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기 싫다”고 외치는 박카스 광고 속 그녀가 학생이 아닌 선생님?
[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박카스는 일상 속 사소한 소재들을 광고적 인사이트로 풀어낸 때로는 가슴 찡한, 때로는 힘이 나는, 때로는 배꼽 빠지는 광고로 많은 공감을 받아왔다.
그런 박카스가 이번엔 우리의 편견을 깨는 허를 찌르는 광고로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대한민국 피로회복제 박카스 선생님 편]
다 큰딸이 학교 가기 싫어하는 학생들처럼 아침 밥상 앞에서 한 숨 쉬며 푸념한다.
다 큰딸 : 아~ 학교 가기 싫다
엄마 : 가야지 네가 선생님인데?
장면이 바뀌고 선생님을 반겨주는 학생들의 열렬한 환호가 보인다.
Na : 반가운 만큼 힘도 들지만 이 순간을 기다려 왔잖아요 / 다시! 힘내자 박카스 / 장면이 바뀌고 집으로 돌아온 딸 앞에서 엄마가 식사 준비를 하다 말고 푸념한다.
엄마 : 밥하기 싫다
다 큰딸 : 피곤하지?
학창시절 우리들이 가졌던 편견 중 하나는 선생님들은 우리와는 다른 고귀함과 도덕적 기준을 가진 성인군자이며 우리 같은 평범한 인간들이 하는 일상의 행동들, 가령 화장실을 가거나 광고에서처럼 학교에 가기 싫다는 생각 같은 것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사실 선생님들도 사람이고 엄밀하게 따지면 평범한 직장인이다. 그냥 직장이 학교이고 하는 일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인 것이다. 물론 그 어떤 직업보다 더 큰 사명감과 더 높은 도덕성을 필요로 하지만 말이다.
좋은 광고는 광고에 대한 공감이 자연스럽게 상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호감으로 이어 지도록 만드는 광고다. 수 십 년을 지속해 온 박카스의 광고 캠페인은 이러한 원칙에 충실한 광고이며 대한민국 광고사에 큰 족적을 남긴 대표적인 광고 캠페인이다.
그런 박카스가 60년을 기념하는 광고를 선보였다.
[늘 당신 곁에, 박카스 60주년 캠페인]
대한민국 60년 동안의 주요 이슈들과 시대상을 보여주는 단면들이 흑백 다큐멘터리처럼 스쳐 지나가며 비장한 여자 성우의 나레이션이 이어진다.
Na : 기억하나요 가진 건 사람밖에 없던 나라/ 견디기 힘든 그 시간을 이겨낸 사람들
뉴 밀레니엄, 200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라는 자막과 함께 불꽃놀이 장면이 나오며 화면이 칼라로 바뀌고 “너의 그 한 마디 말도 쓸쓸한 네 모습도 나에겐 커다란 의미~”라는 김창완의 노래가 흘러 나온다.
Na : 각자의 자리를 지켜준 당신의 60년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함께 하겠습니다/ 늘 당신 곁에 박카스
60년 특집 광고를 보면 그 동안 우리가 보아 온 그 박카스 광고가 맞나 싶을 정도로 기존의 광고 캠페인들과는 완전히 결이 다르다.
일상 속 작은 단면을 활용한 광고로 소비자와의 공감을 강화해 왔던 지금까지의 방식과 다르게 새 박카스 광고는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거대담론을 이야기 한다.
이런 광고 표현 방식으로 인해 마치 영화 국제 시장과 건국 60주년 공익 캠페인이 떠오른다는 말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법 오랜 세월을 살아온 사람들에게 그리고 인생의 희로애락을 박카스와 함께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 광고는 60년 박카스 광고들의 모든 공감들을 응축한 결정판이다.
박카스가 광고의 주인공 이지만 광고를 보는 동안 주인공이 자기 자신이라고 느껴지게 만들고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나 자신에게 “지금까지 넌 최선을 다해 살아왔어 앞으로도 힘내”라고 격려하게 만든다.
떨어지는 작은 물방울이 바위를 뚫듯 잔잔한 공감이 누적되어 진한 감동을 만들었다고나 할까?
신재훈 프로필▶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