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돌파 기업을 찾아서(4) 하나은행] “미래 위한 가치로운 투자”···금융의 ‘역할’ 다한다
한때 한국은 온 사회가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저출산을 독려했다. 그런데 불과 약 반세기 만에 한국 사회는 정반대 현실에 놓였다. 젊은 층에서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만연하며 출산율이 급격하게 줄어 들었고, '인구절벽'의 기울기가 날로 가팔라지고 있다. 저출산의 배경에는 자녀양육에 대한 경제적·정서적 부담과 일·가정생활 양립에 어려움이 크게 작용한다. 때문에 저출산은 정부와 민간이 합심해서 해결해야 하는 사회문제로 자리매김했고, 실제 기업들에서는 출산·양육 친화 사내문화 조성으로 해법 모색에 앞장서고 있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출산·양육 정책'을 총 30회 시리즈 기획을 통해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하나은행은 일과 가정의 조화로운 양립 지원과 저출산 문제 대응에 대해 대만민국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가치로운 투자’로 인식하고 있다. 다양한 복지 정책으로 조직 구성원들의 임신·출산·육아를 지원하는 건 물론 대외 협력으로 보육 환경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연장선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금융의 역할’도 고민·실행하고 있다. 적극적인 금융 지원으로 혜택을 확대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하나은행이 저출산이라는 사회적 문제 해결에서도 ‘리딩뱅크’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2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소속 임직원들은 출산 전·후 다양한 직원 복지 제도를 적용 받는다. 휴가·휴직이나 근로시간 단축 등이 대표적인데, 여성 임직원 뿐 아니라 남성 임직원까지 범위를 넓혀 복지 효과 극대화에 나선 게 눈에 띈다.
하나은행의 복지 제도는 임직원이 ‘임신→출산→육아’ 전 과정에서 회사의 업무 때문에 느낄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1년 이내의 난임 휴직기 및 월 1회의 태아검진 휴가를 제공하고, 임신기에는 하루 2시간의 근로시간 단축으로 안정적 출산 준비를 지원한다.
출산 이후에는 2년 이내의 육아휴직이 가능하다. 휴직은 2회로 분할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남성 임직원도 같은 육아휴직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일하는 엄마·아빠’의 물리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이다. 이미 남성 임직원이 육아휴직을 하는데 부담 없는 조직 문화가 정착해있다.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기가 도래한 임직원은 출근시간이 오전 10시로 늦춰진다. 근무시간에 맞춰 자녀 등굣길에 오르기 어려운 임직원을 배려하기 위함이다. 하나은행은 이 같은 정책으로 임직원 출산 장려 및 저출산 해결에 동참한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전개 중이다. 대표적인 건 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100호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다. 전국 100곳에 어립이집을 확충해 우리 미래 세대를 키우는 보육 시설의 지역 간 격차를 완화하는 게 목적이다.
민·관 협력 형태로 2018년부터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총 1500억원 규모다. 지난 4월 28일 경북 칠곡에 개소한 ‘왜관하나어린이집’까지 총 64개가 지어졌다. 목표가 달성되면 약 1만여명의 아동에게 보육 혜택이 제공되고, 약 5500여명의 직·간접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인구 소멸 위기에 있는 농어촌 지역 등에 국공립어린이집 건립을 지원함으로써 초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소멸 문제로 아동 인구 감소와 민간 어린이집 폐쇄, 보육 환경의 지역적 편차 등 사회적 문제 해결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하나(HANA) 인생여정(人生旅程)’ 프로젝트도 가동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일과 육아의 병행, 주거 안정, 실버 케어까지 인생여정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지원 방안이 담겼으며 초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돌파하겠단 목표로 설계됐다.
첫 번째로 시행된 프로그램은 ‘다자녀 우대 상생금융’이다. 다자녀 가구에 대한 전용 상품 출시나 대출금리 간면 등 금융 지원 확대로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데 동참하겠다는 취지다. 저출산 문제 대응에 ‘금융의 역할’을 적극 이행하겠단 의도다.
하나은행이 지난 4월 출시한 ‘하나 아이키움 적금’은 △양육수당 수급 △임산부 △다자녀 가구 등을 대상으로 갖가지 우대금리를 얹어 최대 연 8%의 금리가 적용된다. 또 주택담보대출(주담대)나 전세대출 기한을 연장하는 다자녀 고객에게 조건에 따른 대출금리 인하도 제공한다.
특히 하나은행은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하나원큐’를 통해 해당 상품 가입하는 고객이 ‘아이미래 지킴서약’에 동의하면 1좌당 1만원의 기부금을 적립하고 난임 부부에 지원한다. 단순 금융 혜택을 넘어 ‘착한 금융’ 실천으로 사회적 역할 수행에 앞장서겠단 취지다.
하나금융·은행은 ‘하나(HANA) 인생여정(人生旅程)’ 프로젝트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하나은행 야탑금융센터에 영유아 전용 수유실 및 임산부 휴게실이 있는 ‘하나 맘케어 센터’를 개소했고, 하나금융 명동사옥에 예비 신혼부부 무료 대관이 가능한 ‘하나 그랜드 홀’도 운영 중이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하나은행장 시절부터 저출산 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며 해결 방안 모색에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함 회장은 그룹·은행의 사회공헌에 저출산 관련 사업을 크게 늘렸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지자체)와의 협력도 활발하게 추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하나금융·은행의 ESG 경영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최고 권위의 ESG 평가 기관인 한국ESG기준원(KCGS)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S(사회) 분야에서 3년 연속 ‘A+’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함 회장은 “저출산 문제는 금융이 함께 고민해야 하는 사회적 문제이자, 금융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하는 주요 어젠다 중 하나”라며 “앞으로도 개인의 인생 여정 전체를 아우르는 맞춤형 상품 개발과 금융 지원을 통해 손님들께 꼭 필요한, 진정성 있는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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