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비대면 진료 국내서 안한다…“정부 규제, 기존 스타트업 고전할 것”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비대면 진료 시범 사업이 오는 6월 시작되면서 빅테크사(社)들이 움직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대유행이 정점에 달하자 네이버‧카카오는 비대면 진료 사업에 진출을 선언했으나 제도가 받쳐주지 않자 전면 취소했다.
하지만 최근 수요가 커지면서 비대면 진료가 제도권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도 비대면 진료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즉 빅테크사가 국내 비대면 진료 서비스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밥상이 차려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24일 뉴스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네이버‧카카오는 국내에서 비대면 진료 사업 의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대면 진료 시범 사업도 규제가 많아 서비스를 제공해온 기존 스타트업 기업들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당사의 헬스케어 사업 방향은 병원에 내에서 의료진의 업무 효율화에 맞춰져 있다”면서 “사내 병원에서 의료진 업무 효율화 연구를 하고 이를 대형 병원에 협력하는 식의 단계”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 진행하고 있는 비대면 진료 서비스 ‘라인닥터’에 대해 “국내 확장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의 헬스케어 사업은 병원 내 축적된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의료진에게 활용 지원하는 B2B 사업과 혈당 관리 플랫폼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제공하는 B2C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당사는 해외에서도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다”며 “국내에서 기존 스타트업 기업들이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하고 있는 터라 검토는 해보겠지만 사업 진출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했다.
국내 비대면 진료 서비스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 속에서 스타트업 기업 위주로 성장했다. 이들이 모여서 만든 단체가 원격의료산업협의회(이하 원산협)다. 만일 빅테크사가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국내에 제공할 경우 타격을 보는 곳은 이들이다.
현 제도를 미루어보면 비대면 진료 산업의 성공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원산협의 주장이다. 최근 정부의 비대면 진료 시범 사업 매뉴얼은 병의원급(동네의원) 기관에서 재진을 주요 원칙으로 돼 있다. 특수한 경우에만 초진을 비대면 진료로 할 수 있게 했다.
정부의 이 같은 매뉴얼은 비대면 진료 서비스 기업과 의료기관에 혼란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대로 비대면 진료가 계속되다가는 사업 자체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원산협은 지적하고 있다. 빅테크사가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해도 정부의 규제로 사업 성공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원산협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지난 3년간(코로나19 대유행 상황) 비대면 진료는 큰 무리 없이 제공돼 왔다”면서 “정부 매뉴얼은 규제 위주라 앞으로 시행되는 비대면 진료 서비스에 제동을 걸어 의료기관과 환자들에게 혼란을 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