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금리 동결 ① 은행권] 기준금리 그대로 3.50%···내 대출금리 향방은

유한일 기자 입력 : 2023.05.25 09:58 ㅣ 수정 : 2023.05.2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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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연속 동결하면서 시장금리 변동성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긴축 목표인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는 흐름 속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현재의 기준금리를 사실상 ‘정점’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미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에 따라 올 하반기 채권 등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보일 경우 연말로 갈수록 금융 소비자의 이자 부담도 경감될 것으로 관측된다. 

 

■ 2·4·5월 ‘3연속’ 기준금리 동결···소비자물가 하락세 고려한 듯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5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0%로 동결했다. 올 1월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3.50%로 인상한 뒤 2월과 4월, 5월까지 3번 연속 동결 결정이다. 

 

시장에선 금통위 회의 전부터 기준금리 동결을 기정사실화로 받아들였다.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진행한 조사에서 채권 전문가 10명 중 9명(89%)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최근 물가 상승세가 둔화된 점이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는 전년동기 대비 3.7% 올랐다. 전월(4.2%)보다 0.5%포인트(p) 낮은 수치로, 지난해 2월 이후 14개월 만에 3%대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급격히 올린 기준금리 여파로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차주 이자 비용 증가나 금융사 연체율 상승, 기업 자금 조달 부담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 점도 기준금리 속도조절 필요성에 힘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 

 

■ 기준금리 ‘정점’ 찍었나···미국 긴축 종료 기대감도 솔솔 

 

일각에선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 상승세가 전반적으로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정부나 연구기관 등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의 목표인 물가가 잡히고 있다는 의미다. 

 

변수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다. 현재 한국(3.50%)과 미국(5.00~5.25%)의 기준금리는 역대 최대인 1.75%p까지 벌어졌다. 통상 미국의 금리가 높으면 높은 수익률을 쫓는 투자자들의 자금 이동으로 자본 유출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다음 달 13~14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기존에 생각했던 것만큼 인상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기축통화국으로 통화정책 영향력이 절대적인 미국의 긴축 완화 기대감에 시장금리도 반응하고 있다. 실제 미국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할 경우 채권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 은행채 금리 내려가면 차주에 호재···“당분간 관망세 이어질 듯”

 

가장 주목되는 건 은행채(금융채) 금리다. 은행권의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고정형), 전세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 산정의 ‘기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은행채 변동성에 따라 대출금리 방향도 정해지는 구조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올 1월 9일 연 4.37%에 달했던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 12일 기준 연 3.84%까지 하락했다. 은행은 은행채 5년물 금리에 차주마다 매기는 가산금리를 더해 주담대 고정금리를 산정·반영한다.

 

신용대출 금리 산정의 기준인 은행채 6개월물도 연 3.7%대를 형성하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지난달 취급한 신용대출 금리 평균은 연 5.87%로 전월(연 6.17%)보다 0.31%p 내리며 5%대로 진입했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 산정의 기준으로 쓰는 코픽스(COFIX) 금리도 지난해 11월 4.34%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달 3.44%까지 내려왔다. 은행채 금리 하락으로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줄었고, 이게 코픽스 금리를 떨어뜨려 주담대 변동금리 하락으로 이어진 셈이다. 

 

금융권에선 다음 달 미국의 기준금리 결정이 연말 시장금리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본다. 대출금리 역시 이에 맞춰 움직일 텐데, 주요 은행들의 자체적 금리 인하분까지 반영될 경우 하락세는 보다 뚜렷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상생금융 차원의 대출금리 인하분은 다 반영됐다. 당분간 대출금리는 관망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미국이 다음 달 시장에 어떤 시그널을 보내느냐에 따라 시장금리가 한 차례 더 요동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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