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맞는 김동연 지사의 정책행보에 담긴 '숨은 이슈'는?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다음 달 1일 취임 1주년을 맞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그동안 활발한 정책 행보를 펼쳐왔다. 반도체 및 미래차 등 첨단 글로벌 산업 육성부터 청년지원정책 그리고 경기북부발전론 등까지 망라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9박 11일간 첫 해외 출장 일정에서 미국과 일본의 주요 도시를 방문하며 4조 30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이는 역대 경기도지사 단일 해외 출장에서 기록한 최대 규모 투자유치이다.
이 같은 정책행보가 여론의 관심을 끄는 것은 '숨은 이슈'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고착화돼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선후보 구도의 '균열 가능성'이 그것이다.
민주당 차기 주자 지지율 조사를 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대장동 사건 등 온갖 비리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지만 이 대표의 압도적 우위 구도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김동연 지사는 이 같은 구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잠재적 변수로 꼽히고 있는 것이다. 김 지사의 정책행보에 관심을 갖는 언론이나 유권자의 셈법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정치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이재명 대표가 22%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동연 지사는 1%에 불과하다.
민주당 지지층으로만 좁혀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이재명 54%, 이낙연 4%, 김동연 2%로 이 대표가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이 대표가 대장동 특혜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각종 불법 비리 의혹을 뚫고 차기 대선에 출마할 경우 김 지사는 위력적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상대적으로 도덕적 흠결이 없고 오랜 기간 행정 관료로서 도지사로서 실력을 입증한 김 지사가 가장 강력한 대안이 될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달 16~17일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전국 성인 유권자 10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대안은 누구?'라는 질문에 대해 이낙연 전 총리가 17.1%,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5.9%, 김부겸 전 총리 12.5%를 기록했다. 전체 여론조사에서는 이낙연 전 총리에 이어 2위를 기록했으나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김동연 22.7%, 김부겸 8.3%, 이낙연 7.9%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김 지사는 이 전 총리에 3배 가까운 지지율을 보인 셈이다.
또 호남지역에서도 김동연 19.2%, 이낙연 16.4%, 김부겸 14.2%로 김 지사는 이 전 총리와 김 전 총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대선을 비롯해 총선, 지방선거 등 각종 선거에서 민주당의 텃밭이나 다름없는 호남지역에서 충청북도 음성 출신 김 지사가 전남 영광 출신인 이 전 총리를 앞섰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2002년 대선에서 당시 노무현 후보가 아무 연고도 없는 광주에서 승리하며 대선후보로 우뚝 서게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정치는 생물이다. 4년 후 대선 판도가 어떻게 펼쳐질지 아무도 정확하게 예상할 수는 없다. 현실 정치의 예측 불가능성이 깊어질수록 김 지사의 행보에 담긴 '숨은 이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