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OLED 미래 빛낸 'K-디스플레이 2023'에 가보니
국내외 172개 업체가 부스 582곳 설치해 역대 최대 규모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신기술 돋보여
롤러블·슬라이더블·디지털 콕핏용 벤더블 이목 끌어
한국 최첨단 OLED 제품 내세워 세계 최강국 위상 되찾는다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디스플레이 패널 및 소재, 부품, 장비 업체들이 한 곳에 모여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장(場)이 열렸다.
‘제23회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K-Display 2023)’가 지난 16일부터 사흘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종합전시관 코엑스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K-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산업 관련 최신 정보 교류와 기술 동향 파악, 시장 현황에 대한 정보교환을 할 수 있는 자리다. 올해는 국내외 172개 업체와 582개 부스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약 600여곳의 부스 가운데 단연 돋보였던 전시는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양대 산맥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다.
‘한계 없는 혁신 기술’을 뽐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만이 가능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풀라인업’을 앞세운 LG디스플레이는 OLED 관련 다양한 신기술과 신제품으로 세계 제1위 디스플레이 산업국의 위상을 드높였다.
■ 디스플레이 변신은 '무죄'…‘접고, 말고, 늘리고’ 혁신의 향연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전시회 주제를 ‘지속 가능한 미래 생활을 위한 여정의 큰 발걸음(Big step on the journey to a sustainable future life)’로 잡았다. 주제에 걸맞게 IT(정보통신)기기 휴대성을 극대화한 차세대 제품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플렉시블(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는) OLED 제품과 함께 선보였다.
관람객 이목을 가장 많이 끈 제품은 △롤러블(돌돌 말 수 있는) △슬라이더블(미는)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용 벤더블(구부릴 수 있는) 기능을 갖춘 디스플레이다.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행사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ociety for Information Display, SID) 2023'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12.4형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평소에는 작은 바(Bar)형태로 화면을 말아 휴대하다가 사용할 때 5배 이상 화면을 늘릴 수 있는 이상적인 포터블(Portable·휴대용) 디스플레이다.
현장 관계자는 "이는 모니터나 태블릿에 적합한 디스플레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직경을 축소할 수 있는 기술개발(R&D)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7형 대화면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도 눈길을 끌었다. 화면을 한 방향으로 늘릴 수 있는 ‘플렉스 슬라이더블 솔로(Flex Slidable Solo)’와 양방향으로 확장할 수 있는 ‘플렉스 슬라이더블 듀엣(Flex Slidable Duet)’ 등 두 가지 콘셉트로 꾸몄다.
이에 따라 평소에는 13∼14형 태블릿 크기로 사용하지만 멀티태스킹이 필요하거나 영화나 게임을 즐길 때 17.3형 사이즈로 화면을 늘릴 수 있다.
현장 관계자는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분야에서 2열 탑승석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력”이라며 “롤러블이 5배 정도까지 커질 수 있다면 슬라이더블은 2~3배 정도 항상성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팎으로 두 번 접을 수 있는 'S'자형 폴더블, 안으로 두 번 접는 'G'자형 폴더블, 접었을 때 13형 펼쳤을 때 17.3형까지 커지는 노트북형 폴더블도 관전 포인트다.
접었을 때 13형, 펼쳤을 때 17.3형까지 커지는 노트북형 폴더블은 하단부를 키보드나 조이 스틱을 불러오는 등 다양한 멀티태스킹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덤벨 힌지(물방울힌지)를 적용해 접었을 때 뜨는 부분 없이 완벽하게 밀착시켜 두께는 물론 디자인면에서도 완성도를 높였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규모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 처음 공개돼 주목받은 미래 자동차용 OLED 솔루션 ‘뉴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도 이번 전시에 많은 이의 이목을 끌었다.
‘뉴 디지털 콕핏’은 34형과 15.6형 멀티 스크린 솔루션이 탑재된 제품이다. 특히 34형 OLED는 화면 좌우가 구부러지는 벤더블(Bendable) 형태로 700R(반지름이 700㎜인 원이 휘어진 정도)로 구부러진다.
이는 운전자에게 적합한 최적의 시청 거리를 제공해 주행 집중도를 높이고 자율 주행 모드에는 엔터테인먼트용 스크린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2개 디스플레이로 나눠져 있지만) 결국 하나의 디스플레이 형태로 완성될 것”이라며 “각각 독립적으로 구동해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사용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1일 세계적인 슈퍼카 ‘페라리’와 차세대 자동차 모델에 탑재될 디스플레이 솔루션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는데 ‘뉴 디지털 콕핏’이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밖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체험형 전시 ‘닥터OLED의 이상한 실험실’을 통해 간단한 실험으로 OLED 장점을 쉽게 이해하고 경험해 볼 수 있다.
삼성 OLED를 탑재한 최신 스마트폰을 어항 속에 넣어 사진을 촬영하는 실험은 OLED 방수 성능의 우수성을 보여준다. 촬영한 사진은 인쇄해 관람객에게 기념으로 제공해 재미 요소를 더했다.
또 LCD(액정표시장치)와 OLED 패널을 헬륨 풍선에 매달아 비교해 OLED의 가벼운 무게를 보여주고 폴더블 패널을 자동으로 접고 펴는 폴딩 테스트기를 설치해 관람객의 삼성디스플레이 폴더블 기술력을 뽐냈다.
■ 10년의 OLED 기술 혁신과 미래를 한눈에
LG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사용 환경에 최적화된 디스플레이로 고객경험을 혁신한다’는 의미가 담긴 ‘올웨이즈 온(Always on)’이라는 주제로 모빌리티(이동수단), 토털 솔루션, 투명한 미래 등 3가지 테마로 부스를 조성했다.
'OLED 10년의 명가'답게 그동안의 기술력을 결집한 중소형, 차량용, 초소형, 투명 등 LG디스플레이만이 가능한 OLED 전 라인업(제품군)이 돋보였다.
‘모빌리티’는 계기판과 센터페시아(자동차 중앙 조작부), 뒷좌석 등 차량 내 곳곳에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전시해 모빌리티 혁신의 방향성을 보여줬다.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34인치 초대형 P-OLED(플라스틱 OLED)’는 계기판과 네비게이션은 여러 가지 정보를 선명하게 제공해 주행 편의성을 향상시켜주는 것이 특징이다. 센터페시아와 뒷좌석에도 유연한 곡선으로 디자인 차별화가 가능한 P-OLED 기반 12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콘셉트카에서 주목할 점은 탠덤 OLED를 플라스틱 기판에 결합한 P-OLED를 활용한 점이다. P-OLED는 LCD와 비교해 소비전력이 60% 적고 무게는 80%나 가벼워 전기차 시대에 최적이다.
현장 관계자는 “글래스(유리) 기반이 아닌 플라스틱 소재이기 때문에 가볍고 유연성이 좋아 디자인에 따라 곡률 구현이 매우 쉽다”며 “글래스처럼 깨지지는 형태가 아니어서 내구성도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토털 솔루션’에는 OLED 10년 기술력을 결집한 혁신 기술 ‘메타(META) 테크놀로지’를 비롯해 초대형과 중소형, 초소형을 아우르는 OLED 풀라인업과 하이엔드 LCD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2세대 EX 테크놀로지(Technology)를 다시 한번 뛰어넘은 3세대 OLED 신기술 메타 테크놀로지 우수성을 체감할 수 있다. 메타 테크놀로지를 적용한 3세대 OLED TV 패널은 휘도를 최대 2100니트(HDR 기준)까지 지원해 밝은 화면과 완벽한 블랙, 자연 그대로의 다채로운 빛과 색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현장 관계자는 “화면 밝기가 60%, 시야각이 30% 이상 개선돼 밝은 환경이나 어느 각도에서 봐도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투명한 미래’에는 기존 55인치 투명 OLED에 이어 30인치, 77인치 등 신규 사이즈 제품과 함께 커브드 투명 OLED도 전시해 라인업 확장과 폼팩터(제품 형태) 진화를 보여줬다.
특히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스타벅스와 협업한 투명 OLED 매장용 콘셉트는 면 뒤쪽을 볼 수 있고 다양한 정보와 그래픽 효과를 제공하는 투명 OLED 강점을 부각시켰다.
LG디스플레이는 판매원과 고객 사이에 설치된 투명 OLED를 통해 제품 설명, 매장 프로모션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매장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출시된 55인치 투명 OLED는 SM타운 로비와 파리바게트 판교점 등 많은 공간에서 활용되고 있다”며 “커브드 형태의 투명 OLED는 쇼케이스로 활용하거나 터치 옵션을 넣어 필요에 따라 제품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2004년부터 17년간 세계 디스플레이시장 1위를 지켜온 디스플레이 최강국이다. 하지만 현재 전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내 한국의 시장점유율은 36.9%에 그쳐 싼 가격의 LCD를 앞세워 42.5%의 점융율을 기록한 중국에게 1위를 뺏겼다.
하지만 OLED만큼은 다르다. OELD 시장 점유율은 한국이 81.3%로 1위를 차지해 2위 중국(17.9%)을 크게 앞질렀다. 게다가 중국이 사실상 독점한 LCD 시장은 성장이 멈춘 반면 OLED 비중은 2020년 25.0%에서 △2021년 27.3% △2022년 34.3%로 해마다 증가세다.
OLED는 LCD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디스플레이 산업 주도권을 중국에 넘겨준 한국이 1위를 되찾는 돌파구인 셈이다.
정호영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회장는 “최근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은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놓여 있지만 OLED로 빠르게 전환되며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며 “OLED 발전이 가시화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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