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7.19 07:28 ㅣ 수정 : 2023.07.19 07:28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 요건 자기자본 '3조원' 올 1분기 말 기준 2조원…을지로 '대신343' 판다 "본사 건물 외에 일부 보유 자산들도 재평가 계획" 사업 구조 다각화 '드라이브'…STO 선점·IB 강화 증권가 '양극화' 심화…대신證 '대형사' 막차 타나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대신증권이 국내 열 번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가 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도 매물로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종투사 지정 후에는 대신증권의 외연 확장 전략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최근 주요 임원진을 비롯한 경영회의에서 내년 상반기 중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신청한다는 내용의 경영목표를 설정하고 실행 계획을 논의했다.
종투사가 되기 위해서는 별도 기준 자기자본이 3조원 이상인 증권사가 금융위원회에 지정을 신청해야 하며, 금융위가 이를 검토해 승인하는 구조다.
현재 국내 61개 증권사 중 종투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하나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다. 그 중 가장 최근 종투사가 된 곳은 키움증권으로, 지난해 5월 금융위로부터 지정받았다.
대신증권의 지난 1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은 2조261억원 수준인데, 자기자본 요건을 연내에 맞추기 위해 서울 을지로에 보유한 본사 사옥 '대신343'을 포함해 국내외 자산 일부를 매각하고, 계속 보유하는 건물 일부의 자산 재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대표적인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는 대신343은 건축연면적이 5만3369.33제곱미터(㎡)인 지하 7층~지상 26층 건물로, 지난달 기준 공실률 0(영)%를 기록하는 등 높은 임대율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매각 금액이 6000억~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신343은 대신증권이 2014년 약 1400억원에 부지를 매입해 1030억원가량의 공사비를 들여 지은 건물이다. 현재 건물에는 대신증권을 비롯한 대신파이낸셜그룹 계열사들과 티맵모빌리티 등이 입주 중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자기자본을 늘리기 위해 본사 건물 매각뿐만 아니라 계열사 배당이나 일부 보유 자산을 재평가하는 방식도 계획하고 있다"며 "종투사가 되면 사업 영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이 종투사로 지정되면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IB(기업금융)에 활용하는 것을 전제로 자기자본의 경우 100%에서 200%로 늘어나며, 헤지펀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와 전담중개업무 등도 실시할 수 있다.
또 지난 4일부터는 국내 9개 종투사들의 외화 일반환전 업무가 허용됐다. 기존에는 자기자본 4조원이 넘고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초대형 IB만 가능했는데, 외국환거래규정 개정안이 시행되며 허용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이처럼 종투사에 허용된 다양한 요건들은 대신증권이 최근 추진하고 있는 사업 다변화 전략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우선 지난 3월 대신증권이 인수한 부동산 조각 투자 플랫폼 '카사 코리아'와 계좌 연동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증권 업계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토큰증권발행(STO) 사업 구축을 가속하고 있다. 계열사로 부동산금융 전문 기업인 대신에프앤아이와 대신자산신탁을 두고 있는 만큼, 추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업인 IB 분야에서도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는 비교적 부진했으나,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전년 동기 대비 275% 급증한 일반 회사채 주관 실적을 기록하는 등의 실적을 냈다.
한편, 최근 증권업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양극화도 대신증권의 종투사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내 61개 증권사의 자기자본 총합은 약 82조5055억원 규모인데, 그 중 종투사 자격을 갖고 있는 상위 9개 증권사의 자기자본 총합은 전체의 68.7%에 달하는 56조7146억원 수준이다.
증권사별로 보면 9개 종투사 중 자기자본이 가장 적은 키움증권(4조2278억원)이 올해 1분기 4조원대로 올라선 이후 자기자본 3조원대 증권사는 전무한 상황이다. 대신증권이 유일한 2조원대 자기자본을 보유해 10위를 차지했으며, 11위인 한화투자증권(1조6399억원)부터는 1조원대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대형 증권사로의 자본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자칫하면 고착화가 이뤄질 수 있는 만큼, 대신증권 입장에선 올해가 상위 증권사의 입지를 확보할 수 있는 적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처럼 업황이 안 좋은 상황에서는 통상 대형사보다 중소형사가 입을 타격이 훨씬 크다"며 "수익원을 다양화해 특정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도 매우 중요시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