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필리핀, 아닐라오 3-1, 태평양 '산호 삼각지대'가 100점이라면 괌과 사이판은 50점
[필리핀 아닐라오/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금년 전반기는 3월부터 시작한 대학원 강의와 각종 칼럼 작성, 지인들과의 저녁 식사, 운동 등으로 그야말로 ‘공사다망’하게 지냈다. 6월 말이 되면서 대학원 1학기 강의가 끝남에 따라 8월 말까지는 필자도 ‘여름 방학’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여름 방학을 앞두고 다시 지인들과 ‘휴가 계획’을 논의했다. 행선지는 물어볼 것도 없이 바다속 풍경이 아름다운 필리핀의 아닐라오로 결정했다. 또 아닐라오에 간다고 하면 혹자는 이렇게 물어볼 것이다. “갈 곳이 아닐라오 밖에 없는가?” 하고.
언젠가 얘기했지만 태평양에는 ‘산호 삼각지대(Coral triangle)’라는 것이 있다. 이 삼각지대는 지도상에서 필리핀, 인도네시아, 솔로몬 제도를 연결하는 지역인데, 이 지역의 산호가 태평양에서 가장 다양하고 예쁘다고 한다. (아래 지도 참조)
공군에서 전역한 후에 필자는 ‘남태평양 다이빙 5개년 계획’을 세워서 남태평양의 유명한 다이빙 지역은 모두 가보려고 했으나 이런저런 개인 사정과 코로나-19에 따른 팬데믹 때문에 5개년 계획의 전부는 달성하지 못하고 일부만 달성하였고, 그동안 다녀온 지역은 오끼나와, 필리핀, 팔라우, 하와이, 괌, 사이판 등이다.
이중에서도 필리핀의 세부, 보홀, 사방비치, 아닐라오 등 여러 곳을 다녀보면서 이 지역의 산호가 아름답다는 말은 틀린 것이 아님을 실감했다. 물론 하와이, 괌, 사이판 등지의 바다도 무척 맑고 깨끗하다. 그렇지만 바다 속의 풍경은 필리핀의 그것과는 상당히 차이가 난다(하와이, 괌, 사이판은 산호 삼각지대의 바깥에 위치하고 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필리핀의 바다속 아름다움(각종 산호, 물고기 등)을 100점이라고 한다면 하와이, 괌, 사이판 등의 바다속 아름다움은 50점 정도라고나 할까. 아무튼 그 정도로 바다속 풍경은 차이가 난다. 특히, 아닐라오는 필리핀에서 가보았던 여러 곳(세부, 보홀, 사방비치, 아닐라오 등) 중에서도 가장 마음이 이끌리는 곳이었고, 그래서 필자는 아닐라오를 자주 간다.
서두가 길었다. 아닐라오와 아닐라오의 다이빙 리조트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설명하겠다. 이번 여름 휴가는 7월 초로 일정을 잡았고, 지난봄에 갔던 아닐라오의 다이빙 리조트(Anilao Bo Hotel/ Eesome dive)에 예약을 했다.
지난번 여행과는 달리 이번에는 공항 출발과 도착을 낮시간으로 하였다. 이제까지 통상 하던대로 인천에서 저녁에 출발하면 마닐라 도착이 대략 밤 23시 전후, 이후 아닐라오에 도착하면 대략 새벽 3시 전후가 되는데 이렇게 되면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다.
반대로 마닐라에서 야간에 출발(대략 밤 23시)하는 비행기를 타면, 인천 도착이 새벽 4시 30분 경이다. 새벽에 빨리 도착하는 것은 좋은데, 문제는 집 근처에까지 오는 리무진 버스가 없다는 것이다. 가장 빠른 버스가 새벽 6시 50분 정도에 있다. 이른 새벽에 아내에게 태워달라고 부탁하기도 미안해서 이번 여행은 인천 공항 출발 / 도착 시간을 낮시간이 되도록 비행편을 택했다.
7월 초순의 어느 날 새벽, 일찌감치 인천공항에 간 일행은 짐을 부치고 여유있게 탑승구 앞에 앉아 있다가 비행기에 올랐다. 인천에서 마닐라까지 실제 비행시간(이륙 ~ 착륙)은 3시간 반 정도다.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닌데 전에 다닐때는 왜 그리 길게 느껴졌는지...
새벽 일찍 일어났기에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잠이 들었는데, 승무원이 식사를 뭘로 하겠느냐는 질문에 잠이 깼다. 식사를 마치고 영화 한편 보는 중에 비행기는 벌써 고도를 낮추고 있었다. 비행기가 공항에 접근하면서 고도 및 방향을 바꿀 때마다 대략적인 비행경로와 착륙 예상 시간을 생각해 보는 것도 비행기 여행을 할 때 즐거움 중의 하나다.
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