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시장 양극화 심화…중견 건설사, 땅도 없고 브랜드도 밀려 분양 급감
대형사, 입지, 가격, 브랜드 선호에 청약률↑
중견사, 미분양 우려에 공급물량 90% 줄어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청약시장에서 대형건설사와 중소·중견건설사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좋은 입지를 확보할 여력이 있는 대형건설사는 선별 수주에 나서고 있지만, 아파트를 지을 만한 땅이 없는 중견사들은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주택 수주에 몸을 사리고 있는 모양새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0대 건설사 단지(컨소시엄 분양 포함)는 전국에 24곳, 1만1613가구(특별공급 제외)가 일반 분양됐다. 청약통장은 16만821개가 접수됐으며, 평균 13.85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나타냈다.
반면 10대 건설사가 아닌 단지는 같은 기간 64곳에서 2만2116가구(특별공급 제외)가 일반분양됐다. 11만5852명이 청약했으며 평균 5.2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대형건설사와 3배 가까이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대형건설사와 그 외 건설사의 경쟁률 차이가 2.1배 가량 벌어졌다. 10대 건설사 단지는 51곳, 2만7550가구(특별공급 제외)에 48만8552명이 몰리며, 17.7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 외에서는 135곳, 3만7210가구(특별공급 제외)에 30만9526건의 청약통장이 몰리며 8.32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분양 계획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2분기 들어 아파트 거래량이 회복되면서 건설사들이 속속 분양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중소·중견 건설사는 오히려 분양 계획 물량이 90% 넘게 크게 줄었다.
대한주택건설협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주택 분양 계획을 집계한 결과, 이달에는 중견 건설사 2곳에서 아파트 274가구를 분양하는데 그친다.
이는 전달(4419가구) 대비 4145가구 감소한 물량이다. 전년 동월(6239가구)과 비교해서는 5965가구가 줄어든 규모다.
전문가들은 미분양 상황이 장기화되는 시점에서는 브랜드 아파트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우수한 입지를 갖추고 급등한 공사비에 단가를 맞출 수 있는 대형사들은 상대적으로 선별 수주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한 중소 건설사들은 상황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수주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확실한 사업성이 보장되지 않는 이상 섣불리 분양에 나섰다가 미분양이라도 나면 여러모로 어려워져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은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분양 상황이 장기화되다보면 사람들은 브랜드 있는 아파트를 찾기 마련이다. 대형건설사는 비교적 여유 있는 사업장일테고 중소·중견건설사 입장에서는 지금 상황이 공격적으로 분양에 나설 때는 아니다"라며 "특히 규모가 작은 건설사는 미분양이 한 번 나도 그 타격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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