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서비스 및 핀테크(FinTech) 산업의 생성형 AI 이슈 점검④ - Generative AI 도입, 여전히 몸 사리고 있어..
사람들은 시, 소설, 보고서 등 글쓰기, 그림 그리기, 알고리즘 코딩 등 창작의 세계가 그동안 인간에게만 허락된 별도의 영역이라 알고 있었다. 그런데 AI(인공지능)의 발전과 함께 이제는 진화한 AI가 스스로 창작의 영역을 넘보는 시대가 되었다. 생성형 AI(Generative AI)의 등장은 인간에게 어떤 의미가 있으며 우리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쉽지 않지만, 생성형 AI는 이미 여러 분야에서 현실로 나타나 적용되고 있다. 우리에게 성큼 다가온 생성형 AI의 시장현황, 다양한 이슈와 관심 사항 등을 살펴보기로 하자.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지난 6월 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금융 서비스·핀테크 컨퍼런스인 ‘Money20/20’ 행사가 열렸다.
이번 Money20/20 유럽 행사에는 전세계 90개국 이상에서 온 2300여개 기업, 8천명 이상의 참석자가 행사 3일 동안 300개가 넘는 세션에서 정보를 공유하는 기회를 가졌다.
• ‘Money20/20’ 유럽 행사, Generative AI에 주목하다!
이번 행사에서 단연 주목 받았던 분야는 생성형 AI(Generative AI)이었다.
행사에 참여한 글로벌 대형은행 및 온라인 금융회사의 경영진들은 Generative AI를 ‘혁신의 폭발’이라고 부르며 “우리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영역에서 혁신을 촉발할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ChatGPT와 GPT-4의 발전을 보면서 이들은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변혁의 순간”이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찬사와 달리 Generative AI에 대응하는 이들의 움직임은 그다지 빠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은행을 비롯한 핀테크 기업들은 Generative AI의 (성공적인) 활용 사례를 파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달리 얘기하자면 이들은 아직까지는 “몸을 사리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 일부 거대 금융 서비스 기관들, Generative AI에 발 빠르게 대응
물론 일부 금융기관들은 상대적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네덜란드의 ‘ABN 암로(ABN Amro)’는 업무프로세스에서 Generative AI를 시범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거대 은행 중 하나다.
행사의 한 세션에 토론참석자로 참여한 은행관계자에 따르면, ABN Amro는 은행 직원과 고객 간의 대화를 자동으로 요약하는데 Generative AI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고객의 질문에 답하고 반복적인 질문을 피하기 위해 고객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는 직원들을 돕는데에도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 은행은 현재 이러한 시범사업을 직원 200명으로 확장하는 과정에 있으며 이번 여름에 시작할 다수의 새로운 사업을 탐색하고 있다(CNBC, 2023.6).
지난 3월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의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자신의 은행이 내부적으로 개발자가 자동으로 코드를 생성하고 테스트할 수 있도록 Generative AI 도구를 실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골드만삭스는 은행 내부 인큐베이터에서 첫 번째 스타트업인 ‘루이자(Louisa)’라는 기업용 AI 기반 소셜 미디어 회사를 분사했다(CNBC, 2023.5).
Louisa는 사용자가 직관적인 방식으로 연결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킹 플랫폼이다. 사용자는 내용 전문가로서 개인 브랜드를 구축하고 범위를 확장하며 동료 및 거래처에 대한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Generative AI에 대한 추진은 CEO인 데이비드 솔로몬(David Solomon)이 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더 큰 노력의 일환이다(Goldman Sachs 내부자료).
• 하지만 대다수 금융 서비스 기관들, 보수적 접근하며 몸 사려..
이 행사의 또다른 단면을 읽어보자.
금융 서비스의 Generative AI 적용에 대한 비공개 세션에서, 대다수 기업은 앞서나가기보다는 다른 경쟁사들과 보조를 맞추는 정도로 속도를 제어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은행들은 만장일치로 ChatGPT와 같은 Generative AI 도구를 고객 대면 전개에 등장시키는 것을 주저하는 것처럼 보였다.
은행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은행이 AI에 대해 ‘보수적인 접근’을 취해왔다고 말하면서 현 단계에서 Generative AI는 ‘여전히 초기’이면서 ‘미성숙하다’고 덧붙였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 서비스 기관들이 이처럼 몸을 사리는 이유 중 하나는 이곳에서 다루는 엄청난 양의 민감한 데이터의 처리와 무관하지 않다. 현 단계에서 Generative AI에게 고객의 민감한 정보를 맡기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행사에서 하버드 대학교 버크만 클라인 센터(Berkman Klein Center)의 Rumman Chowdhury 박사는 AI가 현재 금융 시스템과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통찰력을 공유하면서, 그 잠재력과 함의가 너무 크기 때문에 개별 기업이나 개별 국가도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음을 강조하였다(Payments Consulting Network, 2023.6).
금융 서비스·핀테크 관련 기업들이 Generative AI 도구를 어느 정도로 어떻게 받아들여 활용할지 향후 전개과정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