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진 NHN 대표, 모태사업 '게임' 키우지만 '3N' 장벽 넘을 수 있을까
[뉴스투데이=강륜주 기자] 2013년 8월1일 게임업체로 시작해 최근 창립 10주년을 맞은 NHN(옛 NHN엔터테인먼트·대표 정우진·사진)이 올해 회사 핵심사업으로 모태사업 '게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본격 나선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NHN은 게임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해 게임 자회사 'NHN빅풋'을 흡수합병하고 신작 개발 및 서비스 고도화, 인재 발굴 등 게임사업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NHN이 지난달 10일 공시한 NHN 게임 부문 매출은 웹보드게임의 지속적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증가한 1072억원이다.
NHN은 특히 계절적 비수기와 마케팅 효율화에도 모바일 웹보드게임 매출이 46.3% 증가하는 등 전체 웹보드게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3% 증가해 게임 사업 성장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NHN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그동안 비게임 사업부문에 투자하며 국내 대표 IT(정보기술) 업체로 자리매김했으니 앞으로 게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사업에 본격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게임업계가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등 이른바 '3N'이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어 NHN이 어떤 차별화 전략으로 주요 업체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 지 관심이 모아진다.
■ 웹보드·미드코어·캐주얼 등 다장르 게임 출시
정우진(48) NHN 대표는 지난해 "웹보드, 캐주얼, 미드코어 세 가지 장르를 중심으로 게임사업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우진 대표는 이러한 사업 계획을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시동을 걸었다.
NHN과 게임사업과의 인연은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NHN은 지난 1999년 '한게임' 포털로 게임사업을 시작했다. 한게임 포털을 통해 △고스톱 △포커 △바둑 등 웹보드게임을 기반으로 게임사업을 성장시켜 국내 최대 이용자 수를 가진 게임 포털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NHN은 지난해부터 차례로 선보인 동호회, 지역점령전 등 한게임만의 차별화된 콘텐츠가 이용자로부터 얻은 큰 호응에 힘 입어 자사 PC 및 모바일 포커게임 '한게임포커' 내에 신규 웹보드게임 'LA섯다'를 출시했다.
LA섯다를 통해 웹보드게임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게 NHN측 설명이다. LA섯다는 한게임포커 내 추가되는 신규 게임만큼 기존에 서비스되고 있던 한게임포커의 빠른 베팅 시스템과 편리한 사용자환경(UI)을 그대로 만나볼 수 있다.
이와 함께 하반기에 출시되는 신규 게임은 미드코어 장르 '다키스트데이즈'가 준비되고 있다. 미드코어 게임은 상대적으로 단조로운 캐주얼 게임과 복잡하고 오랜 시간이 필요한 하드코어 게임의 중간 단계에 있는 게임을 뜻한다.
다키스트데이즈는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 펼쳐지는 모험 과정을 다룬 게임이다. NHN은 올해 3분기 사전예약을 진행하고 연내 글로벌 유저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또한 NHN은 지난달 소셜네트워크게임(SNG) '우파루 오딧세이'의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우파루 오딧세이는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흥행했던 컬렉션 SNG '우파루마운틴'을 계승한 게임으로 기존 우파루마운틴 팬들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강화된 컬렉션 요소에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인 전투를 결합해 다채로운 재미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최근 정식 명칭을 확정한 '로그에그' 등 주요 신작을 하반기에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순조로운 수익성 개선을 기대'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NHN은 게임 부문에서 웹보드게임뿐 아니라 '다키스트데이즈', '우파루 오딧세이' 등 신작 출시를 통한 매출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인력 채용과 함께 임직원 역량 강화에도 힘써
게임사업 강화에 없어서는 안되는 부문이 바로 '인력'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HN 직원수는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495명에서 올해 상반기 말 893명으로 80.4% 늘며 주요 게임기업 가운데 숫자가 가장 많다.
이는 NHN이 게임사업부문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해마다 공개 채용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정 대표가 그룹 모태인 게임사업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만큼 경력 및 신입 공채를 함께 진행해 우수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NHN은 공개 채용 홈페이지를 열고 상세 모집 요강을 공개했으며 지난달 10일 서류접수를 마감했다.
신입은 서류전형과 1, 2차 면접전형 이후 9월 중순 최종 입사한다. 신입 개발 직군은 서류전형 전에 사전테스트(Pre-Test)가 추가되며 경력 채용은 합격 여부에 따라 순차적으로 입사한다.
이와 함께 NHN은 '유익하고 재미있는 게임 및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제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이의 하나로 지난 6월 12일부터 나흘동안 'NHN 게임스 위크: 플레이뮤지엄이 살아있다(이하 NHN 게임스 위크)' 개최했다.
이는 게임사업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NHN만의 게임 DNA 축적과 게임문화 확산을 중요하게 여기는 생각에서 개최된 행사다.
'NHN 게임스 위크'는 NHN이 게임사업 역량 강화를 목표로 올해 첫 시작한 행사다.
행사에는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팀을 구성해 게임 기획, 개발 및 프로토타입을 완성하는 게임잼 △제작 및 게임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내부 강연 및 체험 △업계 트렌드 등 직무 관련 외부 강연 △'한게임 신맞고'를 비롯한 게임대회 및 중계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하루 실시간 온라인 소통 방송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게임사업본부 임직원 약 490명이 참여했다.
NHN 관계자는 "NHN은 인재 양성 및 발굴이 핵심사업인 게임사업 성장을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보고 해마다 쉬지 않고 공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며 "인재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향후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변화와 도전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NHN의 이처럼 야심찬 사업 청사진에 대한 평가는 지켜봐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등 3N의 게임 경쟁력이 세계적인 수준인 데다 해외 시장 공략도 발 빠른 상태에서 NHN이 주요 기업을 능가할 만한 게임 기술력과 마케팅 전략을 내놔야 한다"며 "3N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킬러 콘텐츠와 기술력 확보가 향후 성공의 관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