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경영 승계 프로그램 내제화···본부장급부터 육성”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잠재 최고경영자(CEO) 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가동·내재화한다. 그간 그룹 회장이나 이사회의 내부 논의만 거쳐 ‘깜깜이’ 논란에 휩싸인 관행을 깨고 선발부터 육성까지 중장기적 절차에 따라 진행해 투명성을 제고하겠단 구상이다.
31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이정수 전략부문 상무는 이날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기업문화 혁신의 중요 과제로 삼고, 이 부분을 내재화·매뉴얼화해 육성 과정을 거친 사람이 그룹의 주요 리더가 되는 프로그램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무는 “우연히 후보 논의 과정에서 리더가 되는 방법보다는 좀 더 투명하고 전문 역량을 잘 훈련받은 분들이 리더가 될 수 있는 과정을 설계할 것”이라며 “은행으로 치면 본부장급 간부들을 어떤 과정으로 육성시키고, 중간 성과나 업무 역량을 (어떻게) 평가해 나갈지가 경영 승계 프로그램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경영 승계 프로그램은 ‘선발’과 ‘육성’ 두 단계로 나눠 준비된다. 통상 그룹이나 주요 계열사 리더 후보로 선택받는 시기가 오기 4~5년 전부터 본부장급을 대상으로 이 프로그램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또 우리금융은 2~3년차 임원들을 대상으로 연간 50시간 이상의 연수를 진행하기로 했다. 연수 이후 테스트를 걸쳐 실제 개인 및 조직의 역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상무는 “단기적으로는 외부 전문 평가 기관에 아웃소싱을 해야 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모든 과정을 내재화하겠다”며 “밖에 내세울 수 있는, 우리금융을 대표할 수 있는 과정으로 설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이수한 임원들을 대상으로 CEO 후보군을 정한 뒤 ‘CEO 선정 프로그램’을 다시 가동해 최종 후보 선정에 나서겠단 구상이다. 은행장 등 계열사 CEO 뿐 아니라 그룹 회장까지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 상무는 “그룹 회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의 내부 논의만으로 자회사 대표를 선발하는 게 우리나라 금융업계 관행이었다”며 “절차적 투명성과 중요성을 높이고, 그룹 회장 한의 독단적 판단력을 최대한 배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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