 외장재 개발 △모듈 구조물 운송해석 Tool 개발 △모듈러 주택 주거성능 평가 등 다수의 모듈러 관련 기술 개발을 수행해 왔다.
특히 2019년과 2020년에는 국책참여과제로 이뤄지는 '모듈러 건축 중고층화 및 생산성 향상 기술 개발'과 'OSC(Off-Site Construction) 기반 공동주택 생산시스템 혁신기술 개발'로 사업화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장기적인 목표는 13층 이상의 고층 건축물로 모듈러 주택을 건설하는 것"이라며 "이에 더해 흔히 말하는 국민평형인 30평형대 구조 모듈러에 적합한 평면 기술을 개발하는데 매진할"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최초 고층 모듈러 건축물인 13층 경기행복주택사업이 잘 마무리됨에 따라 앞으로 공공 모듈러 주택 수주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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