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한국관광공사 광고는 또 한번 대형 사고를 쳤다. 2020년 “범 내려온다”와 2021년 “머드맥스”에 이어 또 한번 빅 히트 광고캠페인을 만든 것이다. 클릭 수로만 봐도 이전 캠페인들을 가뿐히 넘어섰다. 그것도 아직 두 달 밖에 안된 현재까지의 성과다.
2020년 한국관광공사의 “Feel the Rhythm of Korea”캠페인은 이날치 밴드의 퓨전 국악에 맞춰 앰비규어스 댄스 팀이 춤을 추며 주요 관광지를 소개하는 일명 “범 내려온다”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 광고캠페인은 관광지들을 나열하는 기존의 홍보영상과 달리 리듬감 있는 퓨전국악과 독특하고 중독성 있는 댄스가 어우러져 보는 이들을 흥겹게 만드는 영상 컨텐츠로 탄생했다.
2021년 캠페인은 “범 내려온다”의 성공에 힘입어 이를 발전적으로 계승했다. 서울, 경주/안동, 대구, 순천, 강릉/양양, 부산/통영, 서산 등 지역을 대표하는 민요를 퓨전 힙합으로 리메이크 해 민요가 가진 흥에 힙합의 경쾌한 리듬을 더해 총 8편을 선보였다.
그 중 서산 편 “머드맥스”는 압도적 인기로 인해 2021년 캠페인의 별칭이 되기도 했다.
동네 어르신들이 경운기 수 십대를 끌고 광활한 뻘을 가로질러 분노의 질주를 하는 장면이 요상하게 생긴 자동차들이 광활한 사막을 달리는 영화 “매드맥스”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제목도 “매드맥스”를 대놓고 패러디 한 “머드맥스”다.
2023년 새로운 광고캠페인은 지난 두 캠페인의 공통된 특징인 음악과 춤이 주는 리듬감과는 완전 다르다. 두 캠페인이 완전히 다른 이유는 광고가 반영해야 할 관광 환경과 마케팅 목표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 캠페인은 코로나로 인해 직접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 어려웠던 시기인 만큼 캠페인의 목적이 한국에 와야만 가능한 체험 등의 직접경험이 아닌 간접경험 즉, 눈으로 귀로 기억으로 좋은 인상을 남기고 코로나가 끝나면 방문하겠다는 의향률을 높이는 것에 있었다.
반면 2023년 캠페인은 코로나의 영향이 미미하여 한국에 직접 오는 것이 가능한 시기이므로 코로나 기간 동안 줄어든 방문객까지 만회하기 위해 한국방문을 극대화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런 이유로 한국관광 명예홍보대사인 월드스타 이정재가 모델로 출연하여 한국의 역동적이고 독특한 K-문화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는 “Dance Dance Dance”, “Battle of K-Food”, “Shooting Star”, “Hello Future” 등 총 4편을 선보이며 “한국에 직접 와서 느끼고 체험”하는 것에 도전해 보라고 유혹한다.
실제 모든 광고는 해외에 사는 주인공이 지루해하며 신나는 일을 찾는 상황에서 시작한다.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오는 과정이 마치 KBS의 대표 여행 다큐멘터리 “걸어서 세계 속으로”의 지도를 배경으로 비행기가 목적지로 날아가는 컴퓨터 그래픽을 카피한 듯 보여주며 광고의 목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캠페인 타이틀도 도전(challenge)의 의미를 담은 “챌린지 코리아”다.
2023년 캠페인이 전작들을 넘어선 큰 관심을 얻은 비결이 뭘까?
우선 K-컬쳐의 위상이 더욱 높아졌고 크리에이티브 차원에서 이러한 K-컬쳐를 더 매력적이고 실감나게 표현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물론 글로벌 배우 이정재의 출연도 한몫 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가장 큰 공로자는 “범 내려온다”와 “머드맥스” 라는 탁월한 두 번의 캠페인이다. 한국방문이 어려운 코로나 시기에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과 방문하고 싶은 마음을 만들지 않았다면 과연 지금의 성과가 가능했을까?
이는 마치 한국영화가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원동력이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했던 수 많은 선배 영화인들의 열정과 도전이 누적되어 만들어진 결과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신재훈 프로필 ▶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