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종근당의 공격 경영, ‘자누비아’ 판권 확보는 급변하는 당뇨 치료제 시장 선제 대응
최정호 기자 입력 : 2023.05.18 01:38 ㅣ 수정 : 2023.05.18 01:38
자누비아 지난해 매출은 1385억원, 2038년까지 MSD에 대한 로열티 지불 없어 9월 제네릭 출시, 오리지널 의약품 ‘프리미엄’으로 매출 감소 폭은 적을 듯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종근당이 당뇨치료제 시장 장악을 위해 ‘자누비아시리즈’의 국내 판권을 획득했다.
자누비아시리즈는 MSD의 블록버스터 당뇨 치료제이다. 그 국내 판권을 사들인 것은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당뇨 치료제 시장에서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의 제네릭이 출시되면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또 정부 정책과 맞물려 당뇨 치료제 약가가 인하하고 있어 제약사 매출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종근당은 위축되지 않고 공격적 경영전략을 선택한 셈이다.
17일 공시에 따르면 종근당의 자누비아 매출은 지난 2020년 1470억원과 2021년 1538억원 각각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약가 인하 정책 등으로 1385억원으로 매출 감소를 겪었다.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의 경우 치료제의 꾸준한 복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환자에게 약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당뇨 치료제는 정부가 약가 인하 정책의 주요 타깃이 된다. 또 제네릭이 출시될 경우 약가가 절반 이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오리지널 의약품 처방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문제로 인해 종근당이 매출총이익을 늘리기 위해 455억원을 들여 MSD로부터 자누비아의 국내 판권을 사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전에는 자누비아를 판매했을 시 로열티를 MSD에게 지불해야 됐지만 앞으로는(2038년까지) 매출 전부가 종근당 소득이다.
자누비아의 제네릭 출시도 시장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나 단기적으로 볼 때 매출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국내 900억원 시장이 형성돼 있는 당뇨 치료제 ‘포시가’(SGLT-2 계열)의 경우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4월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출시한 포시가의 제네릭 지난달 매출은 총 3억8700만원이다. 포시가의 지난달 매출 46억9200만원에 비하면 제네릭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다. 다만 당뇨 치료제 시장이 DPP-4 억제제 계열(자누비아)에서 SGLT-2 계열로 변화하는 경향이 있어 이에 대한 대응도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종근당은 지난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듀비메트에스’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듀비메트에스는 종근당이 자체 개발한 신약 두비에와 자누비아, 메트포르민을 결합한 복합치료제다.
종근당이 영업력을 앞세워 당뇨 치료제 시장에서 듀비메트에스를 부각시킬 경우 자누비와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내 1조5000억원 규모의 당뇨치료제 시장에서 종근당의 시장 장악력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