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나들이] 스포츠경향배에서 단거리 다크호스로 부상할 말은?
'라누트' 최근 3연승으로 상승세
'글로벌골드' 출전마 중 1200m 경험 가장 많아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무더운 여름을 앞두고 렛츠런파크 서울의 열기는 더 뜨거워지고 있다. 오는 28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는 총 상금 7500만원이 걸린 제7경주 '제13회 스포츠경향배(국산 3등급, 1200m, 연령 오픈)'가 열린다.
26일 한국마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제13회 스포츠경향배' 대회는 1200m 단거리 승부로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기대주부터 1년 만에 복귀를 준비하는 말, 1200m 경험이 풍부한 말들까지 모두 출전을 앞두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열기가 뜨거운 대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경주마들끼리의 전력이 비등비등해 누구 하나 확실한 우승 후보를 점치기 어려울 정도로 복병과 다크호스 경주마들이 배치돼 있어 팬들의 관심 또한 높다.
계절의 여왕 5월, 스포츠경향배 우승으로 마생(馬生)에 꽃을 피울 우승마는 누가 될 것인지 살펴보자.
■ 라누트(암, 한국 3세, 레이팅 58, 임종근 마주, 박윤규 조교사, 승률 57.1%, 복승률 71.4%)
지난해 여름 렛츠런파크 서울에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이다. 데뷔전에서 지난 3월 개인 통산 2200승을 달성한 경마대통령 박태종 기수와 호흡을 맞춰 우승까지 차지했다. 그 후 주춤했지만 최근 3연승으로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다만 최근 3연승을 거둔 경주가 모두 암말 한정 경주였기 때문에 이번 경주에서 수말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고 우승까지 할 수 있을지 눈여겨보자.
■ 하이하이(거, 한국 5세, 레이팅 60, 김경민 마주, 정호익 조교사, 승률 41.7%, 복승률 50.0%)
데뷔 후 꾸준히 경주에 출전해 실력을 쌓아 3등급으로 승급했다. 가장 최근 출전한 지난해 4월 3등급 데뷔전에서는 1코너에서 꼴찌였는데 뒷심을 발휘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 경주를 마지막으로 다리 부상으로 인해 1년 동안 뛰지 못했다. 오랜만에 출전하는 만큼 그동안의 컨디션 관리와 경주감각 유지가 관건이라 볼 수 있다. 평소 막판 뒤집기로 팬들에게 짜릿함과 즐거움을 선사했던 '하이하이'가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 글로벌골드(거, 한국 6세, 레이팅 52, 장재형 마주, 최상식 조교사, 승률 15.4%, 복승률 15.4%)
출전마 중 1200m 경험이 가장 많다. 올해 출전한 4번의 경주 모두 1200m 이었으며 1, 3, 5, 7위를 했다. 지난 4월 1200m 경주에서는 경주 초반 다른 말들에 둘러싸여 진로가 막힌 듯 보였지만, 뒤쪽에서 침착하게 상황을 살피며 기회를 노리다가 4코너를 지나면서 외곽으로 빠져나왔다. 이후 직선주로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로 순식간에 7위에서 3위까지 올라섰다. 침착함과 뒷심이 돋보이는 경주전개였다. 이번 경주 역시 탁월한 뒷심을 활용한 막판 스퍼트로 승부수를 두지 않을까 싶다.
■ 하이러너(암, 한국 4세, 레이팅 52, 황은호 마주, 이관호 조교사, 승률 23.1%, 복승률 30.8%)
마명(馬名)처럼 높이 뛸 준비를 마쳤다. 지난 4월 1300m 경주에서 작년 10월 우승 이후 반 년 만에 우승하면서 슬럼프를 극복한 듯 보인다. '하이러너'는 특히나 함완식 기수와 인연이 깊다. 총 13번의 출전경주 중 3번 우승을 했는데 모두 함완식 기수와 함께 했다. 기수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명예 중 하나인 '영예기수'에 선정된 함완식 기수는 지난주 기수를 은퇴하고 7월 조교사로 데뷔할 예정이다. '하이러너'도 함완식 기수처럼 좋은 성적으로 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경주마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보자.
■ '경주로의 신사' 함완식 기수 은퇴, 25년 기수생활 동안 후배들에게 모범 보여
지난 20일, 21일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경주로의 신사' 함완식 기수의 은퇴 기념 이벤트가 열렸다. 함완식 기수의 친필 사인 애장품 증정, 팬 사인회, 유도마 기승 퍼포먼스 등 경마팬들에게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다채로운 행사가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이처럼 단순한 은퇴식이 아닌 고객참여형 이벤트로 개최돼 많은 고객들의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냈다.
1998년 6월 기수로 데뷔한 함완식 기수는 지난 주말 마지막으로 출전한 3개의 경주를 포함해 통산 6381전 중 806승을 올렸으며 2004년 '일간스포츠배'를 시작으로 2016년 'KRA컵 클래식'과 '그랑프리', 2021년 'Owners’ Cup'까지 총 11개 대상경주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15년에는 경주로의 신사라는 별명처럼 페어플레이 정신과 꾸준한 노력 등을 인정받아 '영예기수'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영예기수는 좋은 성적은 물론이고 성실함과 청렴함 등 품성과 자질이 뒷받침 되어야 선정될 수 있어 기수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 명예 중 하나다. 서울과 부경을 통틀어 단 8명의 더러브렛 기수만이 현재 이 영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그의 꾸준한 노력과 성실함은 그가 25년의 기수 생활 동안 두 자리 수 승률을 유지하는 비결이 됐고 최근 1년 기준으로도 승률 13.1%라는 안정적인 성적을 보여줬다. 또한 올해 2월에는 아홉수 없이 시원하게 통산 800승을 달성하면서 은퇴를 앞둔 함 기수와 그의 팬들에게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을 선사한 바 있다.
행사 첫날인 20일 오후 3시에는 해피빌 1층 오너스라운지에서 은퇴기수 애장품 증정식이 개최됐다. 선착순 방문고객 100명 중 당첨된 행운의 9명에게는 함완식 기수의 친필 사인이 담긴 채찍, 복색 또는 고글이 돌아갔다. 이어서 열린 팬 사인회에서는 함완식 기수의 2016년 '그랑프리' 대회 우승 장면이 담긴 엽서가 활용돼 의미를 더했고, '경마팬이 전하는 한마디' 방명록 행사를 통해 팬들의 소감도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함완식 기수는 21일 제8경주로 열린 '제22회 YTN배(G3)' 대상경주 출전을 끝으로, 지난 25년간의 기수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함 기수는 지난 2014년 YTN배에서 경주마 '빅파워'와 좋은 궁합으로 우승을 한 이력이 있어 더욱 뜻깊었던 피날레 경주였다. 이를 기념해 한국마사회 KRBC 경마방송에서는 YTN배 중계 시 2014년 YTN배 우승 영상을 활용한 콘텐츠를 방영해 고객들에게 함완식 기수의 은퇴를 알렸다. 은퇴경주에서 '블랙머스크'와 호흡을 맞춘 함 기수는 6위로 경주를 마쳤다.
마지막으로 이날 서울 마지막 경주인 제11경주 출발 직전에는 함완식 기수가 빨간 자켓을 입고 유도마에 깜짝 기승해 경마 팬들과 작별인사를 나누는 이색 이벤트가 시행됐다. 유도마는 경주마가 경주 전 지하마도에서 경주로로 출장해 출발대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말이다. 팬들 역시 그의 마지막 인사에 화답하며 뜨거운 박수와 격려를 보냈다.
함완식 기수의 마지막 행보는 여기까지지만 그가 경주로를 완전히 떠나는 것은 아니다. 그는 6월 30일자로 정식 기수 면허를 반납하고 7월 1일부터 조교사로서의 새 출발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조교사는 경주마를 훈련하고 기수를 섭외하고 경주 전략을 짜는 등 경마에서 감독과 같은 역할을 하는 직책이다.
함 기수는 YTN배 경주 직후 인터뷰에서 "아직도 끝났다고 실감이 안 나지만 이것이 마지막이 아니다. 또 다른 시작이다"며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 싶고 후배 기수들을 위해서나 저를 위해서는 앞으로 조교사가 돼 열심히 하겠다. 다른 자리에서, 다른 모습으로 함완식이라는 이름을 걸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응원해주신 팬 분들의 목소리 덕분에 제가 25년 동안 기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버팀목이 됐고 또 채찍도 되어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기수로서 인사드리지는 못하겠지만 조교사로서 항상 여러분들과 함께한다는 입장은 변함없으니까 계속해서 응원해주시고 저 또한 늘 겸손하게 배우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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