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 꺾인 지방금융, 건전성 지표도 뒷걸음질
지역경기 침체 여파 BNK‧JB 역성장, DGB만 실적개선
NPL·연체율 상승 추세, 대손비용률 변화 예의주시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BNK·JB·DGB금융 등 지방금융그룹 3사의 올해 1분기 성적표가 엇갈렸다. 비이자이익 확대로 선전한 DGB금융그룹을 제외하고 JB금융그룹과 BNK금융그룹이 지역경기 침체 여파와 이자이익 감소로 역성장했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BNK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동기대비 7% 감소한 2568억원을 거뒀다. JB금융지주 또한 같은기간 2.4% 감소한 1634억원을 거뒀다. DGB금융지주는 전년동기대비 3.6% 증가한 1680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두며 3사 중 유일하게 실적 성장을 거뒀다.
이는 우려했던 시장 전망을 웃도는 성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방 금융지주 3사의 올해 1분기 지배주주순이익 컨센서스는 BNK금융 244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7% 감소, DGB금융은 1425억원으로 14.4%, JB금융 1594억원으로 4.1%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시중은행에 비해 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지방은행 특성상 경기 침체 등에 따른 이자이익·수수료 감소가 예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DGB금융의 경우 시장금리가 크게 하락하면서 이자이익 감소에도 DGB생명 등 비은행 계열사와 은행의 견조한 비이자이익이 양호한 순이익 달성을 견인했다.
BNK금융의 경우 BNK투자증권 등 비은행 부문 계열사들의 실적은 대체로 부진에도 부산·경남은행의 자산성장에 따른 이익 증가, 자산운용의 평가이익 확대 등으로 실적 부진 폭을 줄였다. JB금융은 그룹 순이자마진(NIM) 상승(전년동기대비 0.33%p↑), 효율적인 비용 관리 등으로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망보다는 선전했지만 전반적으로 역성장을 피하지 못하면서 건전성 지표는 나빠졌다.
BNK금융의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0.52%, 연체율은 0.56%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12%p, 0.25%p 상승했다.
DGB금융은 실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NPL 1.03%과 연체율 0.96%를 기록, 각각 0.47%p과 0.35%p씩 올랐다. JB금융도 NPL과 연체율은 0.84%과 0.88%로, 각각 0.36%p과 0.31%p 증가했다.
손실흡수능력 강화를 위한 충당금 확대로 대손비용률도 상승 곡선을 그렸다. 대손비용률은 은행들의 자산건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 대손비용을 총여신 평잔으로 나눠 구한다. 대손비용률이 높을수록 손실흡수능력과 자산건전성이 부정적인 상태로 본다.
BNK금융의 경우 올해 1분기 대손비용율은 0.47%로 지난해 같은 기간(0.33%)보다 0.14%p 증가했다.
JB금융도 대손비용률 0.78%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0.46%p 상승했다. 특히 JB금융의 경우 대손충당금 환입에도 불구하고 대손비용율이 상승해 건전성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JB금융지주의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추정치보다 높았던 것은 캐피탈 충당금 환입(168억원), 은행의 선제적 충당금 적립(44억원), 특수채권 매각이익(119억원) 등이 반영된 것”이라며 “대규모 충당금 환입에도 대손비용률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크게 상승했다는 점은 자산건전성 우려가 수면 위로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DGB금융의 경우 0.76%를 기록, 지난해 같은기간 0.55%p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코로나 등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전입했던 특별충당금을 제외하면 대손비율 3%대 수준”이라며 “절대적 수치로 보면 건전성 악화를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체율과 대손비율 등 관련 지표가 나빠지고 있는 추세인 만큼 지방금융사 모두 건전선 관리를 주요 과제로 꼽고 있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하반기 자산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대손비용이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시장 유동성 공급을 위한 금융기관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홍 JB금융 회장도 지난 26일 컨퍼런스콜에서 “3월 중순부터 연체율 상승세가 꺾이고 안정화되고 있다고 판단되고, 하반기로 갈수록 건전성 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불안정한 금융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고 보수적인 영업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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