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슈링크플레이션' 전략인가 꼼수인가

권태욱 기자 입력 : 2023.07.19 16:42 ㅣ 수정 : 2023.07.1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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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욱 부국장/ 산업2부

[뉴스투데이=권태욱 기자] 최근 원부자재 가격 부담이 높아지자 가격은 그대로 놔두고 중량을 줄이는 유통기업들이 늘자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높은 물가 상승률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인해, 곳곳에서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현상이 나타나면서 꼼수 가격인상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슈링크플레이션은 규모나 양을 줄인다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가격은 그대로지만 제품 용량을 줄여, 사실상 가격 인상과 다름없는 상황을 말한다. 

 

2015년 영국의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이 제안한 용어로 한때 논란이 일었던 '질소과자'를 생각하면 된다. 이는 포장지 크기에 비해 질소가 과자보다 많다는 것을 말한다. 요컨대, 식재료 가격이 오르는 상황인데 가격을 올리지 않고, 내용물을 줄이는 현상이다. 가격인상으로 구매가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한 꼼수라는 것이다.

 

2014년 9월 대학생들이 국산 과자로 이른바 '질소 뗏목'을 만들어 서울 한강을 건너기도 했다. 과자에 질소가 많아 그 부력으로 배를 띄울 수 있다고 당시 제과업계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스낵 과자 160여개 묶음으로 만들어진 배는 20대 남성 두 명을 실은 채 30여분 만에 강을 건넜다.

 

또 식당에서는 폭염과 폭우로 채소 가격이 급등하다 보니 가격인상 대신 기본으로 내 놓는 반찬 수를 줄이거나 상추 대신 다른 재료를 내놓는 경우도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손님을 기만하는 꼼수로 여겨진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단다. 물론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방식으로 장사하는 건 불법적이고, 부당한 일이다.

 

하지만 슈링크플레이션을 단순히 소비자를 기만하고 우롱하는 기업의 꼼수로만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본다. 기업에게만 치솟는 원자잿값을 온전히 부담하라고 하기에는 공정하지 않다.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가격을 정해야하는데 인위적인 가격통제방식으로는 향후 더 큰폭으로 가격이 치솟는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것을 이미 경험했다.

 

이에 기업들은 원자재값에 대한 정보들을 소비자에게 충분히 알리고 소비자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경영난을 극복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급선무다. 소비자들은 과자하나를 살때 가격뿐만 아니라 용량 등을 꼼꼼하게 따져 현명한 소비를 위한 습관을 길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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