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필리핀, 아닐라오 3-3, 최대한 클로즈업해 촬영했던 '황제새우'의 매력
[필리핀 아닐라오/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솜브레로 포인트에서의 다이빙 시간은 42분, 최대 수심 15.3m(평균 8.8m), 수온은 무려 29도. 이 정도 수온이면 바다에서는 사우나 수준이다.
이날 첫번째 다이빙은 코랄 가든(Coral garden)과 베아트리스 사이의 수중 버섯섬 지역을 돌아보았다. 이번 다이빙 기간에는 걱정하던 Valsalva는 문제없이 잘 되었다. Valsalva가 잘 될 때의 그 상쾌한 기분은 다이빙을 더욱 즐겁게 해준다.
수중 시정은 비교적 양호했고, 입수 후 잠시 앞으로 나아가자 서 대표가 멈춰서서 뭔가를 바라본다. 시선을 따라가보니 거북이다. 입수하자마자 거북이라. 비록 거북이의 뒷모습만 보았지만 왠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상쾌한 기분이 든다.
하강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산호지대가 펼쳐졌고, 잠시 후에 서 대표가 뭔가를 찾았는지 그쪽으로 오라는 손짓을 한다. 가까이 가서 서 대표가 가리키는 경산호 사이를 보는데 처음에는 무엇이 있는지 몰랐다.
랜턴을 켜고 자세히 보니 뭔가 작은 생물이 움직이고 있었고, 맨눈으로는 식별이 잘 안되어서 카메라 촬영 모드를 현미경 모드로 바꿔서 보니 그제서야 작은 새우 같은 녀석이 있음을 알았다.
필자는 원거리 시력은 아주 양호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노안 때문에 책을 볼 때는 돋보기를 써야 한다. 이렇게 작은 피사체를 촬영하려면 돋보기 기능이 있는 물안경을 착용하는 것도 고민해봐야겠다. 아무튼 이 녀석은 너무 작아서 최대한 클로즈업하여 여러번 촬영을 했다. 제대로 찍힌 영상이 있기를 바라면서.
다이빙 후에 노트북에 카메라 메모리 카드를 접속해서 확인해보니 위와 같은 모습이었다. 이렇게 작은 녀석은 수중 전문사진작가들의 사진이나 어류도감에서나 볼 수 있었는데...
서 대표에게 물어보니 이녀석의 이름은 황제 새우(Emperor Shrimp)라고 한다. 학명은 “Periclimenes Imperator”이며 인도-태평양 전역에 널리 분포하는 새우 종류(크기는 3mm ~ 10mm)이다. 갯민숭달팽이를 포함하여 여러 숙주에서 산다고 하는데, 이 녀석은 경산호 사이에서 살고 있었고 경산호의 매끈한 면에서 플립을 꺼내 먹는다고 한다.
잠시 더 나아가자 다시 화려한 산호 밭이 나타난다. 수중시정이 좋은 맑은 바다 속에서 이렇게 화려한 산호 밭을 바라보면 심신이 상쾌해진다. 물론 바다속에 사는 물고기나 산호는 워낙 종류가 많아서 이름을 모르는 녀석들이 대다수다. 그러나 필자는 그저 그들을 바라보면서 산호나 물고기의 화려한 모습에 마음을 뺏길 뿐이다.
※ 위 사진에서 꽃병 산호 앞쪽에 있는 ‘갈색의 작은 포도송이가 모여 있는’ 듯한 모습의 산호는 ‘작은 플립 경산호(Porites solida)’이다.
꽃병 산호를 지나자 흰동가리 비슷한 녀석이 보인다. 그런데 가까이 가서 보니 이 녀석은 흰동가리가 아니다. 처음보는 녀석이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이 녀석의 이름은 ‘바이칼라 엔젤 피쉬(Bicolor Angelfish)’. 이 녀석은 꼬리와 몸의 앞쪽 절반이 노란색, 눈 주위와 몸의 뒷부분은 파란색이다(사진에서는 파란색이 검은색으로 나왔다). 이 녀석은 Pacific Rock Beauty, Oriole Angelfish, Blue and Gold Angel 등으로도 불린다고 한다. ‘Blue and Gold Angel’이라는 이름이 이 녀석의 생김새를 더 잘 표현해준다. (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