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3.08.25 08:45 ㅣ 수정 : 2023.08.25 08:45
기업들 사람구하기 힘들어지자 대학3학년생들 대상으로 인턴설명회 적극 나서, 사실상 졸업 2년전부터 취업활동 가능해져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에서는 8월 들어 대학들이 속속 여름방학에 들어가고 기업들은 하계 인턴십 모집과 면접을 진행하면서 대학교 3학년생들의 취업활동에 사실상 불이 붙었다.
특히 올해는 기업 측이 일정 조건을 만족한다면 인턴 정보를 그대로 신입사원 채용에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된 만큼 예비 취준생들과의 만남을 서두르는 기업들의 준비가 매우 분주해졌다.
일본 정부는 공식적인 채용 일정이 시작되는 대학 4학년 이전에 실시한 인턴 정보를 채용과정에 이용하지 못하도록 했던 기존 태도를 바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루 동안 진행하는 1) 오픈 컴퍼니, 저학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2) 커리어 교육, 대학교 3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5일 이상 진행하는 3) 범용형 인턴십,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4) 고도전문형 인턴십의 네 가지 프로그램을 새롭게 정의했다.
기업들은 이 중 기존 인턴십과 가장 비슷한 형태인 범용형 인턴십을 활용하여 인턴 참가학생들의 정보를 신입사원 채용과정에서 활용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가쿠죠(学情)가 올해 4월에 기업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범용형 인턴십에 대해 61.5%가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고 10.7%는 이미 대응을 마쳤다고 응답했다.
한 예로 세이부홀딩스(西武ホールディングス)는 올해부터 직무별 소규모 인턴십을 마련하여 9월부터 5일간 신규 사업제안과 디지털전환 전략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인턴십 프로그램 전체를 서둘러 수정했다.
도쿄해상일동화재보험(東京海上日動火災保険) 역시 전국 10개 지점에서 현장체험형 인턴십을 진행하면서 참여일정을 기존 3일에서 5일로 연장하고 참가자들에게는 내년 본 채용 시에 추가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기업들이 채용을 염두에 둔 인턴십 운영에 집중하면서 대학생들의 인턴 참여율도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취업정보포털 마이나비가 지난 7월에 도쿄에서 개최한 오프라인 인턴십 이벤트에는 작년보다 70%가량 많은 700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했고 범용형 인턴십에 당장 참여할 것이라고 응답한 학생도 36.3%를 기록하여 높은 참여의욕을 보였다.
기업과 학생들을 연결하는 대학들도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도쿄의 주요 사립대학 중 하나인 쥬오대학(中央大学)은 작년까지만 해도 4~5월에 진행하던 3학년 대상 인턴설명회를 올해는 학기도 시작되기 전인 3월에 실시하며 학생들의 이른 취업준비를 지원했다.
가쿠슈인대학(学習院大学) 역시 예년보다 빠른 4월에 인턴설명회를 개최하여 변경된 참가방법 등에 대한 설명을 진행했는데 취업희망자의 절반에 가까운 800여명이 참석하며 인턴십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을 짐작케 했다.
한편 리크루트 워크스 연구소가 발표한 올해 취업시장의 구인배율은 1.71배로 작년의 1.58배보다 0.1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경제가 회복하고 있지만 만성적인 인력부족이 계속된 것이 주된 요인으로 결과적으로는 대학생들에게 더욱 유리한 취업환경으로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반대로 취업정보포털 디스코(ディスコ)가 대학교 3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올해 5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내년 취업활동이 올해보다 ‘매우 힘들어질 것이다’라는 응답과 ‘힘들어질 것이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59.1%를 기록하여 비관적인 전망을 가진 예비 취준생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달 들어 중국발 부동산 위기까지 급부상하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와중에 일본 기업과 취준생들의 눈치싸움은 범용형 인턴십을 계기로 더욱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