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다이나믹스(Dynamics) (36)] 경기침체에 반응하는 ‘물류’의 숨 고르기
[기사요약]
물류의 변화, 소비침체 및 경기침체의 선행지수로서 주목되어..
국내 택배 선두기업들, 성장세 둔화로 역성장 가능성 있어..
지난 3월 미국의 창고 일자리 1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
주문 처리 비용에 대한 우려로 '빠른 배송 경쟁'의 둔화 감지
온라인 쇼핑객, 배송 속도보다 배송 비용의 중요성에 더 관심 갖는 듯
‘알파고’의 바둑대결로 AI가 주목받게 되었듯이 2021년 3월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입성(86조원 시가총액 인정)은 일반 국민들의 물류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더욱이 의아했던 점은 당시 쿠팡의 적자 규모가 4조원에 달했다는 점이다. 한편 쿠팡 상장 1년 전 ‘우아한형제들’의 배민을 독일계 DH(딜리버리 히어로)가 4조7500억원에 인수하는 사건도 있었다. 창고와 트럭으로 대변되던 3D업종 물류가 핫한 주목을 받게 된 다이나믹스(Dynamics, 역동성)는 과연 무엇이고, 그렇다면 미래에도 물류는 계속 주목받는 산업으로 남게 될까? 역동적인 물류의 미래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김승한 (주)화물맨 부사장/경기대 겸직교수] 최근 물류 현장의 변화를 보면 글로벌 경기침체의 현실화가 점점 다가오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다.
즉,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침체는 물동량과 물류인력 고용의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물류의 변화를 경기침체의 선행지수로 주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미국의 경우 서부 LA 롱비치항의 물류량 급감을 경기침체의 지표로 볼 정도인데, 수출주도 성장의 우리나라 경우는 더더욱 최근 급감하는 수출입 물류량 변화를 겪고 있어 유통물류 분야에서의 경기침체 영향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 택배 성장세 둔화와 선두기업들의 역성장 우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택배 1위 CJ대한통운은 매출 3조1134억원(전년대비 6.9%↑), 영업이익 4118억원(전년대비 19.7%↑)이었고, 2위 한진의 매출은 2조8493억원(전년대비 13.8%↑), 영업이익은 1147억원(전년대비 15.4%↑)을 기록할 정도의 호황이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택배 성장세 둔화와 쿠팡의 자회사(쿠팡로지스틱스)를 통한 직접 배송 확대로 역성장 우려가 있을 정도로 이들 선두기업의 상황도 급변하고 있다.
실적 만회의 대책으로 CJ대한통운은 1월 1일부터 기업 택배 단가를 최대 10.9%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쿠팡의 위탁물량 축소에 직격탄을 맞게 된 한진택배는 전체 물량의 15% 정도 감소로 인한 택배인력 수입 감소 등의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진택배 역시 최대 15.2%, 평균 3%의 택배가 인상을 발표하였고, 기존 계약 기간이 끝난 기업 고객들의 재계약 시점부터 가격 인상을 적용할 예정이다.
반면 쿠팡로지스틱스의 내부 사정도 만만치는 않은데 직접 고용하던 배송기사 ‘쿠팡친구’를 줄이고 특수고용직인 ‘퀵플렉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노동계로부터 문제 제기를 받고 있는 상태로 알려져 있다.
• 미국의 상황, 창고 일자리 하락 및 빠른 배송 경쟁의 둔화 겪고 있어..
우리와 비슷하게 과거 온라인배송의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 왔던 미국의 경우도 상황은 심상치 않다.
최근 발표된 노동부 예비 일자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고용주들은 2월부터 3월까지 1만1800개의 창고 및 보관 일자리를 줄여 고용수준은 191만개를 기록하였는데, 이는 고용수준이 188만개를 기록했던 2022년 1월 이후 이 부문에서 지난 1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의 하락한 일자리 숫자이다.
관련하여 전자상거래 매출은 2020년 2분기 미국 전체 소매 구매의 16.4%로 정점을 찍은 후 2022년 4분기 14.7%로 줄어들었으며, 신규 창고 건설 착공도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하며 팬데믹 시작 이후 최저 수준에 도달했다고 한다.
아마존은 급속한 물류 확장을 억제하고 있으며, 월마트 역시 미국 전역의 주문 처리 센터 직원들에게 수백명의 감원을 알리기 시작하였다.
한편 아마존이 2005년 내놓은 이틀 내 무료 배송이라는 ‘프라임 멤버십’이 촉발한 온라인 배송 속도 경쟁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그간 인스타카트(Instacart)를 포함한 배달 앱은 음식 및 약국 주문에 대해 15분 내 배달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드론 배송을 통해 더 빠른 경로를 찾는 라스트마일 배송 속도 전쟁을 벌여 왔었다.
하지만 이제 일부 소비자들은 기본 가정용품을 며칠이 아닌 몇 시간 만에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을 부담하는 데 더 큰 주저함과 기다릴 의향을 보이기 시작했다.
예로 아마존은 고객이 배송 요일을 지정할 수 있는 서비스를 2019년에 출시했었고, 느린 배송을 선택한 소비자는 주문당 최대 1.5달러의 크레딧을 받을 수 있도록 했는데, 꾸준한 사용률 신장을 보이고 있다.
FedEx와 UPS는 전자 상거래 고객에게 일요일 배송 및 당일 옵션을 포함하는 빠른 배송 옵션을 출시했었다. 그러나 FedEx는 주문량 부족을 이유로 일부 일요일 배송을 줄이는 결정을 하기도 하였다.
배송 서비스 회사인 Auctane Inc.가 소유한 ShipStation 온라인 쇼핑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설문 조사에서, 주문 시 배송 속도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 사람이 지난해 29%에서 22%로 줄었다고 하며, 반면 배송 비용의 중요성에 대한 응답은 2022년 33%에서 41%로 증가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패키지 배송 데이터를 분석하는 ShipMatrix Inc.의 사장인 Satish Jindel은 쇼핑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사람들이 며칠 동안 온라인으로 주문한 제품의 85%를 개봉하지 않고 사용하지 않는다는 통계 결과를 통해서, 그는 많은 사람이 패키지가 얼마나 빨리 오는지보다 언제 도착할지 알고 싶어 빠른 배송 멤버십 서비스를 선택한다고 결론지었다.
즉, “소매업체는 고객이 속도가 아니라 확실성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라는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현재의 상황은 경기침체로 어려워지는 국내외 환경과 이에 반응하는 물류의 숨 고르기가 더욱 관심을 끌게 되는 형국이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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