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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종민 교수 "유럽 탄소배출권 제도 규정 강화 속 ETF 매력적 투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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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분 기자
입력 : 2023.07.03 07:38 ㅣ 수정 : 2023.08.05 11:24

"韓 탄소배출권, 외부 개발되지 않아 투자상품 구성 어려워"
"당분간 유럽 배출권 기반, 자산운용계 등에서 출시될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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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민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사진=황수분 기자]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탄소배출권 시장은 여타 시장과 마찬가지로 해당 배출권 수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만큼, 경기 펀더멘털뿐만 아니라 정책·제도의 변화가 수급에 직결돼 관련 투자에 앞서 면밀한 분석이 요구된다“

 

유종민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3일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극심해지는 기후변화에 따른 온실가스 규제 강화에 대한 믿음이 확실하다면 현물 혹은 ETF 상품이 더 매력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강세장에 진입했다는 전망이 감도는 가운데, 유럽 탄소배출권 상장지수펀드(ETF)가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받는 상황이어서 유 교수의 이러한 진단은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실제로 최근 유럽 국가들이 친환경 규제에 속도를 내자 연초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탄소배출권 ETF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2배가량 오르자 ETF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유럽 탄소배출권 시장은 선물 시장으로 발달해 참여자 간 거래가 활발한 편이다. 이를 기반으로 여러 파생 금융상품이 존재해 글로벌 탄소배출권 시장 중 가장 활성화됐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는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한 달 전보다 각각 6.16%, 5.67% 올라 ETF 전체 수익률 1·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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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유 교수와의 일문일답.

 

Q. 최근 유럽 ETF 상품 흥행과 그 배경은

 

탄소배출권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위한 일종의 허가권이다. 뒤집어 말하면 만약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기업 차원에서 배출을 저감할 수 있다면 외부 투자자들에게 배출권을 팔아서 그 자금으로 저감장치에 투자할 수 있는 투자유치의 통로가 된다. 그래서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 그만큼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배출권의 가격이 높아지고, 반대로 감축이 쉬워지면 기회비용이라고 할 수 있는 배출권의 가격은 낮아진다.

 

Q. 탄소배출권 상품으로의 ETF가 유용한 이유는

 

탄소배출권은 정부로부터 직접 배출권을 받고 보관하는 것은 온실가스를 규제받는 기업에 국한된다. 따라서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여타 원유 혹은 곡물 등과 같이 실물을 직접 보유 및 거래하기 힘든 투자상품(commodity)이다. 이러한 상품시장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미래에 실물 상품을 인도받을 권리라고 할 수 있는 선물(future)로 거래하거나, 혹은 현물(spot)을 보유하는 금융사가 가치 변동의 위험을 그대로 반영시키는 지수 펀드 상품인 ETF(Exchange Traded Fund)를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한다. 포지션의 롤오버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선물에 비해, 극심해지는 기후변화에 따른 온실가스 규제 강화에 대한 믿음이 확실하다면 현물 혹은 ETF 상품이 더 매력적일 수 있다. 

 

Q. 유럽 탄소배출권 시장, 최근 가격 등락 원인은

 

한때 유럽의 배출권 가격은 한국과 비슷할 정도로 낮은 편이었다. 파일럿 계획기간이었던 2007년에는 배출권의 가격이 ‘0’으로 수렴하기도 했다. 배출권이란 상품은 금융기관 입장에선 원자재(Commodity)라는 실물상품군에 속하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정부의 허가증이라는 실체 없는 종잇장에 불과해 과잉공급이 되면 가격이 ‘0’으로 수렴하는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투자상품이다. 온실가스뿐 아니라 산성비의 원인인 이산화황 배출을 규제했던 미국의 대기오염방지법(Clean Air Act) 하에서 제정된 배출권 시장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이러한 일을 막고자 유럽에서는 배출권의 가격 변동폭을 줄이려는 MSR제도가 도입됐고 덕분에 과거 낮은 가격을 벗어나 지금은 100달러를 넘는 가격을 호가하고 있다. 

 

Q. 국내 배출권 시장에서의 ETF 출시 가능성과 전망은

 

유럽 배출권거래제에서 이미 많은 ETF 상품 거래가 있어 왔고 많은 투자자금이 감축비용으로 유입된 바 있다. 최근에는 한국 자산운용사에서도 유럽 배출권을 기반으로 한 ETF 상품이 출시돼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한국 배출권거래제 하에서의 배출권이 금융상품으로서 일반 투자자들에게 개방되지 않아 이러한 투자상품 구성이 어렵다. 당분간은 유럽의 배출권을 기반으로 이러한 상품이 출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Q. 최근 은행, 증권계도 주목하고 있는 탄소배출권의 기회

 

영국에서는 낮은 배출권 가격으로 온실가스 저감이 이뤄지지 않자, 시민들이 배출권을 사모아 이를 폐기함으로써 배출권 가격을 올리자는 시도가 있었다. 기후변화도 심해지고 있는 마당에, 앞으로 장기적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 예상되는 이러한 상품에 투자하고자 하는 일반인들도 점차 증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배출권이라는 상품에 대한 접근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산운용사 등에서 간접투자 상품으로 제공할 기회가 많게 됐다. ETF나 기타 간접펀드 상품들은 은행 및 증권사를 통해 일반 투자자들에게 판매될 것이고, 이러한 투자금은 온실가스를 감축하고자 하는 의지와 기술이 있는 기업에는 큰 젖줄이 된다. 녹색채권 등 환경과 관련된 상품이 다 있지만 이는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기업들의 대출수요에 의한 것뿐이고 투자자들 입장에선 그다지 고수익 상품이 되긴 어렵다. 오히려 직접적으로 감축의 기회비용에 투자하는 배출권 시장이 금융기관들에는 매력적이 될 수밖에 없다.  

 

Q. 지정학적 위기와 향후 전망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노출됐을 때, 석탄 대신 천연가스 연소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을 하던 전통적인 방식의 비용이 크게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배출권의 가격도 엄청난 상승을 보여준 바 있다. 게다가 유럽시장에 수출하기 위해선 해외에서 발생한 온실가스만큼, 유럽의 배출권을 구매하도록 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로 비유럽권으로부터의 배출권 수요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배출권 가격의 상승폭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기후변화의 영향을 쉽게 체험할 수 있듯이 이러한 온실가스에 대한 정부규제가 더욱 가속할 것이 당연시되면서, 배출권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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