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림 기자 입력 : 2023.07.18 21:05 ㅣ 수정 : 2023.07.19 09:19
하반기 롯데 사장단회의 주재 "새로운 것 시도 않으면 생존 못해" "해외사업은 필수" 내실 함께 강조 공정한 인사 주문 자이언츠 사례 언급 '눈길'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에서 주요 키워드로 '언러닝 이노베이션'(Unlearning Innovation)을 제시했다.
과거엔 효과적이었으나 현 성공에 제약이 되는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에서 탈피해 새로운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대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 변하지 않으면 도태할 수 밖에 없다는 신 회장의 강한 메시지다.
신 회장은 "환경 변화를 무시하고 과거의 성공 경험을 고집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유연한 생각으로 현재의 환경에 부합하는 우리만의 차별화된 성공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특히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여야 한다면서 "사업의 관점과 시각을 바꾸라"고 당부했다.
이와 더불어 "매출·이익 같은 외형 성장과 함께 현금흐름과 자본비용 측면의 관리를 강화하고, 항상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에서 사업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롯데가 재계 순위 6위로 하락한 것과 최근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줄하향된 것 등을 염두에 둔 지적으로 보인다.
또 해외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신 회장은 글로벌 경제 블록화, 고금리 및 물가 상승, 기술 발전 가속화 등의 경영 환경을 열거한 뒤 "불확실한 미래에서 확실한 것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국내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할 것이라는 점"이라며 "해외 사업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동남아시아와 같은 신성장 시장과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도 함께 고려해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그룹이 직면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미래형 사업 포트폴리오로의 전환 △비전과 전략에 부합하는 투자 △선제적 리스크 관리 등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강하고 담대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마지막으로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조직 문화 혁신과 능력 위주의 공정한 인사를 주문하며 프로야구단 롯데자이언츠 사례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애초 리그 중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된 롯데자이언츠는 전반기 한때 8연승을 질주하며 11년 만에 단독 1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실력 중심으로 입단 1∼2년차의 신인 선수를 중용한 게 전력 상승으로 연결됐다는 평가다.
신 회장은 "필요한 인재를 능력위주의 공정한 인사로 발탁해 사업을 잘 진행시켜 달라"고 언급했다.
이날 VCM에는 각 사업군 총괄대표와 계열사 대표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도 배석했다. 신 상무는 지난 1월 상반기 VCM에도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신 회장은 그룹 지속 성장을 위한 경영자 역할로 "강하고 담대하게 행동하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위기를 돌파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리더십을 보이라"며 "CEO는 회사 미래를 책임지는 자리란 걸 잊지 말고 미래의 모습과 고객에게 제공해야 하는 차별적 가치를 고민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